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 오후 2시 30분경,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목사가 불교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며 소란을 피웠다. 그 목사는 대한민국 수호 국민연합 상임대표 이태근 목사(79). 이 목사는 "석가모니가 뭘 해 주나. 하나님 덕분에 비가 오고 밥 먹고 사는 것이다. 하나님 안 믿는 공산당은 나쁘다" 등의 내용을 확성기로 외치다 20여 분 만에 쫓겨났다. 이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됐고, '개독교', '수준 이하의 목사' 등 비난이 쏟아졌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이 목사를 퇴거 불응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 이태근 목사는 인터뷰 내내 자신이 말하는 '진리'를 기사에 포함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뉴스앤조이 백정훈
2월 16일, 서울 종로5가 한 식당에서 이태근 목사를 만났다. 이 목사는 자신이 군소 교단 출신이라고만 밝혔다. 그의 발언은 거침없었다. 이 목사는 자신을 인터뷰한 공중파 방송의 한 기자가 방송에서 중요한 내용을 빠뜨렸다며 화를 냈다. 자신이 조계사에서 전한 '진리'는 빼고 경찰에 연행된 내용만 다뤘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인터뷰 내내 자신이 전하는 진리를 기사 내용에 포함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이 목사를 인터뷰한 내용이다.

왜 조계사에 갔나.

전도하러 갔다. 평소에도 서울 명동 거리와 절 앞에서 복음을 전했다. 절 안에서 전도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길에서 전도하면 한두 사람만 붙들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절 안에서 하면 동시에 여러 명을 구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날을 잡아 조계사 안으로 들어갔다. 그날은 세 사람을 데리고 갔다. 사람을 더 데려가려 했지만 안 가려고 하더라. 절 안에서 하는 전도는 부담스러워했다.

조계사에서 외친 내용은 무엇인가.

진리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고, 예수님이 우리 죄를 위해 죽고 3일 만에 부활하고 승천했다는 진리를 전했다.

동영상을 보면 불교와 석가모니를 언급하는 내용도 있다.

불교가 진리가 아니라는 것을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불교인들은 사람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세상이 어떻게 창조되었는지 모른다. 하나님이 비와 눈을 내리게 해서 강물이 흐르고, 그걸로 농사를 지어 밥을 먹고 산다. 그런데 이런 진리를 불교인은 모른다.

불교 나라인 중국을 봐라. 지진으로 40만 명이 죽었다. 아이티 지진, 인도네시아 쓰나미도 다 하나님을 안 믿어서 생긴 일이다. 불교를 없애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나라에도 재난이 임한다.

공산당에 관한 내용도 외쳤던데.

공산당에는 하나님이 없다. 북한은 기독교인을 죽여서 저주받았다. 비가 안 와 300만 명이 굶어 죽은 것도 그 때문이다. 하나님을 믿어야지 불교, 유교, 사이비 종교, 미신 등을 믿으면 안 된다. 나라가 저주받는다. 성경에 아비의 죄를 3~4대까지 묻는다고 했다.

목사님 말에 따르면 모든 재난이 하나님을 안 믿어서 생기는 저주란 말인가.

그렇다. 구제역·영동 지방의 100년 만의 폭설·절도·강도·성매매 등 이런 모든 일이 하나님과의 관계가 바로 안 되어 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기독교를 믿는 인구가 800만 명이나 되고 대통령이 장로인 나라이지 않은가.

(남한에도) 하나님과의 관계가 바로 안 되어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특히 사회 지도층인 정치인, 대학 교수, 교사, 공무원 중에 많다. 장로인 이명박 대통령이 하나님을 믿으라는 말을 못 하고 있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한 나라의 대통령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을 이해한다. 내가 대통령 자문 위원이 되어 대통령 대신 사회 지도층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다.

▲ 불구속 입건된 이태근 목사는 "전도하다 보면 유치장에 갈 수도 있다"며 괘념하지 않았다. (동영상 갈무리)
전도를 하기 위해 조계사에 갔지만 결국 교회와 기독교에 대한 비난만 자초한 것 아닌가.

손해를 보더라도 진리는 전해야 한다. 불교인들을 설득해야 한다. 사람들이 기분 나빠하는 것이 문제인가. 예수를 안 믿으면 지옥에 간다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다. 나를 비웃는 사람들이 있지만 하나님은 중심을 보실 것이다.

조계사 소란 때문에 불구속 입건됐다. 법을 어기면서까지 전도를 해야 하나.

전도하다 보면 유치장에 갈 수도 있고, 욕을 먹을 수도 있다. 사도바울도 그랬다. 내가 두려워할 게 뭐가 있나. 오히려 언론에 기사가 나간 것이 하나님의 뜻인 것 같다. 이렇게라도 진리를 전할 수 있어서 기쁘다.

얼마 전에는 젊은 기독교인들이 봉은사에서 땅 밟기를 한 사건 때문에 기독교가 비난받았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땅을 밟는다고 하나님의 땅이 되나. 나처럼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하지만 그 청년들의 열정은 높이 사고 싶다. 그 청년들과 함께 전도하러 다닌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땅 밟기 사건이 있은 뒤 그 청년들과 연락해 보려고 수소문했지만 실패했다.

만약 조계사 측이나 불교계가 사과를 요구한다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

조계사에서 전도한 것은 사과할 일이 아니다. 진리가 아닌 것을 깨우쳐 주려고 했는데 왜 사과를 해야 하나. 사과를 요구한다면 먼저 목사님과 스님들 50명이 대화해서 무엇이 진리인지 아닌지 따져 본 후에 하겠다. 불교인들이 싫어서 이러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진리를 전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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