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기도의 용사'가 참 많다. 각 정당에서 여는 조찬기도회에 가면 참석자 대부분이 당원 아니면 당우겠지만, 이른 아침 국회에 와서 기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국회조찬기도회와, 각 정당 조찬기도회에는 200여 명 정도가 참석해 통성으로 기도한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국가조찬기도회에는 1500여 명 정도 모인다. 각계각층 지도자와 개교회 목사, 다양한 분야 관계자들까지 참석한다. 결론은 이들 모두가 기도하기 위해 모였고 간절히 기도한다는 것이다. 나라를 위해 지도자를 위해 국민을 위해 약자를 위해….

그러나 응답은 언제 이루어질까. 잘못된 기도를 하고 있는 걸까. 10여 차례 넘게 조찬기도회를 취재하면서 만난 택시기사들은 하나같이 비슷한 질문을 던졌다. "조찬기도회가 뭐예요?", "나라를 위한 기도회인가요?", "이 아침부터?", "직장엔 안 가요?" 질문 후에 따라오는 말이 있다. "이렇게 열심히 모여 기도하는데 나라는 왜 이 모양이에요. 하나님은 기도를 들어 주신다면서요. 근데 우리 같은 사람들은 하루하루가 장례식장 가는 기분이에요. 기자는 매번 대답 대신 그냥 웃으며 "수고하세요"라고 답한다. 취재하는 기자도 공감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국회의사당 본청 지하 2층에는 기도실이 있다. 국회 직원과 의원들이 예배하는 곳이다. 의원들이 모여 매일 아침 7시 이곳에서 기도를 한다고 한다. 쉬지 않고 기도하는 용사들이 있는데 국민들 한 숨은 깊어간다. 예수님은 가난한 자를 사랑하시고 약한 자의 편이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도 다 안다. 대통령, 국회의원, 사회 각계각층 기독인 지도자들도 분명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예수님 말씀대로 기도할 것이다.

지난 1월 한나라당 조찬기도회에서는 대통령을 위해 기도했다. 당연하다. 하지만 같은 시간 용산에서는 생존권을 요구하던 철거민들과 이를 진압하던 경찰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때 하나님은 대통령을 위한 기도를 듣고 계셨을까, 철거민들의 절규를 듣고 계셨을까. 기독인 의원들이 열심히 기도하지만, 부유한 자와 기득권만을 위한 법안이라는 '악법'이 나온다. 열심히 기도한 의원들이 검찰에 불려 간다. 이들의 기도를 점검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열심히 기도하지만 응답은 없고, 서민들은 신음하고 아파하며 나라를 향해 분노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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