▲뉴스앤조이를 직간접적으로 비판하는 기사를 대서특필한 크리스찬트리뷴.
11월 4일 오후, 타신문사 동료 기자에게 전화를 받았다. <뉴스앤조이>를 대서특필한 신문이 종로5가에 뿌려졌으니 한 번 읽어보라는 말이었다. 조금 떨리는 마음으로 기독교연합회관 입구에 있는 <크리스찬트리뷴>을 집어들었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궁금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황당한 내용에 실소를 감출 수 없었다.

총 32면으로 구성된 신문 내용 중 <뉴스앤조이>를 직·간접적으로 다루고 있는 기사는 10개가 넘었다. 그러나 그 비판 내용이 황당무계하고 사실과 다른 점이 많아 기자는 웃음을 감추지 못한 것이다.

'아전인수' '짜깁기' 비판

▲조직도와 분석표.
비판의 요지는 <뉴스앤조이>가 사랑의교회, <교회와신앙> <현대종교> 등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카르텔'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5면에는 마치 간첩단의 조직도처럼 이 단체들 사이의 관계를 밝힌 표가 나온다.

사랑의교회 관련 기사에 대한 분석표도 눈에 띈다. 긍적적 보도는 32건임에 반해, 부정적 보도는 전혀 없다는 주장이다. 과연 <크리스찬트리뷴> 주장처럼 <뉴스앤조이>는 사랑의교회를 일방적으로 지지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크리스찬트리뷴>이 발표한 분석표에 의하면 기자는 사랑의교회와 관련해 긍정보도 4건, 보통보도 1건을 썼다. 그러나 간단히 생각해봐도 이 분석표의 주장은 사실과 크게 다르다.

<크리스찬트리뷴> 1면에는 민경배 총장이 지난 8월 15일 사랑의교회에서 한 설교를 문제삼은 기사가 실려있다. 그러나 이 기사는 기자가 8월 24일 쓴 '70대 이상이라야 일제 말할 자격 있다'는 제목의 기사와 요지가 거의 동일하다. 위 기사는 굳이 분류하자면 '부정적 보도'에 해당하는 것이다.

본인이 올해 4월 12일 쓴 '목사님, 조중동을 너무 믿지 마세요'는 옥한흠 목사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다. '우향우' 행보를 멈추고 진보에 대한 오해를 거둬달라는 요구였다. 지난 4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활절연합예배가 끝난 뒤, 교계언론 어느 누구도 옥한흠 목사의 설교를 두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 기사 역시 '부정적 보도'에 해당하는 것이다.

2003년 10월 14일 기자가 쓴 '청년들이 본 사랑의교회 새벽기도 열풍'은 지난해 일반사회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던 소위 사랑의교회 '특새'를 비판적으로 조명한 대담이다. 당시 일반언론까지 나서서 사랑의교회가 벌이는 새벽기도운동을 칭찬할 때, <뉴스앤조이>는 '새벽기도 열풍' 현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특집기사를 마련했다.

'랜덤샘플링', 의미는 아시나요?

▲뉴스앤조이 보도를 '랜덤샘플링'했다는 내용. 그러나 언론사의 보도 성향을 무작위추출법으로 밝힌다는 생각 자체가 상식에 어긋나는 발상이다.
7면에 실린 '뉴스앤조이 보도분석표의 랜덤샘플링'은 더욱 가관이다. 사랑의교회와 옥한흠 목사에 대한 <뉴스앤조이>의 기사를 무작위로 인용한 것이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이 기사를 쓴 사람이 '랜덤샘플링(무작위추출법)'의 정확한 의미를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무작위추출법은 '표본이 모집단(母集團) 전체의 경향을 정확하게 나타낼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임의로 표본 중 일부를 추출하는 방법'을 말한다. 예를 들면, 설문조사 결과가 사실을 정확히 반영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응답지 일부를 추출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무작위추출법'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무작위추출법의 정의를 분명히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언론의 보도 내용을 무작위로 추출해 어떤 결론을 유도한다는 생각 자체가 무지에서 비롯된 소산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더욱 우스운 것은 '무작위'로 '추출'한 기사 내용이 모두 사랑의교회에 긍정적인 입장을 담았다는 것. 우연의 일치로 보기엔 놀라울 따름이다.

