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형 목사(예장합동복음 총회장)가 결국 자신의 통일교 전력을 시인하고 회개한다는 입장을 밝힌 사실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 이단대책위원회(이대위) 공식 회의에서 확인됐다.

이는 그동안 장 목사가 통일교 전력을 강력하게 부인해왔던 태도를 180도 바꾼 것으로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한기총 이대위(위원장대행 진용식 목사)는 8월12일 전체 회의를 열고 장 목사가 한기총에 제출한 회개 자필각서 내용을 공개했다. 이 각서에서 장 목사는 "본인은 젊은 시절 통일교 유관단체에서 일한 바 있(다)"며 통일교 전력을 시인하고 "이를 깊이 회개하고 참회합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장 목사는 이 각서에서 "만일 (현재) 통일교와 연관된 일말의 사실이라도 발견될 시 책임을 지고 한국교회로부터 내려지는 어떠한 조치도 달게 받겠다"며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통일교 대처를 위해서도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장 목사는 지난 6월초까지만 해도 자신의 통일교 전력에 대한<교회와신앙> 등의 확인 취재에 '법적 대응' 운운하며 강하게 부인했다.

아울러 자신이 통일교 핵심인사였다는 사실을 전면 부인하는 한편 △통일교에서 복음을 가르치다가 쫓겨났다 △통일교 외곽단체에서 일했다 △통일교에 있는 사람들을 구하러 갔다는 등의 주장을 펴며 자신의 통일교 전력의혹을 일축했다.

"과거에 대해 해명할 의향은 없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도 장 목사는 "광신도들이나 하는 것"이라며 과거에 대한 해명이나 회개 의사가 전혀 없음을 분명히 한 바 있다. 그러나 한기총이 이번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그는 기존의 완강하던 태도를 완전히 바꿔 6월 26일 통일교 전력을 깊이 회개하고 참회한다는 요지의 자필각서를 한기총에 제출한 것이다.

그러나 장 목사의 '회개각서' 제출에도 불구하고 한기총 이대위는 일단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기총 이대위는 이날 회의에서 장 목사가 △통일교의 이단성 △통일교 이탈 경위 △통일교 대처활동 천명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내용의 회개광고를 자신이 상임이사로 있는<크리스천투데이>에 게재해야 그의 진정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결의했다.

한기총 이대위의 한 관계자는 "장 목사가 회개각서를 한기총에 제출했지만 구체적인 회개내용이 없다"며 "문집단이 적그리스도적임을 분명히 하고 통일교의 어떤 교리가 잘못됐고 왜 통일교를 이탈하게 된 것인지 광고를 통해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기총 이대위는 이와 같은 입장을 조만간 장 목사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교계에서 통일교 전력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장재형 목사는 취재 결과 1972부터 1977년까지 통일교측 대학생들을 교육하는 '신촌 학사장', 대학생 출신 통일교 학생 중 목회자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6개월간 훈련시키는 대학순회전도단장, 통일교측 선문대학교(구 성화대) 학생처장, 통일교측 국제기독학생회(ICSA) 창립 멤버, 문선명 교주 주례의 합동결혼식 등 다양한 통일교 관련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한편 한기총 이대위는 무더기 이단면죄부 <정통과이단>을 발간한 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예장연)와 한기총에 중복가입한 교단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한기총 이대위는 "예장연에 가입하지 않았는데도 가입이 된 것으로 선전된 교단, 가입했지만 탈퇴한 교단의 수가 한기총 소속 교단 중 18개 교단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현재 추가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예장연의 한 관계자는 "예장연에 가입한 교단들은 정확한 서류 절차에 의해 가입을 받은 것"이라며 허위 가입 여부에 대해 반박했다.

한기총 이대위는 현 이대위 부위원장인 진용식 목사(상록교회)에게 공석중인 이대위 위원장을 대행토록 위임했다.

이 기사는 주간 <교회와신앙> 8월 18일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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