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이민 가서 목사가 되어 목회를 열심히 하고 계신 어떤 목사님이 한국인 친구 목사에게 이런 말을 하였다고 합니다.

"미국 목사님들은 나이가 들수록 그 분들에게서 성자와 같은 분위기를 느끼게 되는데 한국 목사님들은 나이가 들수록 정치인 냄새가 난다."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 가볍게 웃고 말았지만 이 말이 오래토록 저를 고민하게 하였습니다. 한국 목사님들이 미국 목사님들보다 기도도 많이 하고 전도도 열심히 하고 심방·설교도 몇 배나 많이 하는데 왜 성자가 아닌 정치인 냄새가 날까?

그 후 미국에 사는 교포에게 들은 이야기가 저의 고민 해결에 약간 도움을 주었습니다. 교포 한 가족이 미국시골 여행을 하다가 주일날 산골 예배당에서 주일예배를 드리게 되었는데 노인 몇 분만 앉아 예배를 드리는 것을 보고 교회 운영이 궁금했습니다.

점심을 함께 먹으면서 목사님께 교회운영은 어떻게 하느냐고 질문하였더니 "우리 교회는 재정에 어려움이 별로 없습니다, 그 이유는 교인들이 천국 갈 때에 재산을 교회에 바치고 가는데 교회에서는 그 재산들을 신탁회사에 맡기고 거기에서 나오는 이자로 교회를 운영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답니다. 미국 성도들이 자기 재산을 교회에 드림은 누군가가 그들에게 본을 보였고 그렇게 가르쳤기 때문일 것인데 그분이 목사님들이 아니었을까요?

그런데 우리 주변에서 종종 은퇴하신 목사님의 은급 문제로 덕스럽지 못한 이야기들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똑같이 주님 섬기고 헌신하는데 어떤 분은 이 세상에서 예수님을 위하여 자기 자신을 부인하고 좁은 길 걸으며 천국을 소망하며 살아갑니다. 무슨 결정을 할 때는 언제나 어느 것이 주님의 뜻인가, 어느 것이 옳고 그른가를 기준으로 삼아 판단하고 결정하고 선택을 하니 점점 주님을 닮아 예수님을 느끼게 하는 목사가 있습니다.

반대로 어떤 목사는 욕심이 그 마음에 가득하여 주여, 주여 하면서도 자기를 부인하지 못하고 더 많이 소유하려 하고, 넓은 길에서 편안함을 누리려 하고, 어떤 것을 선택하고 결정할 때의 기준이 옳고 그름 보다는 어느 것이 내게 유익이냐, 어느 것이 큰 떡이냐가 판단기준이 됩니다.

이는 예수님과 점점 멀어지고 예수를 외치긴 하지만 정치인을 닮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는다는데 이방인으로서는 최초로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이방인을 향한 복음의 문이 되었던 고넬료는, 가족과 함께 하나님을 경외하면서 경건한 생활을 하였고 쉬지 않고 기도했으며, 누리기보다 자신의 모든 것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열심히 구제하였습니다.

같은 예수를 믿고 같은 성령을 받았다면 우리도 고넬료 같이 경건한 생활을 하면서 하나님을 경외하고, 기도와 구제에 열심이어야 하는데 이 시대엔 정치인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우리를 너무나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까지 정치인을 닮아 간다면 이건 너무 큰 불행입니다. 우리라도 하나님을 경외하고 경건한 생활하면서 기도와 구제에 열심히 하여 세상에서 소금의 사명을 제대로 감당한다면, 이 땅에 기쁨을 줄 수 있는 희망의 씨앗이 될 수 있을 것인데 말입니다.
 
우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욕심을 버리고 야망이 아닌 소명으로 희망을 만들어 가는 그리스도인의 길을 걸어가면 어떨까요. 세상에서 천년만년 살 것도 아니요, 머지않아 천국으로 이민 가야 하는데 천국엔 우리가 원도 한도 없이 누릴 수 있도록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예수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세 번째 가라사대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니 주께서 세 번째 네가 나를 사랑 하느냐 하시므로 베드로가 근심하여 가로대 주여 모든 것을 아시오매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을 주께서 아시 나이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 양을 먹이라 내가 진실로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젊어서는 네가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치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

예수님께서 우리를 우리가 원치 아니하는 곳으로 보내 주의 일을 하게 하고, 영광도 없고 존중 받음도 없는 고난의 길을 걷게 하신다 해도, 베드로 같이 아멘하며 주님 구속의 은혜에 보은하고 이 땅의 소금과 빛이 된다면, 우리는 행복한 순례자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소원 하고 예수님이 소원하시는 교회가 이 땅에서 많이 태어나게 될 것입니다.

김정명 목사 / 은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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