위에서 예를 든 본인의 기사 '청년들이 본 사랑의교회 새벽기도 열풍' 역시 사랑의교회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부분만 짜깁기해 지상에 올렸다. '무작위'보다 '의도적'이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상황이다. 혹 시간이 있으신 독자는 해당 기사를 찾아 읽어보시면 <크리스찬트리뷴>의 문제 제기가 얼마나 어이없는 것인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서영석 기자, "기사 전제 허락한 일 없다"

▲데일리서프라이즈 기사를 그대로 전재했다. 이런 식으로 채운 지면이 3면에 달한다. 데일리서프라이즈 측은 크리스찬트리뷴과 제휴를 맺은 일도, 기사 전제를 허락한 일도 없다고 주장했다.
어이없는 일이 또 있다. <크리스찬트리뷴> 29면에는 "본지의 협력 및 제휴업체인 <데일리서프라이즈>와 적극적인 협력 가운데 다음의 기사를 기재하였다'는 안내문구가 적혀 있다. 26면에 실린 강만길 총장 인터뷰 역시 '협력업체인 데일리서프라이즈'라는 표현과 함께 <데일리서프라이즈> 기사를 전재했다. 11면 하단에는 <데일리서프라이즈> 광고도 보인다.

과연 <데일리서프라이즈>와 <크리스찬트리뷴>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데일리서프라이즈> 서영석 정치전문기자는 "무료광고를 싣겠다고 해서 이를 허락한 일은 있으나 제휴관계를 맺거나 기사 전제를 허락한 일은 전혀 없다"고 주장한다. 서 기자는 "아무런 협의 없이 기사를 도용한 것에 대해 향후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의논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크리스찬트리뷴> 발행인 겸 편집인 정바울 목사는 "편집국장 허락 하에 기사를 사용했다"고 주장해 <데일리서프라이즈>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데일리서프라이즈>를 협력·제휴 업체로 표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에 대해) 확실히 말한 것은 없다"며 잘못을 일부 시인했다.

신문 혹은 전단지

31면에는 <뉴스앤조이>가 그동안 집중보도한 장재형 목사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믿음의 사람 장재열 박사'라는 제목 아래, "최근 몇몇 언론에서 장 박사의 과거를 들추며 흠집 내기에 열을 올렸지만, 많은 목사들은 그런 언론들에 대해 '못된 새끼 미꾸라지 흙탕물 튀기는 소리' '좁쌀 거머리 피 빨아먹는 소리한다' '월급 타먹기 위해 글 쓰는 자들'이라며 그들의 음흉한 저의가 무엇인지 의아해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특이한 사실은 장재형 목사 이름이 '장재열'로 적혀 있는 점. 기자는 장재형 목사의 본명이 장재열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확인을 해봤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장재형 목사가 이사로 재직중인 <크리스천투데이> 관계자는 "<크리슨찬트리뷴>이 장재형 목사에 대해 취재하겠다며 자료를 요청했으나 이를 거절한 바 있다"고 답했다.

이 기사에 쓰인 사진은 기자가 선문대 도서관에서 찍은 사진과 거의 동일하다. "<뉴스앤조이> 사진을 무단으로 도용한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바울 목사는 "4년 전 장재형 목사님 측근에게 직접 사진을 받았다"며 이를 부인했다.

<크리스찬트리뷴>은 이번 신문을 <국민일보> 구독자에게 무료로 배포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사당보급소 관계자는 "11월 11일 교회 목사와 학생 2명이 신문을 가지고 와서 전단지 형식으로 우리 신문에 끼워 넣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비용 8만 원을 치르고 <크리스찬트리뷴> 2,000여 부를 <국민일보>에 독자에게 무료로 배포했다고 한다.

정바울 목사는 이런 의혹에 대해서도 "모르는 일이다" "나에게 묻지 마라" "대답할 필요 없는 질문이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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