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고려·고신·백석·통합·합동·합신 등 6개 교단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광선 목사) 임원회의 '이단 해제' 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12월 20일 오후 12시 예장백석 총회 본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6개 교단은, 한기총 임원회가 회원 교단의 결정을 무시한 채 '장재형·변승우 목사는 이단이 아니다'는 이단대책위원회(한기총 이대위·위원장 고창곤 목사)의 보고를 받은 것에 대해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단 해제 과정의 불합리성을 지적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세 가지 문제가 불거졌다. 두 가지는 기자회견을 연 측에서 나왔다. '한기총 임원회가 이단 해제를 의결할 권한이 있느냐'와 '백석 총회가 한기총에 변승우 목사에 대해서 이단 연구를 요청했느냐'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크리스찬투데이> 기자가 제기했다. '장재형 목사 본인이 재림 주라고 주장한 증거가 있느냐'는 것이다. 이 문제가 어떻게 판단되느냐에 따라 한기총 이대위를 둘러싼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한기총 임원회가 이단 해제를 의결할 권한이 있는가?
한기총 임원회는 이단 해제를 결의할 권한이 있는가에 대한 문제는 최중하 목사(예장대신 총무)가 제기했다. 최 목사는 한기총 정관상 임원회는 이단 해제 문제를 결의할 수 없다고 했다. 한기총 정관을 보면 임원회는 의결권이 없다. 한기총 정관에는 제 20조 2항에 임원회의 직무로 △총회와 실행위원회의 결정 사항을 집행한다 △각 위원회의 사업을 지휘·감독·지원한다 △이사를 선정하여 실행위원회에 추천한다 등 세 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최 목사의 주장과 정관에 따르면 한기총 임원회는 권한 밖의 결정을 한 셈이다.
이에 대해 한기총 총무 김운태 목사는 임원회가 어떤 것도 의결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단 해제 문제는 임원회가 어떤 결의를 한 것이 아니라 이대위의 보고를 받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김 목사는 "임원회는 이대위뿐 아니라 모든 위원회의 사업이나 회의 결과를 보고받게 되어 있다. 결의는 이대위가 한 것이고, 임원회는 받아들인 것이다"라고 했다.
보고를 받은 것뿐이라면 '이단성 없다는 결정이 한기총의 공식 입장으로 실효성이 있느냐고 기자가 묻자 김 목사는 "총회 때 최종적으로 보고를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게 어떤 법적인 의미가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답했다. 총회에서 보고를 받아들이면 한기총의 공식적인 의결이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상황을 봐야 한다. 총회는 보고를 받는 것이지 그것(이단 해제 문제)이 의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결의는 이대위가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세한 해석을 요청하자 손님이 와 있다며 답변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그 후 다시 전화 통화를 요청했지만 회의 중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변승우 목사 조사는 백석 총회가 요청했는가
논란이 예상되는 또 다른 문제는 백석 총회가 변승우 목사에 대한 이단성 조사를 한기총에 의뢰했느냐는 것이다. 김학수 목사(예장백석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는 백석 총회가 한기총에 변승우 목사의 이단성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고 했다. 다만 대전기독교연합회에서 변승우 목사 외 이단으로 규정된 자들의 출판 도서 판매 금지를 한기총에 요청한 것에 대해, 회원 교단이 아닌 대전기독교연합회의 요청을 한기총 이대위가 결정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협조 공문을 보냈을 뿐이라고 했다. 이 공문도 한기총 이대위가 요구해 보낸 것이고, 공문 내용도 변승우 목사에 대해 예장백석에서 이단으로 규정하고 출교했으니 한기총에서도 적법한 결론을 내려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했다. 조사를 요청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백석 총회가 한기총에 조사를 요청한 것이 아니라면, 한기총 이대위의 결의는 무효가 된다. 한기총 이대위는 회원 교단의 요청이 아니면 조사를 시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변승우 목사에 대한 다른 문제도 제기됐다. 한기총 이대위가 변승우 목사에 대해 이단성이 없다고 결의한 적이 없는데, 임원회에 보고가 올랐다는 것이다. 김학수 목사는 "10월에 있었던 이대위 회의에서 '변승우 목사에 대해 이단성이 없다거나 이단이 아니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기로 했는데, 12월 모임에 참석해 보니 지난 회의록에 이단으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판단된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의를 제기에 그 내용을 수정하거나 삭제하는 것으로 하고 회의를 마쳤는데 17일에 있었던 임원회에 이단으로 보기 어렵다는 보고가 그대로 올라갔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대위 서기 정철옥 목사는 "공문 내용 그대로다. 공문은 한글로 되어 있으니 공문 내용대로만 이해하면 된다"고 했다. 한기총 이대위가 먼저 공문을 요청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쪽에서 공문 발송해서 온 것만 말할 수 있고 더 긴 이야기는 확인한 후 알려 주겠다고 했다. 10월 회의 때 변승우 목사에 대해 이단이 아니라고 결의한 적이 없고, 12월 회의에서 10월 회의록이 잘못되었다는 의견이 받아들여졌다는 김학수 목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것은 개인 의견일 뿐이다. 12월 회의가 끝날 무렵 이런저런 말들이 있었는데 안건으로 채택되거나 결의된 적은 없다"고 했다.
