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5일, 이른 새벽 요란한 벨 소리에 이종락 목사(56)는 잠에서 깼다. 찾지 말아 달라는 쪽지와 함께 안면 기형, 시각 장애, 청각 장애 등 중복 장애를 가진 생후 1개월 된 남자아이가 베이비 박스에 버려져 있었다. '기리'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 아이는 현재 주사랑공동체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17남매 아빠 이종락 목사매일 아침이 되면 한바탕 전쟁이 일어나는 주사랑공동체. 현재 이 공동체에는 다운증후군, 뇌병변 장애 등 대부분 중증 장애를 가진 아동들이 이종락 목사의 보살핌 아래 생활하고 있다. 부모의 이혼으로 오갈 데 없는 아이, 동네 주민의 집 앞에 버려진 아이, 굴비 박스에 버려진 채 발견된 아이 등 아이들이 이곳으로 온 이유도 제각각이다.
거리의 버려지는 아이의 생존율은 20%가 채 안 된다. 이 사실을 안타깝게 여긴 이종락 목사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도록 1년 전 베이비 박스를 만들어 공동체 앞에 설치했다. 이 베이비 박스를 통해 3명의 아이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이종락 목사가 장애아를 돌보는 사역을 시작한 데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24년째 전신 마비로 누워 있는 이 목사의 둘째 아들 은만 씨 때문이다. 장애를 안고 태어난 아들을 보며 다른 장애 아동들의 아픔을 알게 됐고 그들을 위해 할 일이 무엇인가 돌아보게 되었다.
그즈음 아들과 같은 병동에 있던 뇌병변 1급 장애아 상희를 만나게 됐다. 장애아라는 이유로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고 할머니 손에서 자란 상희. 할머니마저 경제적인 이유와 건강상 이유로 상희를 돌볼 수 없게 되자 상희를 이 목사에게 맡겼다. 그 후 이를 계기로 지금의 주사랑공동체가 탄생하게 되었다.
정부 지원조차 안 되는 열악한 환경
얼마 전 공동체에는 두 달 반에 거쳐 눈병이 돌았다. 공간이 부족해 17명의 아이와 10명의 어른이 방 두 개를 나눠 쓰므로 한 명이 아프면 병이 전염병처럼 돈다. 현재 주사랑공동체는 일반 가정 주택을 개조해 만든 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공간이 부족한 건 물론 계단이 많고 평수가 좁아 장애 아동들에게 많은 걸림돌이 된다.
이렇게 열악한 시설 때문에 조건 미달로 정부 지원도 받지 못하는 상태다. 매달 일정 금액의 후원금이 들어오지만, 대가족의 생활비와 아이들의 병원비로는 늘 빠듯한 생활일 수밖에 없다. 오늘도 이 목사는 주사랑공동체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눈물로 기도한다.후원 방법
① 계좌 : 기업은행 1004-1009-91 (예금주 (재) 기독교방송)
② ARS : 060-808-7004 (건당 2,000원)
※ 문의 전화 : 02-2650-7840
※ 보내 주신 성금은 전액 주사랑공동체 이종락 목사에게 전달됩니다.
곽원근 / CBS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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