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련 목회자들이 마을에서 열리는 촛불 문화제에 참석해서 주민들과 더불어 연대의 의지를 나눴다. (사진 제공 장태욱)
정부와 해군이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공권력을 투입하여 주민과 평화 활동가들을 끌어낸 후 해군기지 공사를 밀어붙이는 가운데 기독교사회연대회의(이하 기사련, 대표 정충일 목사) 소속 목회자들이 2박 3일 일정으로 강정마을을 방문했다.

9월 22일 오후에 마을에 발을 들여놓은 기사련 목회자들은 중덕 해안으로 들어가는 삼거리에서 기도회를 여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기도회의 말씀 증언에 나선 진광수 목사는 예레미아 23장에 기록된 '거짓 선지자'에 대한 구절을 인용하며 설교를 이어 갔다.

진 목사는 "한반도에 민족을 멸망으로 이끄는 거짓 선지자와 거짓 교사들이 넘쳐 난다"며, "조중동, 뉴라이트, 방송3사가 이 시대 대표적인 거짓 교사"라고 단정했다. 진 목사는 "거짓 선지자와 거짓 교사들은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야 안보가 튼튼해지고 평화가 찾아온다고 가르치지만 해군기지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건설하는 것인 만큼 제주도에 긴장과 위협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 22일,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소속 목회자들이 강정마을을 방문해 중덕삼거리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기도회를 열었다. (사진 제공 장태욱)
진 목사는 제주평화박물관을 방문한 경험을 말한 뒤, "2차 대전 말기에 일제가 미국과 최후의 일전을 치르기 위해 제주도 각처에 군사 요새를 건설했는데, 일이 잘못되었으면 제주도가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와 같은 운명에 처할 뻔했다. 다시는 그 같은 위험을 제주도에 불러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중덕삼거리는 지난여름부터 해군기지 반대 투쟁의 구심이 되었던 곳으로, 민주노동당 현애자 전 의원은 이곳에서 60일 동안 천막 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지난 9월 2일 경찰은 이곳에 육지에서 내려온 병력을 투입하여 펜스 시설을 완료하면서 중덕 해안으로 내려가는 농로는 삼거리에서 끊긴 상태다.

목회자들은 기도회를 마치고 촛불을 들고 강정마을 해군기지 주변 일대를 순례했다. 그리고 저녁 8시부터 마을 코사마트 사거리에서 열리는 촛불 문화제와 강연회에 참석했다.

목회자들은 촛불 문화제에 참가한 주민들과 더불어 '해군기지 결사반대'의 구호를 외치며 평화를 향한 염원을 나타내었다. 또 이적 목사(민통선평화교회)는 강정마을 주민들을 위해 '공습 전야'라는 제목의 시를 바쳐 갈채를 받기도 했다.

"붉은발 말똥게 마을엔 공습 사이렌이 울린 지 오래
이제 곧 군홧발 소리로 가득 찰 공포가 가슴을 여민다
아직 겨울은 먼데 연산호 군락지엔 싸늘한 바람이 휘몰아친다('공습 전야' 중 일부)."

기사련 목회자들은 23일에 마을에서 대표자 회의와 기도회를 열고 마을에서 개최되는 각종 행사에 참여해 주민들과 연대의 힘을 모아 낼 예정이다.

▲ 매일 밤 강정마을에서는 평화를 염원하는 촛불 문화제가 열린다. (사진 제공 장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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