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교회(담임목사 오정현)가 6월 20일 오후 5시 30분 서초역 부근 새 예배당 건축 부지에서 기공 예배를 했다. 오정현 목사가 '함께 하나님나라의 꿈을 꿉시다'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뉴스앤조이 유연석
▲ 약 1만 명이 기공 예배에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유연석
사랑의교회(담임목사 오정현)가 6월 20일 오후 5시 30분 서초역 부근 새 예배당 건축 부지에서 기공 예배를 드렸다. 서초역 출구부터 예배 장소까지는 안내 위원이 2~3미터 간격으로 배치되어 있었고, 예배에 참석하려는 인파로 도로는 꽉 찼다. 예배에는 약 1만 명이 참석했다.

오정현 목사는 설교 첫머리에서 "건축 발표 이후 1년 동안 우리는 '지난한' 과정을 거쳤다"며, 그동안 새 예배당 건축을 둘러싼 논란으로 맘고생이 심했음을 시사했다. 이어서 오 목사는 힘든 과정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건축은 사랑의교회나 교인들의 능력으로 짓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이 모든 건축 과정의 주인 되심을 인정하게 됐다며, 건축을 마칠 때까지 건축의 주어가 주님이심을 놓치지 말자고 했다.

오 목사는 교인들에게 제사장적 사역을 감당하자고 했다. 제사장은 자기 자신이 아닌 하나님나라와 백성을 위해 사는 사람이라며, 이 건축은 사랑의교회 자신의 배를 두드리는 게 목적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건축이 우리 민족과 하나님나라와 다음 세대를 위한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날 오 목사는 강단 위에서 자신의 꿈을 밝혔다. 그는 강남에 있는 사랑의교회로 최소 4만 명 이상의 불신자가 예수님을 영접하고 백성이 되었다며, 새 예배당에서 그 이상의 숫자가 예수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오 목사는 '3, 5, 7 비전'을 선포했다. '3, 5, 7 비전'이란 "3년 내 건축을 완공하여 글로벌 교회로서 준비를 하고, 5년 내에 중국 교회에 대한 소명을 감당하고, 7년 내에 통일을 준비한다"이다. 그는 이어서 "앞으로 경인 운하가 완공되면 중국 교회 본부가 있는 상해에서 기독교 지도자들이 배를 타고 반포에서 내려 사랑의교회에서 예배하게 될 것이다"고 했다.

사랑의교회 기공 예배에는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 홍정길 목사(남서울은혜교회), 김진홍 목사(두레교회) 등이 참석해 직접 축사를 전했고, 이외에도 많은 교계 목회자들이 참석했다. 또 국제로잔대회 총재인 덕 버셀 목사가 참석해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진홍 목사는 "이런 자리에 불당이나 성당이 세워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했다. 이어서 "불교에는 해인사, 가톨릭에는 명동성당이 있지만 개신교에는 대표적인 교회가 없다"며, 사랑의교회 새 예배당이 개신교를 대표하는 역사적인 건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외에도 릭 워렌 목사(새들백교회), 조지 버워 선교사(OM 국제 선교회 창립자), 이광선 목사(한기총 대표회장)가 영상으로 축사를 전했다.

이날 박성중 서초구청장과 사랑의교회 교인이자 서초구 국회 의원인 이혜훈 집사(한나라당)도 직접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이혜훈 집사는 사랑의교회 건축 인허가를 위해 "날마다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노력했다"며, "건축 허가가 나지 않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하나님의 뜻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걱정했는데, 건축 허가가 나서 '하나님의 뜻대로 가고 있었구나' 하며 감사했다"고 말했다.

한편 사랑의교회 옥한흠 원로 목사는 건강상의 이유로 기공 예배에 참석하지 않았다.