장재형 목사의 재림 주 주장에 대한 증거는 있는가
마지막으로 제기된 문제는 장재형 목사의 재림 주 의혹이었다. 이 논란은 정욱 목사(예장통합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서기)와 박형택 목사(예장합신 이단상담연구소장)가 장재형 목사에 대한 의혹과 한기총 이대위의 비합리성을 지적한 후, 장재형 목사가 설립한 <크리스찬투데이> 기자가 박형택 목사에게 "장재형 목사가 설교 테이프와 시디 내용 중 본인이나 제자들이 재림 주라고 말한 적이 있는지"를 물으며 시작됐다.
박형택 목사는 "장재형 씨가 직접 설교한 것은 없지만, 제자들이 설교한 테이프에는 있다. 그 내용 가운데 그런 문제들이 다 나와 있다"고 답했다. 이에 <크리스찬투데이> 기자가 테이프에 재림 주라고 말한 것이 있느냐고 재차 묻자 박 목사는 "'몇 월 며칠, 설교 누구누구'라고 되어 있는 노트에 있다. 테이프는 재림 주라고 말한 비슷한 건 있는데"라고 말하는 중, <크리스찬투데이> 기자가 지속적으로 같은 질문을 하자 진행자는 <크리스찬투데이> 기자의 말을 끊었다.
20분 남짓 더 진행된 기자회견 말미 성명서를 낭독하는 순서가 되자 <크리스찬투데이> 기자가 다시 같은 질의를 했다. <크리스찬투데이> 기자는 "장재형 목사는 <크리스찬찬투데이> 설립자인데 그럼 자신도 재림 주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 된다. 장재형 목사가 재림 주라고 말한 증거를 내 달라. 기자회견이 끝나기 전 증거를 제시해 달라"고 했다. 또 "증거를 제시할 수 없으면 지금 성명서에서 장재형 목사 건을 빼 달라"고 했다. 장내 소란은 모두 7분 넘게 지속됐다.
기자회견 후 <뉴스앤조이>와의 전화 통화에서 박형택 목사는 "장재형을 재림 주로 믿게 만드는 교리적 내용들이 담긴 증거들이 홍콩·일본·한국에서 모두 나왔다"고 했다. 박 목사는 "14명의 홍콩 교계 저명인사로 구성된 조사위원들이 조사 결과를 보내왔다. 내용은 초림 예수는 실패했고 지금 재림 예수가 와서 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도 이탈자들의 증명을 들었는데 모두 같은 말을 했다. 일본에서도 '예수는 실패자고 재림 예수가 와 있다. 영원한 복음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등 내용이 같았다. 한국에서는 이동준 씨와 다른 사람들이 같은 고백을 하고 기자회견을 했다. 장재형 측에서 이동준 씨를 고소했는데, 법정에서 이동준 씨 고백이 사실이라며 무혐의 처분을 했다. (장재형 본인이 재림 주라고 말한 증거는 없지만) 장재형의 교리나 장재형과 제자들의 설교를 적은 노트 등을 살펴보면 장재형을 재림 주로 믿게 만드는 교리적인 내용들이 다 있다"고 했다.
자료를 밝힐 수 있냐는 기자의 물음에 박 목사는 "원한다면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기자회견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다음은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한기총 이단 해제 규탄 성명'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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