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담임목사 오정현)가 하나님께 드릴 예배를 국가조찬기도회 리허설로 활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사건은 3일 오전 6시에 드려진 새벽예배에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참석했다는 소문이 퍼지는 해프닝으로 시작됐다.

사랑의교회의 이날 새벽예배는 '3.1절 기념 나라와 민족을 위한 특별 새벽구국기도회'로 진행됐는데, 예배 도중 사회자들이 "대통령 내외를 모시고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대통령이 참석한 것으로 여긴 성도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성도들은 '누가 대통령을 봤는지'가 최대 관심사일 정도로 교회는 '대통령 내외 참석 사건'으로 술렁거렸다.

하지만, 확인 결과 대통령 내외가 참석한 것이 아니라, 이날 새벽예배를 오는 8일 열리는 국가조찬기도회 리허설과 겸해 진행하면서 이를 미처 인지하지 못한 성도들이 대통령 내외가 참석한 것으로 오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가조찬기도회는 해마다 대통령 내외는 물론 교계와 정재계 인사 1천5백명이 한 자리에 모여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자리로, 올해는 오는 8일 오전 7시 서울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열린다. 올해 설교자는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로 정해졌고, 때문에 사랑의교회에서 리허설이 진행된 것이다. 리허설을 하는 이유는 음악회와 순서자 진행 시간을 확인하기 위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사랑의교회는 하나님께 드리는 거룩한 예배를 국가조찬기도회 연습 기회로 활용했고, 영문도 모르는 성도들은 그 연습에 동원된 결과가 됐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워 보인다. 순서자들만 모여 리허설을 한 경우는 많지만, 실제 예배 진행을 리허설로 대체한 경우는 최근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인들도 기독교 신앙의 상징이자 고백인 예배가 국가조찬기도회 리허설로 활용되는 현실에 당황해하는 분위기다. 새벽예배에 참석했던 한 교인은 "대통령 내외분을 모시고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말을 여러번 해 정말 대통령 내외분이 우리 교회에 참석한 줄 알았었다"면서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예배를 드린 것이 아니라 리허설에 동원된 듯한 기분 때문에 마음이 무거웠다. 다른 한 교인은 "대통령 내외와 함께 예배 드렸다"는 문자를 지인들에게 보냈다가 나중에 리허설인 것을 확인하고는 정정문자를 보내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하지만, 이날 작성된 교회 홈페이지의 교회 뉴스에는 "이번 3.1절 구국기도회는 오는 8일 열릴 국가조찬기도회를 준비하며 예배 담당자들과 함께 모여 그와 같은 순서로 드리는 예배였기에 그 의미가 남달랐다"는 내용이 올라와, 아직까지 교회는 예배를 리허설로 진행한 것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듯 보였다. 리허설을 제안한 사단법인 국가조찬기도회측은 '리허설 예배'가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1부 음악회와 2부 구국기도회 순서에 앞서 성도들에게 '국가조찬기도회 리허설'로 진행된다는 고지를 했다는 것이다. 또, 리허설의 핵심은 음악회의 시간 등을 맞춰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오정현 목사도 조찬기도회에서 할 설교를 오늘 예배에서 하지 않았고, 조찬기도회의 순서를 맡은 모든 이들이 참석한 것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조혜진 / CB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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