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교회 신도들 300여명이 수영로교회 정문 앞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불법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 수영로교회

부산교계가 최근 기성교인들을 유인하고 주일 예배를 물리적으로 방해한 이단 단체에 대해서 강력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 해운대구 수영로교회(담임 정필도 목사)가 교회 무단난입과 불법시위를 통해 예배를 방해한 신천지교회(시온기독교신학원·교주 이희재) 신도들을 조사해 처벌하라고 5월 29일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요청했다. 또 부산 성시화운동본부·기독교협의회·기독교기관장회 등 교계단체와 연대, 이단대책위원회(이대위)를 5월 13일 결성하고 신천지교회의 집단난동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신천지교회 신도들은 확성기를 사용해 시위를
벌여 수영로교회의 주일예배를 방해했다.
사진제공 수영로교회.
신천지교회 신도들 300여 명은 자신들에 대해 비판하는 강연을 연다는 이유로 5월 4일 오전 9시경부터 수영로교회 정문 앞 주차장에서 시위를 벌이다 급기야 오후 4시 30분경 교회 건물 안으로 들어가 소란을 피웠다. 이들은 1층 로비에서 확성기를 사용해 '수영로교회는 공개사과하라' '정필도 목사는 회개하라' 등의 구호를 크게 외쳐 주일예배까지 방해했다. 이 와중에 시위대를 만류하던 수영로교회 교인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사건 현장에는 신천지교회측의 움직임을 미리 감지한 수영로교회의 요청으로 해운대경찰서 전경 1개 중대가 대기하고 있었으나 시위대를 저지하지 못했다.

신천지교회는 이날 수영로교회에서 예정됐던 국제종교문제연구소 탁지원 소장의 강연을 무산시키기 위해 불법시위를 벌였다. 4월 20일부터 주일과 수요일에 많게는 100명 정도에서 적게는 80명 정도가 교회 근처에서 네 차례나 시위를 벌였다. 또 탁지원 소장을 비방하는 전단지를 수영로교회 주보에 몰래 삽입하거나 교회 주변에서 교인들과 주민들에게 배포했다.

신천지교회의 반대가 극심해지자 수영로교회는 교인들과 인근 주민들의 피해를 우려해 강연이 열리기 일주일 전인 4월 27일에 강연회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신천지교회는 경찰로부터 이 사실을 통보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5월 4일 수영로교회에 몰려가서 난동을 일으킨 것이다.

▲신천지교회 신도들이 '수영로교회는 공개사과
하라' '정필도 목사 회개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
고있다. 사진제공 수영로교회
수영로교회 신학장 부목사는 "신천지교회 신도들이 캠코더와 사진기를 준비하고 불미스러운 사태를 유도, 수영로교회 교인들에게 시비를 걸어 약간이라도 물리적인 행동의 기미가 보이면 사진을 찍어 악용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접근했다"고 했다. 신 목사는 또 "신천지교회는 부산과 경남에서 가장 규모가 큰 수영로교회를 표적으로 삼아 공격하는 것은 단지 개교회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교계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수영로교회는 이날 불법시위를 벌인 신도들에 대해서 철저하게 조사해 죄가 드러나면 엄중히 처벌할 것을 경찰에 강력하게 요청했다. 교회는 이날 경찰들이 불법사태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데 불만을 표시했다. 현장에서 극렬한 사태가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관망만 하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교회는 경찰의 조사 결과를 예의주시할 것이며, 결과 내용을 보고 다음 법적 단계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산 이대위는 이번 사건과 관련, 기독교계에 보내는 호소문을 통해 "부산의 기독교계는 일치·연합하여 신천지교회의 이단성을 만천하에 공개하며 이들로 인해 성도들과 선량한 부산시민의 피해가 없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밝혔다. 또 '부산 시민 여러분, 속지 마십시오'라는 제목의 전단지를 배포해 시민들이 이단에 미혹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하며 "선량한 시민을 기독교의 이름으로 미혹해 사회물의를 일으키고 가정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이단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다"고 표명했다.

신천지교회 어떤 단체인가?

신천지교회는 신천지예수교라는 종교단체의 교단 명칭이며, 예장통합과 예장고신에서 이단으로 분류됐다. 신천지교회에서 개설한 시온기독교신학원은 과거 '기독교무료신학원'에서 명칭이 바뀐 것이며 이희재 씨가 설립자로 되어 있다. 이희재 씨는 과거 이만희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왔다. 현재까지는 '시온기독교신학원' '무료성경신학원' '평신도성경교육원' 등의 명칭을 사용하며 신학교육기관처럼 행세했으나, 최근에는 '대한예수교교역자선교협의회' '세계교역자연합선교회' '세계복음화선교협의회' 등의 선교단체 이름으로 활동중이다.

한편 5월 4일 수영로교회에서 불법시위를 벌인 이들은 '부산경남기독청년연합회' '한국기독교이단대책위원회' 등의 명칭을 사용했다. 수영로교회 측에 따르면 이들은 수시로 이름을 바꾸면서 자신들의 실상을 숨기고 있다고 한다. 반면 신천지교회에서 제작해 내놓은 '기독교계에 알리는 반증문'에는 자신들이 정통이고 자신들을 비판하는 교회나 단체가 오히려 이단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신천지교회는 그 동안 수영로교회 외에도 이단을 비판하는 단체나 모임을 공격해 왔다. 특히 국제종교문제연구소 탁지원 소장의 강연이 예정됐던 모임은 수영로교회 뿐 아니라 호남신대·충청감리교회 등에서도 신천지교회의 방해에 몸살을 앓아야 했다. 탁지원 소장은 10여 년간 신천지교회의 교리를 연구하며 이들의 이단성을 비판해 왔다.

수영로교회 난입사건 이후에도 신천지교회 측에서는 '세계교역자선교연합회'라는 발신인으로 수영로교회 교인들의 집에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기성교단에서 신천지교회로 옮겼다는 한 목사의 '유월 소감문'과 수영로교회 정필도 목사의 새벽기도 설교에 대한 '설교 반증문'이 들어 있었다. 내용 중에는 '경동 시온기독교신학원을 제59기로 졸업한 목사 양○○입니다' '신천지교회로 와서 배우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수영로교회는 '성경공부를 함께 해보자'는 전화를 받은 성도들도 있었다고 밝혔다


기자는 부산 수영구에 위치한 신천지교회 소속 안드레교회(담임 이재상)측과 접촉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 안드레교회측은 취재에 응하기로 약속하고 지난 6월 13일 만나기로 했으나 전날 오후에 돌연 약속을 취소했다. 이유는 신천지교회 전국총회의 허락 없이 인터뷰를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부산에 내려가서도 만나려고 했으나 거절당해 신천지교회의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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