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005년에 실시하여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내용 중에서 종교에 대한 부분을 보면, 우리나라 3대 종교 중에서 불교는 3.9% 증가했고, 천주교가 74.4% 증가했지만 기독교는 1.6%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서 개종자를 통해 본 한국인의 종교성이라는 연구를 하게 됐다.

이 연구에서 개종에 주목한 이유는 개종자는 개신교와 천주교에 대한 뚜렷한 이해를 하고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연구 방법으로 심층 면접 방법을 사용했다. 한 사람이 개종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복잡한 심경 변화와 그들의 의미 세계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다.

개신교는 '표현'의 종교

천주교는 묵상을 강조하는 데 반해, 개신교는 자신의 영적인 상태를 밖으로 표출하는 데 더 몰두하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빠른 템포의 찬양을 많이 부르고, 통성기도하는 것에 몰두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조사가 심층 면접이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중산층은 종교 지성주의, 하류층은 종교 감성주의와 관련이 있다. 천주교와 개신교 신자의 계층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개신교는 중산층, 천주교는 중·하류층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개신교는 말씀의 종교, 엘리트 종교라고 한다. 하지만 천주교로 개종한 사람이 볼 때는 목사가 하는 말에 대해 조건 없이 순종하고, 또한 궁금한 것을 물어봐도 설명을 안 해 준다.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는 질문하면 신앙이 없다고 판단하는 등, 개신교가 합리적이지 않다고 했다.

개신교의 구성원들은 서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며 가족과 같은 분위기에서 신앙생활을 한다. 분명히 친근감을 준다는 좋은 점도 있지만 사생활의 영역이 침범당한다는 느낌이 들어 불편할 수도 있다. 개종한 사람에게 물어봤다. "왜 다른 교회를 찾아보지 않고, 성당으로 갔는가", 그러자 "일단 교회는 교단이 많아 선택하기 어렵다. 어느 교단이 좋은지, 목사님이 좋은지 천차만별이라 선택이 어렵다. 그러나 성당은 어디나 똑같다는 생각이 들어 편하다"고 했다.

천주교 성장과 개신교 감소에 대한 분석

사람들은 종교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옛날 간증을 살펴보면, 부모에게 또는 남편에게 매 맞고 교회 나온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런 간증을 하지 않는다. 종교가 식구별로 다른 경우도 있다.

이런 모습은 바로 현대인에게 종교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종교 인구는 분명히 늘었지만, 실존적인 고민을 이유로 종교를 가지는 것이 아니다. 종교를 이미지에 따라 선택한다.

예를 들어 양복을 살 때를 생각해 보자. 어디서 사는가? 브랜드를 찾아서 간다. 브랜드를 선택하는 이유는 안정성이다. 내가 돈을 지불하는 데 있어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길거리에서 무엇을 사 가지고 집에 갈 때,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집에 가면 받는 사람은 싫어한다. 지금 우리가 이와 같은 문제에 걸렸다.

천주교는 개신교보다 이미지가 좋다. 현대사회는 이미지와 브랜드의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종교의 이미지를 개신교는 말로 다 풀어내는 반면, 천주교는 미사를 통해 신비적인 해석을 한다.

개신교는 이제 이미지로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합리적 지성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현대인의 상식에 맞는 소통이 가능한 방법이 필요하다.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종교사회학)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