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는 이번 기사를 마지막으로 장재형 목사 통일교 전력에 대한 집중기획기사를 마무리합니다. 추가 취재가 필요한 부분이 있었고 여러 급박한 사안들로 인해 기사 게재가 늦어진 점 사과 드립니다. <뉴스앤조이>는 약속했듯이 장재형 목사의 반론이 도착하는 대로 보도할 것이며, 이 문제와 관련해 추가 보도할 내용이 있으면 성실히 취재할 것을 약속합니다.

 

▲ 장재형 목사가 한기총에 제출한 이력서. 목사안수 시점을 비롯, 사실과 다른 부분이 확인된 것만 4곳이다.
▲ 장재형 목사가 한기총에 제출한 이력서. 목사안수 시점을 비롯, 사실과 다른 부분이 확인된 것만 4곳이다.

장재형 목사가 합동복음 총회장에 오르면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길자연)에 제출한 이력서를 보면, 목사안수를 받은 시기가 1992년 10월로 적혀 있다. 이력서에는 장재형 목사가 안수 받은 교단이 어디인지 분명히 표시되어 있지 않다. 단지 '대한예수교 장로회(한동노회)'라고만 표기되어 있을 따름이다.

만일 이력서에 적힌 것처럼 장재형 목사가 1992년 10월 목사안수를 받았다면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대한예수교 장로회(한동노회)에서 선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사람에게 목사안수를 준 꼴이 되기 때문이다. 장재형 목사의 주장처럼 그가 선문대에서 복음주의 신학을 가르쳤다고 하더라도 이는 부적절한 일임에 틀림없다.

장재형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첫 번째 전화통화에서 이력서에 기재된 목사안수 년도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주장했다. 1996년 합동복음(현 국제복음합동) 교단의 장성호 목사에게 안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두 번째 만남에서는 1997년 6월 9일로 목사안수 시점이 또 달라졌다. 이력서의 1992년과 5년 가까이 오차가 생기는 셈이다.

장재형 목사는 이런 오차에 대해 '이력서 작성 과정에서 생긴 사소한 실수'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이 틀림없음'이라는 문구와 함께 자신의 도장까지 찍은 이력서 내용 중 안수년도 같이 중요한 부분이 사실과 5년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목사안수 부분 외에도 장재형 목사 이력서에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세 군데나 더 존재한다. 이력서에는 1979년 2월 한국신학대학 신학과를 졸업했다고 적혀있으나 <뉴스앤조이>가 확인한 결과 1979년은 장 목사가 한신대학교에 편입학한 년도다. 졸업연도는 1981년이다.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과 단국대학교 대학원 졸업연도도 사실과 다르다. 이력서에는 한신대신대원 졸업연도가 1990년 2월로 되어 있지만 실제는 1992년 졸업했다. 단국대대학원도 실제 졸업연도와 1년 차이가 난다. 장 목사는 최근 위의 오류들을 수정한 새로운 이력서를 한기총에 다시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목사안수·졸업연도 사실과 다르게 기재

안수 시점 외에도 누가 장재형 목사에게 안수를 주었는가 역시 의혹 투성이다. 장재형 목사는 장성호 목사에게 1997년 안수를 받았다고 말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장성호 목사와 교단 관계자의 진술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장성호 목사는 모 교단신문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장재형 목사에게 안수를 준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장성호 목사가 장재형 목사를 처음 만났을 당시 그는 총무·연회장을 거친 교단의 중진이었기 때문에 그에게 목사안수를 준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교단의 간사 역시 장재형 목사가 교단에 들어올 때부터 목사였다고 주장했다. 이 간사는 "목사가 다른 목사에게 안수를 주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장재형 목사와 그 그룹들을 선교사로 파송한 일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분에 대해 장재형 목사의 입장은 확고하다. 1997년 장성호 목사에게 안수를 받은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장 목사는 이를 입증하는 증거로 장성호 목사와 장재형 목사가 한 자리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그는 이 사진을 목사안수식 장면이라고 주장했다. 안수를 받았다는 증명서도 있다고 말했지만, 이는 공개하지 않았다.

