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량리중앙교회 교육관과 본당 전경. ⓒ뉴스앤조이 이용준
김성태 담임목사의 복잡다단한 추문 때문에 교인들의 편이 갈린 청량리중앙교회의 상황이 '점입가경'이다.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소속 교인들은 1월 30일부터 경건회를 시작했다. 당회가 연기되면서 부교역자들은 사임했거나 연임 청원이 좌절됐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청량리중앙교회가 속한 예장통합 서울동노회(노회장 김우신 장로)는 '청량리중앙교회 화해위원회'를 구성하고 '권고 사항'을 발표했지만, 문제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경건회 시작했으나 당회는 열리지 않아…부목사는 사임 및 연임 좌절

비대위는 1월 30일부터 교육관 2층 두란노홀에서 경건회를 시작했다. 비대위의 ㅇ 장로는 "김성태 목사가 하는 예배를 방해하거나 대결하기 위해 경건회를 시작한 것이 아니다. 교회는 말씀과 교제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교회가 정상화되고 한 식구인 우리가 삶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경건회를 준비했다. 본당에서 예배하는 게 힘들거나 다른 교회로 출석하겠다는 분들이 함께하면 좋겠다"고 경건회의 취지를 밝혔다. 경건회에 참석한 교인 수는 꾸준히 늘어 2월 27일에는 전체 출석 교인의 반수를 넘겼다.

▲ 1월 30일 주일 11시 30분 교육관에서는 경건회 모임이(우측), 본당에서는 2부 예배가(좌측) 있었다. ⓒ뉴스앤조이 이용준
김성태 목사가 성 추문 혐의를 씌웠던 ㄱ 목사는 결국 2월 20일에 사임했다.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ㄱ 목사는 (김성태 목사의) 직접적인 사임 압력은 없었지만, 교회에 계속 남아 있을 수 없었다고 했다. 4월 19일에 열리는 정기 노회에 부목사 연임안을 상정하기 위해서는 3월 1일까지 당회에서 청원을 해야 했지만, 당회장 김성태 목사의 지시로 당회는 무기한 연기됐다. 이 때문에 ㄱ 목사와 함께 성 추문 혐의를 받았던 ㅇ 부목사는 연임 청원을 받지 못해 교회에서 쫓겨날 상황에 처했다.

한편, 서울동노회는 '청량리중앙교회 화해위원회(위원장 한정원 목사)'를 구성해 1월 27일 오후 6시에 김성태 목사와 청량리중앙교회 시무장로들을 불러 조사했다. 화해위원회 위원들(손대호 목사‧김연수 목사‧김용철 장로‧진영복 장로)은 2월 1일 오후 7시에 직접 청량리중앙교회를 방문했다.

서울동노회는 화해위원회를 구성한 지 한 달이 채 안 된 2월 23일에 노회 사무실에서 최종 회의를 통해 '권고 사항'을 결정, 26일에 교회에 통보했다. 노회장 김우신 장로와 위원장 한정원 목사의 도장이 날인된 통보문에는 △예배에 저촉되는 행위 일절 금지 △당회 허락 없는 모임과 집회 금지 △교회 홈페이지 폐쇄 △대자보·현수막·유인물 및 CD 배포 금지 등의 권고와 "법에 위반 사항이 있을 시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유념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 서울동노회의 '청량리중앙교회 화해위원회' 권고 사항 통보문. ⓒ뉴스앤조이 이용준
김성태 목사는 서울동노회의 권고문을 복사한 뒤 주보에 일일이 끼워서 2월 27일 주일에 배포했다. 이에 비대위 측 교인들은 당일 오후 4시 30분부터 약 3시간 동안 김성태 목사를 만나 대화를 시도했다. 비대위 측 교인들은 김성태 목사가 당회도 열지 않고 부목사 연임 청원 건을 제청하지 않은 채 이들을 내쫓으려는 이유를 물었다.

이 자리에 있던 청년부 ㅇ 씨는 "교회 문제 때문에 청년들이 130명에서 60명으로 줄었는데도 청년들은 부모님들끼리 싸울까 봐 그간 나서지 않았다"며 통탄해했다. 비대위 교인들은 눈물을 흘리며 호소도 해 보고 일부는 김성태 목사에게 "부끄러운 줄 알라", "치리해라. 목숨을 걸고라도 설교를 막겠다"고도 했지만, 김 목사는 3시간 내내 침묵으로 일관했다.

▲ 비대위 측 교인들은 담임목사실에서 대화를 하자고 했지만 김성태 목사는 3시간 내내 침묵으로 일관했다. ⓒ뉴스앤조이 이용준
서울동노회, 담임목사 문제는 언급 안 해

이에 대해 2월 27일 청량리중앙교회에서 기자와 만난 당회서기 권영화 장로는 "위임목사에 대한 법이 있으니까 (노회도) 함부로 할 수 없다. 노회에서 1차로 3개월 설교 금지안을 냈지만 담임목사가 간접적으로 거부했다. 이대로 가면 결국 노회에서 전권위원들이 나와 난리를 칠 것"이라고 했다. 권 장로는 서울동노회의 규칙부 서기이기도 하다.

