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신교 소속의 찬양 선교회 교육생들이 서울 삼성동의 봉은사를 찾아 사찰이 무너지도록 기도한 일명 '봉은사 땅 밟기 사태'가 있었다. 또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광선 목사) 및 보수 단체들이 '군 형법 제92조 폐지 반대 및 동성애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시위가 있자 다원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의 시민 교양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이러한 긴급 사안을 진단하고자 학원복음화협의회(권영석 상임대표)와 청어람아카데미(양희송 대표기획자)가 공동으로 11월 26일 오후 6시 30분 서울 명동 청어람 5실에서 포럼을 개최했다. 주제는 '다원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무례한 기독교, 그리고 캠퍼스 선교'다.

발제를 맡은 배덕만 교수(복음신학대학원대학교)는 "봉은사 땅 밟기 사태 등을 통해 나타난 종교 간 갈등의 근본 원인은 한국 기독교 내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근본주의적 속성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배 교수는 "한국교회가 안하무인의 태도를 계속 취한다면 기독교의 생존 자체에 위협을 가져올 수 있다. 한국교회가 밟아야 할 땅은 봉은사 사찰이 아니라 자신의 예배당임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그리스도인이 다른 이들에게 열려 있어야 하는 이유는 하나님이 우리를 향해 당신의 마음을 여셨기 때문이다." - 리처드 마우 <무례한 기독교> 중에서 ⓒ뉴스앤조이 이용준
'시민 사회 속의 기독교 : 봉은사 땅 밟기 사태, 동성애 차별법 집단 반대 등을 통한 사례 검토 및 제안'을 발제한 양희송 대표는 "한국 사회는 종교의 자유를 누리도록 허용한 사회지만 최근 사태는 한국교회가 그 기본 동의를 무시한 처사"라며, "이번 사태는 선교 자체가 정당하나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된 계기다"고 했다.

특히 동성애 문제와 관련, 양 대표는 "성 윤리와 연관된 성경 본문의 다양한 사례들은 규범이나 은유로 표현되어 오늘의 복잡한 현실과는 '부정합'하게 나타난다"고 했다. 또 "먼저 교회의 자성이 필요하고, '누가 이 사람들에게 이웃이 되어 주겠느냐'는 예수님의 권면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동성애자를 얼굴 없는 괴물로 만들고, 최소한의 이해도 없이 논쟁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은 트위터(@movenations)로 실시간 중계를 했다. 포럼이 열린 청어람 5실에는 50명이 넘는 청년 그리스도인들이 참석해 최근의 사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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