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배는 화재의 상처가 아물기는커녕, 자본과 권력에 의한 고통이 더 커지고 있는 재건마을의 조속한 회복과 주민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자리였다. 이날, 희년함께, 개혁연대, 새벽이슬 등의 회원과 마을 주민 200여 명이 함께 했다. ⓒ뉴스앤조이 김태완
포이동 재건마을 주민들이 화재로 모든 것을 잃은 지 80일이 넘었다. 하지만 주거 복구, 잔재 처리 등 실제적 문제들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강남구청이 시유지 불법 점유를 이유로 주민들을 쫓아내는 데만 힘쓰고 있기 때문이다.

재건마을의 조속한 재건을 바라고, 지친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희년실천주일 연합 예배가 포이동 재건마을에서 9월 4일 열렸다. 이날 예배에는 희년함께, 교회개혁실천연대, 새벽이슬, 성서한국, 평화누리 등의 회원과 주민 2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희년이 재건마을에서 선포되어, 하나님의 정의가 이 땅에 다시 세워지기를 간절히 바랐다.

▲ 한 주민이 마을 상황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 공동체를 지키고 싶은데, 강남구청은 이들의 의견을 계속 묵살하고 있다고 했다. 예배에 참여한 이들에게는 용기와 희망을 주기 위해 찾아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김태완
"하나님, 재건마을의 의로운 투쟁이 무능한 정치와 탐욕적인 자본에 잠식당하지 않게 하소서. 자본의 권리를 보장해 주고, 약자를 약탈하는 시대입니다. 내일의 희망을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고 있는 포이동 주민들을 외면하지 마소서. 희년이 회복되는 안식의 날이 속히 오게 하옵소서."

임왕성 간사(새벽이슬)는 재건마을에서 희년이 회복되도록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며 기도했다. 참석자들이 교독한 시편 82편은 하나님이 가난한 자들과 억압받는 자들을 위한 재판관이 되어 주시기를 바라는 기도가 됐다. "하나님이여 일어나사 세상을 심판하소서. 모든 나라가 주의 소유이기 때문입니다."

▲ 김영철 목사는 희년 회복을 통해 하나님의 정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토지 문제는 자유와 생명의 문제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김태완
희년 회복에 대한 바람은 주민들의 증언을 듣는 시간에도 이어졌다. 강수희(가명) 씨는 "강남구청은 우리가 지키고 싶은 마을 공동체를 깨려고만 한다. 임대 주택으로 나가서 뿔뿔이 흩어지면, 마을에 있는 많은 독거노인들은 어떻게 살 수 있겠는가. 임대 주택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대출도 받아야 하는데, 이자를 낼 능력도 없는 주민이 대부분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면서 살아왔다. 이곳이 깨지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김영철 목사(희년함께 공동대표)는 설교를 통해 포이동 재건마을의 회복을 통해 하나님의 정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희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토지 문제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맡긴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이 토지 문제였다. 토지를 상실하면 다른 이의 노예가 되기 때문이다. 희년 선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도 토지가 없으면, 자유와 생명이 없다는 것이다. 재건마을에 희년이 회복되어 하나님의 정의가 세워져야 한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희년 회복을 선포하는 의미로 '토지는 하나님의 것'이라고 함께 외쳤다. 또 가슴에 손을 얹고 조용한 목소리로 토지는 하나님의 것이기에 투기의 대상으로 보지 않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날 예배는 장미꽃을 재건마을 주민들에게 선물하는 것으로 마쳤다. 장미는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권리를 상징한다고 했다. 참석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꽃을 전달하며 주민들은 꽃과 같이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격려했다. 한 참석자는 "강남구청이 사람들의 삶을 생각하지 않는 대책, 공동체를 깨려는 대책만 생각하는 것 같다. 재건마을 주민들의 희망을 꺾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 예배 마지막 순서로 장미꽃을 재건마을 주민들에게 선물했다. 참석자 한 사람, 한 사람은 꽃을 전달하며 주민들에게 꽃과 같이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격려했다. ⓒ뉴스앤조이 김태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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