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쌍용자동차 측이 평택공장 출입을 봉쇄한 가운데, 기독청년의료인회(회장 김영순)가 7월 30일 성명을 발표하고 농성 중인 노동자의 치료를 허락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경찰 체포 위협 때문에 중환자가 치료받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사망자가 생길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경찰과 회사 측이 환자에게 진료 요청 받은 의료진을 막는 것은 정당화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아픈 이들이 즉각 치료받을 수 있게 하라
 

지금 쌍용자동차 평택공장본사에서는 수백 명의 노동자들이 60일이 넘게 농성하고 있다. 이에 대해 쌍용 자동차 사측과 경찰은 지난 16일부터 파업 중인 노동자들에게 모든 식료품 반입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20일부터는 파업노동자들이 범법자들이며 ‘범법자들에게 인도주의는 없다’고 밝힌 후 물과 가스공급마저 끊었으며 노동자들을 진료하려 의약품을 들고 온 의료진마저 가로 막았다.

매일 헬기를 동원하여 씻을 물은 커녕 마실 물도 없는 상황에서 스치로폼까지도 녹일 수 있는 최루액을 뿌리고, 테러진압용으로 개발된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는 전기충격용 총인 테이저 건을 사용하여 한 노동자는 얼굴에 관통상을 입기도 하였다. 또한 늑골골절, 무릎연골 파열, 찢어진 상처 등 외상환자들이 다수 발생하였으나 방치되어 있으며, 고혈압, 당뇨 등과 같이 주기적인 검진을 받으며 매일 약을 먹지 않으면 중풍, 심근 경색증, 당뇨족 등 중요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 사람들도 방치되고 있어 급기야 당뇨족으로 인하여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다리를 절단해야 할 지 모르는 환자가 발생하였다 한다. 경찰의 체포위협 때문에 심근경색 전단계인 협심증 환자, 시신경 손상이 우려되는 녹내장환자, 신체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골절환자들이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 받지 못하여 언제라도 또 다시 중환이나 이로 인한 사망자가 생길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노동자들의 목숨을 건 대화 요청에도 사측이 응하지 않는 상태에서 내려오면 해고, 체포요, 내려오지 않으면 병이 들거나 굶어 죽는 것을 선택해야 하는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이! 다.

제네바 협약에 의하면 적대적인 전투 중에 있는 부상당한 적군과 점령지 주민에게도 음식과 의약품은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물며 같은 국민이며 이웃이었던 이들에게 음식물과 식수 반입을 차단하고 진료를 위한 의료인의 출입마저 차단한 사측과 경찰의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의료인은 마땅히 의인이나 죄인이나 상관없이 모든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치료나 간호가 환자의 투쟁을 중지시키는 조건으로 진행되어서는 안 되며, 투쟁 중에 있는 환자 역시 스스로의 결정에 의해 의료인을 선택하고 진료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러므로 환자로부터 직접 진료요청을 받은 의료진을 막는 경찰 및 회사 측의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한 마리 잃은 양을 찾아 기꺼이 나서는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 기독 의료인은 자신들의 목숨을 내놓고 사투를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의 생명이 위협받는 긴급한 상황에서 다음의 요구사항을 사측과 경찰, 정부에 강력히 요청하는 바이다.

1. 농성중인 노동자들의 생명에 필요한 물과 식량을 충분히 공급하라..
2. 파업투쟁중인 노동자 역시 헌법에 보장된 대로 진료 받을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파업노동자들이 원하는 의료인의 출입을 막지 마라.
3. 씻을 물은 커녕 마실 물도 없는 농성자에게 최루액과 테이저건의 사용을 중단하라.
4. 해고자들이 요청한 대화에 사측은 적극적으로 응하라.
5. 모든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정부는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라.

2009.7.30.

기독청년의료인회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