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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선교' 이단과 싸우는 <현대종교>

탁지원 발행인, "할 짓 없는 사람들이라 비난해도 당하면 급하게 도움 요청"

전현진   기사승인 2012.03.12  18: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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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교회 맨 앞에서 이단과 맞서지만, 뒤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 문제가 되기 전에는 강 건너 불 보듯 한다. 그래서 탁 소장은 <현대종교>의 사역을 '소외받는 선교'라고 표현했다.(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서울 상봉동에 있는 <현대종교> 사무실로 들어가는 복도는 어두컴컴하다. 낡은 문 옆 반투명 유리에 "<현대종교>는 이단들의 출입을 금합니다"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출입 금지 관련 법 조항도 같이 쓰여 있다. 탁지원 <현대종교> 발행인 겸 국제종교문제연구소 소장은 "얼마 전에도 이단들이 단체로 몰려왔었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거 하나 물려받았어요. 곧 빼앗기게 될지도 모르지만…." <현대종교> 사무실은 탁 소장의 아버지 고 탁명환 소장이 물려준 유일한 유산이다. 71년 <현대종교>를 만들어 이단의 실체를 파헤치다 94년 대성교회(지금 평강제일교회) 교인의 칼에 찔려 숨졌다. 이후 탁 소장(차남)을 포함한 3형제(장남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 3남 탁지웅 일본성공회 동경교구 신부)가 아버지의 사역을 승계해 지금까지 이끌고 있다. 탁 씨 가문이 이단과 싸운 세월만 40년이 넘는다.

기자와 마주 앉자마자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의 도움이 우선 화제가 되었다. 탁 소장은 "감사하고 힘이 됐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김 목사 등 여러 교회들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대법원까지 가기도 전에 사무실마저 잃을 뻔했다. <현대종교> 처지에서는 생명의 은인이나 마찬가지다.

김 목사의 도움이 극적이었던 것은 한국교회가 무관심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일로 긴급 후원 기도 편지를 50여 곳 정도에 보냈다. 그 가운데 7~8곳에서 도움을 주었다고 했다. 그렇지만 턱없이 부족한 액수였다. 재정 후원이 적은 것보다 더 마음이 상한 것은 이단과 맞서는 활동을 쉽게 폄훼하는 말과 행동 때문이다.

"전 아무개 목사는 우리 보고 '밥 먹고 할 짓 없는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도 자신과 자기 교회가 이단 때문에 홍역을 치르게 되면, 그제야 발 벗고 나선다. 40년간 그렇게 외쳤건만 저명한 목사님의 한마디로 이제야 관심을 받게 된 것 같아 조금 아쉽다."

탁 소장의 말에는 한국교회를 향한 서운함이 진하게 배어 있었다. 한국교회 맨 앞에서 이단과 맞서지만, 뒤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 문제가 되기 전에는 강 건너 불 보듯 한다고 했다. 그래서 <현대종교>의 사역을 '소외받는 선교'라고 표현했다. 가족이 이단에 빠지거나, 교회가 이단 때문에 쑥대밭이 되고 나면 사정이 달라진다. "갈급한 사람들이 도움을 청하는 상담을 많게는 하루에 100건 넘게 받을 때도 있다"고 했다.

<현대종교>는 기자들이 목숨을 걸고 펴내고 있다고 했다. 이단들은 아버지 탁 소장이 활동하던 시절에는 주로 물리적인 폭력으로 응수했다. 그렇지만 요즘은 직접적인 폭력보다는 소송을 걸어 시간과 돈을 빼앗는 것으로 작전을 바꾸었다고 한다. 탁 소장은 150건의 고소·고발을 겪었다. 인터뷰 전날에도 고소장을 받았다. 특히 최근에 하나님의교회에 패소한 뒤에는 탁 소장이 강의하고 책을 펴낼 때마다 내용증명 등이 날아온다고 한다.

이 밖에도 세무서에 세무 조사, 시청이나 구청에 민원을 제기해 진을 뺀다. 명함을 똑같이 만들어 기자나 직원을 사칭하면서 <현대종교>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그렇다고 물리적 위협이 아예 없어졌다는 것은 아니다. <현대종교>가 다루면 당사자들이 때로 몰려와 항의하고 무력을 행사하는 일은 흔하고 익숙하다.

탁 소장은 최근 이단의 폭발적 성장 뒤에는 한국교회의 어두운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단에서 나온 어느 여성이 탁 소장에 했던 말을 들려주었다. "소장님, 그들이 이단인 건 이제 인정한다. 하지만 저 사람들이 베푼 사랑과 관심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탁 소장은 '도대체 저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사랑을 받았기에 저럴까' 싶었다. 이어 '우리 교회들은 사랑을 주고받고 있는가' 하는 자책이 들었다. 탁 소장이 만나는 수많은 이단 체험자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교회 안에 사랑이 없고 심지어 왕따 문화가 있기에 이단에 빠진다. 특히 신천지는 교회에서 따돌림 당하거나 관심을 받지 못한 교인에게 접근한다. 서로 더 깊게 사랑하고 건강한 교회를 이루는 게 이단과 싸우는 근본적인 대책이다."

그런 점에서 반어적인 표현이지만 신천지에 감사해야 할 것 같다고도 탁 소장은 말했다. 우리를 돌아보게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신천지가 활개를 치면서 한국교회가 이단 대책과 예방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그래도 관심은 관심일 뿐이다. 탁 소장 말처럼 사랑으로 힘을 합쳐도 부족할 판에 최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사태 같은 일까지 벌어지니 답답할 뿐이라고 탁 소장은 말했다.

탁 소장은 <현대종교>는 되도록 빨리 없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전제 조건은 '모든 교단을 아우르는 건강한 이단 사이비 대책모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단 문제는 그렇게 대처하는 게 현명하고 옳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은 <현대종교>가 문 닫을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 탁 소장은 150건의 고소·고발을 겪었다. 인터뷰 전날에도 고소장을 받았다. 특히 최근에 하나님의교회에 패소한 뒤에는 탁 소장이 강의하고 책을 펴낼 때마다 내용증명 등이 날아온다고 했다. 사진은 하나님의교회에 대한 내용이 실린 <현대종교> 최근호.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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