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교회 새 예배당이 들어서는 서초역 일대 공사 현장. ⓒ뉴스앤조이 김은실
사랑의교회가 새 예배당 건축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랑의교회가 공공 도로 지하에 예배당을 짓는 것은 물론, 지하철역과 보행 도로까지 교회 부지 안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 사랑의교회는 특혜가 아니라 정당한 절차에 의한 결과라고 했다.

문제가 불거진 것은 공공 도로 지하에 예배당을 건설한다는 사실이 3월 24일자 <한겨레>에 보도되고부터다. <한겨레>는 사랑의교회가 공공 도로 지하에 예배당을 짓고 있으며, 공사를 이유로 도로까지 폐쇄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공 도로 아래에 종교 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처음이다.

신축 공사 현장은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초역 부근으로, 이곳에 '사랑 글로벌 미니스트리 센터(SGMC)'라는 새 예배당이 건축 중이다. 사랑의교회는 공사장 서쪽에 있는 길이 165m, 너비 8m의 '참나리 길'을 폐쇄하고 공사장으로 사용하여, 인근 주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보도가 나간 이후 4월 1일자로 참나리 길 통행은 재개되었다.

불허한 판례 있음에도 공사 허가

<한겨레>는 서초구가 공공 도로 지하에 예배 시설을 짓지 못하도록 한 2008년 대법원의 판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허가했다고 지적했다.

2008년 한 교회가 서울 동대문구를 상대로 '건축 불허가 처분 취소 소송'을 했다. 이 교회는 도로를 두고 마주한 두 개 교회를 연결하는 지하 통로를 건설하려고 했으나 동대문구는 허가하지 않았다. 당시 법원은 동대문구의 손을 들어 주었다. 지하 도로 건설은 원상 복구가 어렵고 주민들에게 필요하지도 않다는 게 이유였다. 또 이 공사를 허가하면 공공 도로의 무분별한 사적 사용이 우려된다고 법원은 밝혔다.

사랑의교회의 경우, 단순한 통로가 아닌 예배당을 건축하는 것으로, 공공 재산의 사적 사용의 우려가 더 크다. 조성찬 토지자유연구소 토지주택센터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도로 점용 허가라는 것은 잠시 도로를 점용하고 원상회복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지하 예배당은 거의 영구적이기 때문에 건축 허가 자체에 특혜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사랑의교회는 소식지 <News 우리> 3월 27일 자에서 위의 보도에 대한 교회 입장을 실었다. 건축위원장(김창록 장로)과 일문일답의 형식으로 의혹을 하나씩 반박했다.

이들은 참나리 길의 통행 제한에 대해 "지난 1월 중순부터 관할 구청의 허가를 받아 기존의 8m 도로를 12m로 확장하기 위한 공사를 하면서 일시적으로 통행을 제한하게 되었다. 가급적 짧은 기간에 공사를 마치려 했지만 도로 지하에 묻혀 있는 가스관 이설에 차질이 생기면서 공사 일정이 다소 늦어졌다"고 했다.

또 참나리 길의 지하 사용은 관할 관청의 허가를 받아 진행하고 있으며, 지하 사용을 위해 점용료를 지불하고 있다고 했다. 교회가 비용을 내서 폭 4m, 길이 172m 대지를 확보해 12m의 도로로 확장한 후 구청에 기부 채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건축비 증가는 일부 시인했다. "당초 계획보다 건축 면적 증가 등 제반 여건이 변경됐기에 총 건축비도 초기 예상한 것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 서울시가 2010년에 고시한 '서초 구역(꽃마을 지여계 특별 계획 구역Ⅱ 지구 단위(세부 개발)계획'에 따르면, 사랑의교회 공사로 인해 소로 3-3이 폐지되고 기존의 보행로도 위치가 변경된다.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홈페이지 갈무리)
지하철역과 보행 도로까지 교회 내로 이동

그러나 특혜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사랑의교회가 지하철 출구와 보행로까지 변경할 수 있도록 허가받은 사실이 3월 29일 <한겨레>를 통해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가 2010년 2월 '서초 구역(꽃마을 지역) 특별 계획 구역Ⅱ-지구 단위(세부 개발) 계획 결정(변경)'을 고시, 사랑의교회 건축에 맞추어 지하철 출구와 보행로를 바꾸도록 승인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교회가 완공되는 2012년에 서울 2호선 서초역의 3·4번 출구가 폐쇄되고, 교회 내에 새로운 지하철 출구 1곳이 개설된다.

기존의 보행자 전용 도로는 사라진다. 서초동 1541-15번지에서 1541-40번지까지 이어지는 '소로 3-3' 보행자 도로는 없어진다. 사랑의교회가 2개의 부지가 합쳐진 공간에 신축되기 때문에 사잇길이 없어지는 것이다. 또 1541-30번지 일대 공공 보행 통로도 1541-19번지로 변경된다. 기존의 공공 보행 통로 하나가 사라지고 교회 건물 한복판을 통과하는 새로운 공공 보행 통로가 생기는 것이다.

이 지구 단위 계획은 사랑의교회가 2009년 10월 30일 서초구청에 제출했으며, 이를 심의한 서초구청 도시계획위원회는 같은 해 12월 28일에 이를 심의했다. 당시 사랑의교회의 지구 단위 계획 심의에 참여한 한 인사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도로를 교회 가운데로 내는 등 일개 교회가 서울시 지도를 마음대로 바꾼 것에 대해 몇몇 자문위원들이 반대 목소리를 냈지만, 워낙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많아서 우리의 목소리는 완전히 무시됐다"며, "이 내용에 대해 서초구청에서는 자문만 하고 서울시가 최종 심의했다"고 말했다.

사랑의교회, "새 예배당 건축은 꼭 필요한 일"

사랑의교회는 건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오정현 목사는 3월 27일 주일예배에서 "오늘 외국에서 손님들이 많이 오셨는데, 교회가 복잡하다고 기가 막혀 했습니다. 우리 교회 건축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여기 한번 와 보면 (왜 우리가 건축하는지) 압니다."

이날 예배에서는 성만찬 후에 '개인·교회·건축' 등 세 가지 제목을 놓고 기도했다. 건축과 관련, 오 목사는 새 예배당 건축이 원만하게 진행되기를 기도했다. 오 목사는 "우리 교회가 제자 훈련을 잘 감당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영적·물적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새 예배당 건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사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좋지 않은 것도 언급했다. 그는 "3월 21일부터 3월 25일까지 열린 제87기 평신도 제자 훈련을 무사히 잘 마쳤다"면서 "이 사역이 워낙 중요하다 보니 마귀의 공격이 많았다. 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고 했다. 오 목사와 교인들은 이 대목에서 웃었다.

사랑의교회는 매주 주일예배에서 건축을 위해 기도하며, 사회적 비판과 상관없이 건축을 계속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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