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2002 한.일 FIFA 월드컵 D조 예선 한국과 미국의 경기 식전 의식에서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사장)의 최측근인 정경주 씨가 나와 미국 국가를 불러 눈길을 끌었다.

국가 독창은 해당 국가와 긴밀한 관계를 맺은 인사가 부르는 것이 무언의 ‘원칙’으로, 정 씨는 허버드 주한미국대사의 부인이 자신의 독집 음반을 듣고 천거받게 됐다고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발언 이전에 정 씨는 이미 허버드 대사 부인과 긴밀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은 미국 국가를 한국 사람이 독창한 점은 한-미간 친선관계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계획이었다는 대사관측 입장을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조선일보> 보도와 관련, <극동방송>은 정 씨의 국가 독창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발송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정 씨는 현재 <극동방송>에서 '정경주와 김창수의 영어 이야기'와 '주님을 찬양하며'의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는데, 특정 진행자에게 한 방송에서 두 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맡기기는 이례적인 일이다. 정 씨의 프로그램은 게다가 라디오 방송에서는 파격적으로 재방송되고 있으며, 지방국에서도 빠짐없이 방송되고 있다. 현재 정 씨는 방송진행 뿐만 아니라 <극동방송> 안에서 음반 심의 등을 담당하는 ‘음악 컨설턴트’의 직함을 갖고 있다.

대한항공 승무원 출신으로 1978년 구 아세아방송(현 극동방송)으로 자리를 옮겨 김 목사의 비서로 활동한 정 씨는, 남편인 켄 워호 군목이 주한미군에 발령나면서 1999년부터 <극동방송>에 다시 출근하기 시작했는데, 김 목사는 정 씨를 위해 억대의 공사비용을 들여 공개홀을 ‘뮤직 스튜디오’로 꾸미고, 방송선교 기금 마련이라는 명분으로 2장의 독집 앨범과 자신이 중심이 된 3장의 기획음반을 발표토록 하는 등 ‘극진한 대접’을 아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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