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 독자들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장애인 인권에 대해 생각해 볼 만한 책과 영화를 준비했습니다. 딱딱하고 학문적이기보다는 쉽게 읽을 수 있는 책,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영화를 소개합니다. - 편집자 주

 

1. <당신은 장애를 아는가> / 김도현 지음 / 메이데이 펴냄 / 212쪽 / 1만 원

이 책은 장애 또는 장애 문제에 대한 학문적 이론서가 아니다. 10년 넘게 장애인 권리를 위해 투쟁의 한복판에서 활동한 활동가가 장애인들과 함께 겪은 경험과 문제의식을 책에 녹였다. 장애와 장애 문제, 장애인 운동을 올바르게 정립시키기 위해 내놓은 입문서로, 한국적 현실이 잘 반영되어 있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정상인-장애인'이라는 기존의 편협한 인식과 장애(인)에 대한 각종 편견, 부정적 인식이 왜 발생하며 올바로 보기란 무엇인지, 장애인들이 왜 목숨을 걸고 이동권, 교육권, 노동권, 활동 보조인 서비스 제도 등의 제반 권리를 위해 싸우는지, 그리고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 어깨 걸고 살아 나가기 위한 방향은 무엇인지를 일목요연하게 제시했다.

 

2. <장애여성공감 10년 활동사> / 장애여성공감 지음 / 한울아카데미 펴냄 / 132쪽 / 1만 4,500원

'장애인'이라 하면 여성보다는 남성을 연상하고, 대다수 장애인 문제는 남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장애 여성'은 장애인 사이에서도 차별받는 약자다. '여성 장애인'이 아닌 '장애 여성'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장애인' 앞에 '여성'을 붙이면 기존 장애인 개념의 부속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장애 여성'은 장애를 가진 여성의 독자적 영역을 나타내기에 더 적합한 표현이다.

이 책은 사회적 편견 속에서도 치열하게 살고 있는 장애 여성의 삶을 소개하고, 장애 여성을 위해 활동해 온 '장애여성공감'의 10년사를 정리한 책이다. 장애 여성의 성적 다양성과 성적 권리, 독립생활, 반(反)성폭력 운동, 문화 운동 등을 활동가들이 현장에서 직접 겪은 이야기로 생동감 넘치게 전달한다.

▲ <미 투>

3. "나도 마찬가지예요" / <미 투>

다니엘은 조금 특별한 다운증후군 환자다. 대학을 졸업해 학사 학위를 받았고, 사회 복지사 자격증도 있다. 그런 그가 사랑에 빠졌다. 출근 첫 날 만난 여인에게. 예전에 가족에게 받은 상처로 '원나잇스탠드'를 즐기는 여성 라우라. 처음에 그녀는 다니엘을 아이 취급한다. 다니엘은 애가 탄다. 힐끔 힐끔 그녀를 훔쳐보기도 하고, 자기 마음을 알아주지 않을까 봐 남몰래 눈물짓기도 한다. 그런 그에게 형은 "염색체가 46개인 여자는 널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다니엘은 용기를 내어 사랑을 고백한다. "사랑해요"라고 고백하는 그에게 그녀는 왜 자기를 사랑하느냐고 묻는다. 다니엘은 "왜냐하면 당신은 나를 보통 사람처럼 느끼게 하니까요"라고 답한다. 과연 라우라도 그에게 "나도 마찬가지예요"라고 답해 줄 수 있을까.

 

▲ <섹스 볼란티어>
4. 사람이 고픈 그의 마지막 외침 / <섹스 볼란티어>

'천길'은 손발을 못 쓰고 말도 거의 못하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중증 뇌성마비 장애 남성이다. 몸은 불편하지만 비장애인과 똑같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인터넷으로 연애했던 장애 여성과는 가족의 반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결혼 구인 광고도 해 보았지만 사기만 당했다. 장애가 악화되어 죽음을 코앞에 둔 그는 "죽기 전에 따뜻한 체온을 느껴보고 싶다"고 신부에게 고백한다. 천길의 고민을 듣고 고심하던 신부에게 자원봉사로 섹스를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여대생 '예리'가 찾아온다. 봉사가 이루어지던 모텔에서 이들은 불법 성매매 혐의로 체포된다. 장애인의 성 권리를 다룬 조금은 불편한 영화다. 그 불편함은 비장애인과 동등한 욕구를 지녔지만 차별받는 장애인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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