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교회가 건축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오정현 목사는 3월 27일 주일예배에서 건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의혹에 반박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오늘 외국에서 손님들이 많이 오셨는데, 교회가 복잡하다고 기가 막혀 했습니다. 우리 교회 건축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여기 한번 와 보면 (왜 우리가 건축하는지) 압니다."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가 3월 27일 주일예배에서 새 예배당 건축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날 예배에서 성만찬 후에 '개인·교회·건축' 등 세 가지 제목을 놓고 기도했다. 건축과 관련, 오 목사는 새 예배당 건축이 원만하게 진행되기를 바랐다. 오 목사는 "우리 교회가 제자 훈련을 잘 감당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영적·물적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새 예배당 건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사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좋지 않은 것도 언급했다. 그는 "3월 21일부터 3월 25일까지 열린 제87기 평신도 제자 훈련을 무사히 잘 마쳤다"면서 "이 사역이 워낙 중요하다 보니 마귀의 공격이 많았다. 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고 했다. 오 목사와 성도들은 이 대목에서 웃었다.

성전 건축 성공을 비는 기도는 예배에서 이어졌다. 대표 기도를 맡은 장로와 권사들은 입을 모아 건축에 대한 잘못된 비난으로부터 교회를 지켜 달라고 빌었다. 오 목사도 건축 과정에 악한 세력이 틈타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오 목사가 '마귀의 공격'을 언급한 것은 3월 24일, 25일 자 <한겨레>와 24일 자 <조선일보> 보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강남 사랑의교회 기막힌 신축 공사', '공공 도로 밑 종교 시설 불허 대법 판례 확인하고도 공사 허가 내줬다'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한겨레> 기사를 인용해 '사랑의 교회 공공 도로 차단 논란'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 한겨레 신문은 3월 24, 25일 자 보도를 통해 사랑의교회 건축 특혜 의혹을 보도했다. (<한겨레> 3월 25일 자 신문 갈무리)
<한겨레>는 사랑의교회가 공공 도로 지하에 예배당을 짓고 있으며, 공사를 이유로 도로까지 폐쇄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했다. 또 공공 도로 아래에 종교 시설을 지을 수 없다는 판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초구가 건축을 허가했다고 전했다.

신축 공사 현장은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초역 부근으로, 이곳에 '사랑 글로벌 미니스트리 센터(SGMC)'라는 새 예배당이 건축 중이다. 사랑의교회는 공사장 서쪽에 있는 길이 165m, 너비 8m의 '참나리 길'을 폐쇄하여 공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겨레>는 공사 허가 과정에서 서초구가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2009년 3월, 공공 도로 지하에 예배 시설을 짓는 것과 관련해 서초구는 상급 기관인 서울시에 문의했다. 당시 서울시는 2008년 대법원의 판례를 들어 공사 허가에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서울시가 서초구에 보낸 판례는 한 교회가 서울 동대문구를 상대로 낸 '건축 불허가 처분 취소 소송'이다. 이 교회는 도로를 두고 마주한 두 개 교회를 연결하는 지하 통로를 건설하려고 했으나 동대문구는 허가하지 않았다. 당시 법원은 동대문구의 손을 들어주었다. 지하 도로 건설은 원상 복구가 어렵고 주민들에게 필요하지도 않다는 게 이유였다. 또 이 공사를 허가하면 공공 도로의 무분별한 사적 사용이 우려된다고 법원은 밝혔다.

사랑의교회의 경우, 단순한 통로가 아닌 예배당을 건축하는 것으로, 공공 재산의 사적 사용의 우려가 더 크다. 조성찬 토지자유연구소 토지주택센터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도로 점용 허가라는 것은 잠시 도로를 점용하고 원상회복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지하 예배당은 거의 영구적이기 때문에 건축 허가 자체에 특혜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사랑의교회는 소식지 <News 우리> 3월 27일 자에서 <한겨레>의 보도에 대한 교회 입장을 실었다. 건축위원장(김창록 장로)과 일문일답의 형식으로 의혹을 하나씩 반박했다.

▲ 사랑의교회는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에 대해 소식지를 통해 반박했다. (<News 우리> 3월 27일 자 갈무리)
이들은 참나리 길의 통행 제한에 대해 "지난 1월 중순부터 관할 구청의 허가를 받아 기존의 8m 도로를 12m로 확장하기 위한 공사를 하면서 일시적으로 통행을 제한하게 되었다. 가급적 짧은 기간에 공사를 마치려 했지만 도로 지하에 묻혀 있는 가스관 이설에 차질이 생기면서 공사 일정이 다소 늦어졌다. 4월 1일부터 도로 통행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예배당 좌석을 늘리기 위해 참나리 길을 이용한다는 보도는 부인했다. 참나리 길 지하 부분을 사용하지 않아도 설계상 지하 본당에 6,000석이 가능하며, 비상 복도와 주차 차량 진입 램프 확대 등을 고려해 참나리 길 지하 일부를 사용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또 참나리 길의 지하 사용은 관할 관청의 허가를 받아 진행하고 있으며, 지하 사용을 위해 점용료를 지불하고 있다고 했다. 교회가 비용을 내서 폭 4m, 길이 172m 대지를 확보해 12m의 도로로 확장한 후 구청에 기부 채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건물 높이가 13층에서 14층으로, 당초 예정보다 높아졌다는 지적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신축 공간의 최고 높이는 75m로 변경할 수 없으며, 몇 개 층의 높이를 6.9m에서 5.52m로 줄이면서 1개 층이 더 늘어나 총 14층이 되었다고 해명했다.

건축비 증가는 일부 시인했다. "당초 계획보다 건축 면적 증가 등 제반 여건이 변경됐기에 총 건축비도 초기 예상한 것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사랑의교회는 매달 첫 주일에 여는 건축 헌신 주일예배를 4월 3일에도 이어 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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