▲ 테이프 커팅을 진행하는 모습. ⓒ뉴스앤조이 유연석
▲ 내빈과 성도 대표들이 기공 첫 삽을 떴다. ⓒ뉴스앤조이 유연석
▲ 테이프 커팅에 사용된 가위와 기공 첫 삽에 사용된 삽. 도금칠이 되어 있다. ⓒ뉴스앤조이 유연석
개혁연대, "사랑의교회를 향해 깊은 안타까움을 표한다"

기공 예배 다음날인 6월 21일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백종국·오세택)는 '사랑의교회 기공 예배를 향해 깊은 안타까움을 표한다'는 제목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그동안 개혁연대는 사랑의교회에게 건축의 문제점을 알리고 다른 대안을 모색할 것을 기자 회견, 면담 요청, 오픈 포럼, 신학 포럼, 사회 포럼, 일인 시위, 광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안했지만 변한 결과는 없었다. 개혁연대는 그동안 품었던 '사랑의교회가 우리의 충언을 받아들여 건축을 재고하리라'는 기대가 무너졌다며, 사랑의교회에 깊은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서 그간의 건축 과정을 통해 사랑의교회가 과거 스스로 표방한 건강한 교회의 모델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인 점을 인정하고, 앞으로 교회 대형화에 대한 경계, 주변 교회 및 이웃들과의 협력,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관심 등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고 했다.

앞으로 개혁연대는 사랑의교회 건축 과정을 주목할 것이라며, 관행이라는 명목하에 수많은 탈법, 불법, 특혜가 자행되는 것이 우리나라 건축 업계의 현실이기에, 사랑의교회는 건축 과정에서 이러한 죄악을 철저히 멀리하기를 당부했다. 또 개혁연대는 이를 돕기 위해 필요한 감시와 제보 접수를 계속할 것이며, 사랑의교회가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발전하기를 기도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개혁연대가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사랑의교회 기공 예배를 향해 깊은 안타까움을 표한다.
 

지난 6월 20일, 사랑의교회(담임목사 오정현)는 서초동 대법원 앞에 수천억 원을 들여 초대형 예배당 건물을 신축하는 기공 예배를 드렸다. 이에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 공동대표 오세택, 백종국)는 그동안 품었던 '사랑의교회가 우리의 충언을 받아들여 건축을 재고하리라'는 기대가 무너지는 것을 보며, 깊은 안타까움을 표한다.

그동안 본 예배당 건축에 담겨 있는 심각한 문제점들은 반복적으로 지적되었다. 이 건축은 사랑의교회 자신이 목표로 설정했고 한국교회가 기대해 왔던,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를 훈련하여 교회를 갱신하고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는 모습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사랑의교회는 건축 준비 과정에서 성도들을 '동역'이 아닌 '동원'의 대상으로 삼았고, 뜻을 달리하는 의견들을 묵살했다. 또한 한국교회에 만연한 '건물이 성전'이라는 그릇된 성전 신앙을 교묘하게 활용했다. 뿐만 아니라, 초대형 예배당 건축이 한국의 교회와 사회 전체에 미칠 파장을 고려하지 않았고, 건축에 쓰일 헌금을 이 땅에 고통 받는 이웃들을 돌보는 데 사용하는 데 무심했다.

개혁연대는 사랑의교회에게 이러한 문제점들을 알리고 다른 대안을 모색할 것을 다양한 방법으로 이미 제안한 바 있다. 기자 회견을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면담을 요청하였다. 오픈 포럼, 신학 포럼, 사회 포럼을 개최하여 평신도, 목회자, 신학자, 언론인, 기독 운동가, 시민 운동가 등 기독교 안팎 각계각층의 우려를 전달했다. 뿐만 아니라 교회 정문 앞에서 열흘간의 일인 시위를 통해 건축 재고를 요청했다. 그리고 건축에 반대하는 한국교회의 많은 이들과 함께 일간지 광고를 통해 우리의 충언을 전했다. 이러한 목소리들이 기독 언론뿐만 아니라 진보와 보수를 막론한 일반 언론을 통해 널리 전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랑의교회는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그간의 건축 과정을 통해 사랑의교회는 과거 스스로 표방한 건강한 교회의 모델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랑의교회는 이러한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교회 대형화에 대한 경계, 주변 교회 및 이웃들과의 협력,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관심 등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

앞으로 개혁 연대는 사랑의교회 건축 과정을 주목할 것이다. 관행이라는 명목하에 수많은 탈법, 불법, 특혜가 자행되는 것이 우리나라 건축 업계의 현실이기에, 사랑의교회는 건축 과정에서 이러한 죄악을 철저히 멀리하기를 당부한다. 이를 돕기 위해 개혁연대는 필요한 감시와 제보 접수를 계속할 것이며, 사랑의교회가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발전하기를 기도할 것이다.

이번 사랑의교회 예배당 건축을 반면교사로 삼아, 한국교회가 참된 교회론을 회복하고 잘못된 건축 관행을 반성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2010년 6월 21일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 백종국, 오세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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