장성호 목사는 현재 안수 부분에 대해 이전의 증언을 완전히 바꾼 상태다. 나이가 많이 들어서 안수를 안 준 걸로 착각했다는 것이 장성호 목사의 최근 주장이다. 장성호 목사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기총에 장재형 목사에게 안수를 준 것이 확실하다는 확인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성호 목사의 주장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우선 아무리 나이가 많이 들었다 하더라도 자신이 목사 안수를 준 사람을 잊는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라는 의구심이 생긴다. 장 목사는 올해로 67세다. 또한 모 교단신문 기자와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모종의 자료까지 내주며 장재형 목사에게 안수 준 일이 없다고 주장하던 사람이, 이제와 '착각'이라고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교단 간사의 강력한 부정 역시 의문으로 남는다. 장성호 목사는 그의 주장처럼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 치더라도, 서류까지 확인하면서 교단에서 장재형 목사에게 안수를 준 일이 없다고 주장했던 모 간사의 설명은 여전한 의문으로 남는 부분이다.

장재형 목사와 장성호 목사가 공통으로 주장하는 점이 하나 있다. 교단에 가입하면서 과거 전력에 대해 철저히 검증했다는 것이다. 장재형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만남에서 이 점을 수 차례 강조했다. 교단에 들어온 이후 교계에서 아무런 말썽을 일으키지도 않았고 현재 통일교와 전혀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그의 말처럼 현재 장재형 목사는 통일교와 전혀 무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목사 안수를 받는 과정에 나타난 여러 의혹들은 그가 무시로 강조해온 '철저한 검증'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또한 퇴직금을 받는다는 목적이 있었다 하더라도, 장재형 교수가 선문대 교수직을 유지하고 있던 1997년에 목사안수를 받은 것은 지극히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전 통일교 활동에 대해 철저히 검증 받았다고 주장하는 그가 통일교가 운영하는 선문대학교에서 교수직을 유지한 상태로 목사안수를 받는다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 장성호 목사가 모 교단신문 기자에게 제공한 자료. 1992년 10월에 열린 '기독교대한감리회(복음)' 창립예배 순서지다. 장성호 목사는 자신이 장재형 목사에게 안수를 준 일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이 자료를 팩스로 보냈다.

 

▲ 장성호 목사가 제공한 예배 순서지. 인도자가 '장재형 목사'로 적혀 있고 설교는 장성호 목사다. 만일 장성호 목사가 제공한 이 자료가 사실이라면 장재형 목사는 1992년 당시 목사였던 셈이다. 장 목사가 한기총에 제출한 이력서에는 1992년 10월 안수를 받았다고 적혀 있다.

목사안수 둘러싼 의혹

한기총에 가입하는 과정에서 통일교 전력에 대해 전혀 함구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장재형 목사는 교단가입 과정에서 철저하게 검증했기 때문에 한기총에 가입하며 다시 말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장재형 목사가 한기총에 이력서를 제출하면서도 자신의 통일교 전력을 투명하게 드러내지 않은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장 목사가 한기총에 제출한 이력서는 물론 어떤 공적 문서에도 장 목사의 전력을 짐작할 수 있는 단서가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한기총 관계자들은 장재형 목사 전력이 논란이 되자 몹시 놀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기총의 허술한 가입절차 역시 논쟁 대상이다. 한기총은 스스로 62개 교단이 가입한 연합체로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처럼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이 되기에는 가입 절차가 너무 간단해 '세 불리기' 일환으로 교단 난입을 방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질책을 받고 있다.

한기총 가맹교단이 되기 위해서는 신규가입신청을 내거나 가맹교단이 분열 혹은 분립해야 한다. 가입심사조건은 교단 규모에 집중된다. △교단설립 5년 이상 △5개 노회 이상 △100교회 이상 △7,000교인 이상이 조건의 전부다. 교단의 신학이나 이단성을 판별할 수 있는 기준은 전무한 셈이다. 그나마 올해 1월부터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의 조사를 거친 후 최종인가가 나는 것으로 제도가 바뀐 것이 다행이다.

분열과 분립을 통해 가맹교단이 되는 경우에는 심사기준이 훨씬 완화된다. 분열의 경우 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를 거친 후 가입이 허락되고, 분립할 때에도 엄격한 조사가 부족한 편이다. 한기총 관계자는 "이미 들어온 교단이 분열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느냐"면서 "분열과 분립의 경우 강하게 심사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장재형 목사가 총회장으로 있는 합동복음 교단은 현재 장성호 목사가 총회장으로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국제복음)합동총회'에서 2003년 1월 분립가입했다. 장재형 목사는 2003년 말 전임총회장 권다윗 목사의 뒤를 이어 총회장에 올랐다. 권다윗 목사의 잔여임기를 채우기 위해서다.

