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히도 주일 예배를 이런 전도 집회 모델을 따라 드리면서 그것을 예배라고 부르는 교회가 많다. 그것은 예배가 아니라 전도 집회이다. 예배는 본래 회중을 향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경축, 즉 그리스도의 생애, 죽으심, 부활을 회중이 경축하는 것이다." (로버트 웨버)

권위 있는 예배학자의 지적입니다. 한국교회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빌 하이벨스 목사님이 세운 윌로우크릭 커뮤니티 교회는 주일 아침에 전도 집회를 엽니다. 우리가 흔히 구도자 예배(seeker's service)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윌로우크릭 교회에서는 예배와 전도 집회를 구분합니다. 주일 아침에 모이는 것은 예배가 아니라 전도 집회입니다. 그리고 기존의 성도를 위한 예배는 주중 수요일과 목요일 밤에 드리고 있습니다. (로버트 웨버, <예배가 보인다 감동을 누린다>, p.92)

전도 집회에서는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어 예술 특히 음악과 드라마를 통하여 복음을 전합니다. 설교 주제도 사람들의 관심 문제에 초점을 맞춥니다. 가려운 곳을 긁어 주고, 아픈 상처 만져 주고, 상한 곳을 싸매어 주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구도자들이 복음을 받아들이도록 배려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도 집회의 초점은 사람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예배는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지 않습니다. 예배는 오직 하나님께 초점을 맞춥니다. 하나님을 찬양하고 구원을 경축하고,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행하신 놀라운 일들을 선포합니다. 이때 하나님이 역사하십니다. 만져 주심이 있습니다. 죄를 뉘우치고 통회하고 자복하게 하시기도 하고, 실패와 좌절의 늪에서 일어나도록 힘을 주시기도 하고, 시련과 역경의 고통과 맞서 싸울 힘을 공급하시기도 하고, 천상의 지혜와 은혜로 역경을 극복하게도 하십니다. 이는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어 예배할 때 주어지는 은혜입니다. 그러기에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는 것은 곧 우리를 살리는 것이다.

전도 집회도 필요합니다. 전도 집회를 통하여 아직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지 못한 사람들, 아직 복음을 접해 보지 못한 사람들, 아직 예배를 드리기에는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한 사람들, 아직 경배와 찬양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 아직 복음의 원액을 그대로 받기에는 어린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보다 친근하게 복음을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는 전도를 위한 집회입니다. 말 그대로 구도자 즉 길을 찾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를 구도자 예배(seeker's service)라고 부릅니다. 또한 이를 열린 예배(open service)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전도 집회 다음은 예배입니다. 전도를 했으면 이제 예배를 드려야 합니다. 전도 집회에 참석하여 은혜 받고 구원을 받았으면, 이제는 진정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예배자가 되어야 합니다. 언제까지 내 필요에 초점을 맞춘 달콤한 예배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습니다. 언제까지 내 취향에 맞는 감성적이고 엔터테인먼트같은 예배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전도 집회는 예배로 나아가는 징검다리일 뿐입니다. 전도 집회가 예배가 될 수는 없습니다. 전도 집회는 예배자를 찾는 집회이어야 합니다.

예배가 전도 집회처럼 변해 가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과 동시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사람들의 귀를 즐겁게 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는 예배에는 사람들이 몰립니다. 그래서 교회마다 예배를 점점 더 열린 예배라는 이름의 전도 집회로 바꾸어 가고 있습니다. 성장하는 교회는 열린 예배를 드린다는 말이 마치 성장의 공식처럼 회자되고 있습니다. 열린 예배를 드리지 않는 교회는 마치 시대에 뒤떨어지는 교회처럼 여겨집니다. 예배를 열린 에배로 바꾸지 않는 목사는 꽉 막힌 목사처럼 생각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이 어떻게 보실까 하는 마음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전도 집회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예배가 전도 집회처럼 변하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예배는 예배이어야 합니다.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고, 하나님께 드리는 격식을 갖춘 예배가 드려져야 합니다. 하나님은 구도자도 찾으시지만 예배자도 찾으십니다. 하나님은 예배하는 자를 통하여 크고 놀라운 일을 행하십니다. 지금도 하나님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는 자를 찾으십니다.

홍정근 / 강남연동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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