부목사를 위임 청원하지 않는 문제에 대해 권 장로는 "담임목사가 부목사와 함께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제청하지 않고 당회도 미루고 있다. 그래서 부목사를 안 뽑을 거면 혼자서 다 하시라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또 "이렇게 위법 집회를 따로 하고 있는 상황이니 아마도 현재 있는 집사와 장로가 다 그만둔 40년 뒤에나 교회가 회복될 것 같다. 담임목사와 싸우는 건 좋은데 서로 인신공격하지 말고 본질에 접근해야 한다. 예수님과 솔로몬이 와도 해결 방안이 없다"고만 대답했다.

이에 대해 서울동노회장 김우신 장로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노회장 입장에서 말하기는 곤란하다. 어느 측에서 고발이 들어오면 재판을 하겠지만, 이번 문제는 화해위원회를 만들어 처리했고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 사항을 말했을 뿐이다. 김성태 목사를 편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 피해를 보지 말라고 한 것이다. 한쪽 편을 들어서 교회가 갈라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홈페이지 폐쇄 건과 관련해서는 "외부 사람들이 알아봤자 교회에 덕스럽지 않다. 그래서 홈페이지를 폐쇄하라고 했다. 자제해 달라고만 한 것이다. 믿는 사람들이 법을 어기고 예배를 방해하면 안 되지 않느냐"고 했다. "비대위 교인들이 예배를 방해한 것은 아니지 않나"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김 장로는 "구체적인 문제는 모르겠고 현수막을 걸고 물러가라고 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전권위원회 문제에 대해서는 "정기 노회가 시작하는 4월 19일 전까지 해결이 안 되면 노회를 통해 전권위원회가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동노회의 '권고 사항'으로 청량리중앙교회의 홈페이지는 폐쇄됐다. (사진 제공 청량리중앙교회 비상대책위원회)
김성태 목사, 직접 홈페이지 폐쇄

휘경교회와 서울동노회 사무실에 수차례 연락을 해서 어렵사리 통화를 한 화해위원회 위원장 한정원 목사는 "왜 자꾸 연락하느냐.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이고 수습을 평화롭게 하려고 준비 중이니 한쪽 편을 드는 인상을 주지 말고 <뉴스앤조이>는 개입하지 말라"고 했다. 권고 사항에 김성태 목사와 관련된 언급은 없고 비대위 활동만 문제 삼은 부분에 대해 묻자 "나중에 순차적으로 진행할 문제다. 양쪽(담임목사와 비대위)이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니 더 관여하지 말고 묻지도 말라"고만 반복했다. 결국 노회에서 비대위 활동과 관련한 사람들만 '치리'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권고문은 치리 차원은 아니고 그저 권고한 것뿐이다"고 했다.

▲ 2월 22일 지병으로 별세한 ㅇ 장로를 추모하는 청량리중앙교회 비대위 교인들. ㅇ 장로는 교회 홈페이지 관리를 했었다. (사진 제공 청량리중앙교회 비상대책위원회)
노회의 권고 사항에 따라 2월 28일부터 청량리중앙교회 홈페이지는 폐쇄된 상태다. 청량리중앙교회의 홈페이지 관리를 담당하던 ㅇ 장로가 지병으로 지난 2월 22일 별세한 뒤 일주일 만이다. 김성태 목사는 직접 홈페이지 관리 회사에 요청, 폐쇄 조치를 했다. 또한 비대위 교인들이 서울동노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려도 실시간으로 삭제되고 있는 실정이다.

상처 받은 교인들은 여전히 교회를 떠나고 있다. 비대위 측은 노회 권고문을 받은 지 하루 만에 2월 27일에 '서울동노회 화해위원회 권고 사항에 대한 우리의 입장'(아래 전문 참조)을 발표했다. 비대위 소속의 ㅇ 장로는 "노회의 권고 사항은 말이 안 된다. 치리받을 각오도 하고 있으며, 경건회는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고 밝혔다.

둘째, 김성태 목사의 인격과 목회자로서 자질에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된 많은 성도들이 하나님 앞에 온전한 예배를 드릴 수 없기에 부득이 경건회로 드림은 불법이 아니라 신앙 양심의 문제이다. 이를 강제로 제한하게 되면 결국 교회가 더 분열되거나, 순전한 많은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 것이다.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1부나 2부 예배 중 하나를 김성태 목사가 아닌 다른 목사가 설교하도록 하여 예배드릴 수 있게 해 달라는 의견을 여러 차례 제시했음에도 논의조차 하지 않고 묵살한 상태에서 불법을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셋째, 교회 홈페이지를 잠정적으로 폐쇄하게 하는 것은 바른말을 하는 성도들의 언로를 막자는 의도인데, 만일 언로가 차단된다면 이러한 의견들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매체를 통해 오히려 외부로 확산되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이미 우리 교회 성도들인 실명 인증된 정회원 이외에는 글을 쓸 수 없게 하였으므로, 홈페이지 폐쇄는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위의 요구사항들이 먼저 해결되고 실행이 되기를 요구하며, 이것이 실행되지 않는 한 어떤 희생이 따르더라도 강력히 대처해 나아갈 것이다.

2011년 2월 27일

서명인 (가나다 순)
권*기 장로·김*수 장로·이*신 장로·이*일 장로·이*주 장로·차*기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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