한기총의 허술한 가입절차

장재형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첫 전화인터뷰에서 "한신대에 입학하며 통일교와 연을 끊은 것은 한국교계가 안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만남에서는 통일교와 관련된 활동에 대해 '복음을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요지를 바꿨다. 처음에는 통일교와의 관계 자체를 거부하던 그가 활동의 의미를 다르게 해석하는 방향으로 전환한 것이다.

장재형 목사는 6월 28일 한기총에 각서를 제출했다. 오성환 최삼경 심영식 세 사람으로 구성된 조사위원회가 장재형 목사로부터 두 차례 서면응답을 받고 한 차례의 직접조사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었다. 각서에는 젊은 시절 통일교 유관단체에서 일했던 것을 깊이 회개하고 참회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 대처를 위해 힘을 쏟겠다는 의지도 표현했다고 한다.

표면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 같은 '깨끗한' 각서다. 이 각서로 그에 대한 전력 시비를 마무리하자는 의견도 나올 법하다. 그러나 기억할 것은 그의 각서가 '통일교 전력 부정'→'통일교 전력에 대한 새로운 해석'→'전력에 대한 회개와 참회'라는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는 점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과거에 대해 기사를 쓴다면 법정에서 만날 것'을 암시하던 그가 '참회와 회개'로 태도가 변한 배경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장재형 목사에 대한 한기총의 조사는 대략 마무리된 상태다. 분위기는 '해제'가 대세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사위원들의 견해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조사위원 중 한 명은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한 교단의 지도자가 자신의 통일교 전력을 숨긴 사실은 공적인 회개가 필요하다"며 "장재형 목사의 각서가 너무 의례적이고 형식적"이라고 지적했다.

통일교 전력 부정에서 회개 각서까지

장재형 목사는 인터뷰 과정에서 수 차례 정동섭 교수를 거론했다. 정 교수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여러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구원파에 빠져 8년을 지내다가 지금은 구원파의 폐해를 알리는 일에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이다. 그가 정동섭 교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정 교수의 활동과 자신의 활동 사이의 연관성을 찾기 위함일 것이다.

그러나 정동섭 교수와 장재형 목사는 경우가 달라도 한참 다르다. 장재형 목사는 정 교수처럼 자신이 통일교 출신이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지도 않았고, 통일교에 대항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지도 않았다. 이단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고 하지만 기자에게 제시한 증거는 전혀 없다. 그의 증언만 들었을 뿐이다.

물론 이단에 빠졌던 모든 사람이 정동섭 교수처럼 자신의 과거를 고백하고 이단에 대항해 싸울 필요는 없다. 그러나 한 교단의 총회장이라면 경우가 다르다. 총회장이 되는 순간 개인이 아니라 공인이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공인이라면 최소한 이단과 관련된 행적에 대해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교단에 가입하며 검증했다는 이유로 한기총이라는 연합기관에 들어오면서 이에 대해 아무 언급도 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취재 과정에서 장재형 목사가 보인 모습은 '투명한 공개'라기보다는 '은폐와 변명'에 가까웠다. 취재가 길어질수록 장 목사 증언에 대해 신뢰도가 떨어졌다. 장 목사가 세웠다는 <크리스천투데이> 기자들의 태도 역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다. 법정을 운운하며 기사화 자체를 막는 모습은 진실을 밝히는 것이 소명인 기자의 본모습과 거리가 있어 보였다.

장재형 목사는 한 개인이 아니다. <크리스천투데이>를 설립했으며, 최근 대학가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예수청년회' '한국학원복음화선교회(CEF)'를 세우고 지금까지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인물이다. 음악선교회 '주빌리미션'과 문화선교단 '브리드코리아' 역시 장재형 목사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위 단체에 속한 사람들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장재형 목사를 깊이 존경하고 있다.

기자는 이렇듯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장재형 목사의 전력을 놓고 시비할 생각이 없다. 그의 말처럼 이단에 빠진 사람이라도 과거를 회개하고 새롭게 태어난다면 얼마든지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를 둘러싼 의혹들은 여전하다. <뉴스앤조이>가 세 차례의 기사를 통해 제기한 각종 의혹들이 명쾌하게 풀리는 순간, 장재형 목사의 사역도 훨씬 탄력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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