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재형 목사의 교단에서 목사 안수까지 받은 이탈자와 한국교회 대표적인 이단연구가 4인이 9월 11일 여전도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재형 목사의 이단 의혹에 불씨를 당겼다. ⓒ뉴스앤조이 김세진

과거 통일교 신봉자이자 <크리스천투데이> 설립자인 장재형 목사(60세)를 재림주로 믿었다는 증언이 마침내 한국에서도 나왔다. 또 이 증언과 더불어 국내 대표적인 이단전문가 4인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회장 엄신형 목사)가 장 목사의 이단성에 대한 연구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나섰다.    

장재형 목사가 총회장을 지낸 예장 합동복음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이동준 씨(31세)는 9월 11일 오후 2시 서울 연지동 여전도회관 8층 회의실에서 4인 이단연구가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장재형 목사를 재림주로 믿었던 과거의 삶을 털어놨다.

이 씨는 이날 발표한 8페이지 가량의 간증문을 통해 장 목사가 설립한 크로스맵과 <크리스천투데이>에서 영업과 광고를 담당했던 전력 및 통일교 합동결혼식과 유사한 성혼식을 하게 된 배경을 고백하고, 통일교와 유사한 장재형 추종 세력의 이단성에 대해 폭로했다.

한 교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이단연구가로 꼽히고 있는 최삼경 목사(한기총 이단사이비문제상담소장), 진용식 목사(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부위원장·한국이단상담소장), 박형택 목사(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전문위원·예장합신 이단사이비문제상담소장), 최병규 목사(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전문위원·예장 고신 유사기독교 연구소장)등 4인은 이동준 씨와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들은 장 목사의 이단성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한편 한기총이 장 목사에 대한 조사를 다시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증언자 이동준 씨는 2002년 8월 경 장재형 목사의 소속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복음의 선교사인 "김시내 간사(본명 김혜란)와의 만남을 통해 성경공부를 시작하고, 장재형 목사가 인도한 수련회에 참석해 큰 은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이후 "'다시오실 주님은 이땅에 계신 그 분(장재형 목사)이다'는 결론으로 끝나는 80강좌와 역사강의 공부를 마치고, 자신을 가르친 김혜란 씨 앞에서 장재형 목사를 다시오신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는 '견신'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씨에 따르면 그는 '견신' 후 3개월 만에 강원도 춘천의 봄내교회의 전도사로 임명을 받아 사역했으며 2003년 7월 17일 장재형 목사가 맺어준 현재 부인과 성혼식 2기로 결혼을 했다. 이 씨는 성혼식을 한 남자 사역자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목사안수를 받았으며 자신도 견신한지 10개월 여 만에 목사 안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목사안수식에는 장 목사와 선배 목사들이 참석해 이 씨의 머리에 안수를 하고 기도하는 형식으로 조촐하게 진행됐다고 한다.

▲ 증언자 이동준씨(31세)는 장재형이 가르친 교리가 통일교의 원리강론과 유사하다고 말했으며, 장재형을 재림주로 믿었다고 고백했다. ⓒ뉴스앤조이 김세진
이 씨는 "성혼식은 정통 결혼식과 조금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비밀리에 행해지는 의식이라서 가족이나 친지에게 알리지 않았으나 이후 문제가 되자 별도의 결혼식을 한 부부도 있다"고 설명했으며, 다시 오신 예수님의 사도가 되었다는 의미로 주어지는 '사도 반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후 예장 합동복음 교단의 중추적인 교회로 알려진 안디옥 교회 부목사로 발령됐으며, 이후 유관단체인 크로스맵의 영업사원,<크리스천투데이>광고국장을 역임했다고 밝혔다.이 씨는 장 목사가 설립한 단체들은 철저히 대외용 맨트와 목양욕 맨트가 분리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내부적으로는 '장재형 목사가 이끌어갈 42년 역사'와 '부름받은 14만 4천'등을 가르치면서도 이러한 내용이 외부에 드러나게 되면 역사가 중단된다고 강조한다는 것이다.

'카드깡'과 OTCS(올리벳대학의 전신)와 호주 SCC(Southern Cross College)의 불법학위교류 등, 장 목사가 세운 단체의 도덕성 문제를 토로하던 이 씨는 <크리스천투데이>에 재직하던 2004년 장재형 목사의 통일교 관련설이 돌고 한기총 이단대책위원회에서 조사를 진행한 당시, 본지 <뉴스앤조이>의 기사(합동복음 총회장 장재형 목사 통일교 전력 논란①,②,③)를 보며 의문을 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당시 장 목사의 통일교 전력은 "초창기 맴버들만 알고 있었을 뿐 늦게 들어온 사람들에게는 숨겼다"고 말했다.또,장 목사가 내부적으로 "통일교는 세례요한적인 사람들"이라며 후에 흡수해야 할 대상이라고 가르쳤고, 그렇기 때문에 당시 한기총이 장 목사에게 '통일교는 이단'이라는 광고를 신문에 내라고 한 지시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씨는 통일교의 '원리강론' 등을 읽어보면서 장 목사가 가르친 '영원한 복음'과 상당부분 일치함을 발견해, 탈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탈퇴를 발표하기 며칠 전 장 목사가 집으로 찾아와 약 3시간동안 자기가 그리스도라고 가르친 적이 없다는 것만 주장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이 씨는 장 목사와 추종세력에게서 배운 모든 자료를 보관하고 있었다고 한다.사과박스 한 박스 분량의 그 자료들은 지난 7월 홍콩 방문 이후 중국과 홍콩 등에서 공증자료를 입수하며 장재형 목사의 재림주 의혹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4인 이단전문가들에게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한기총의 장재형 목사 통일교 관련 재조사위원회위원장 박형택 목사)의 구성원이었던 3인이 포함된 4인 이단전문가는 입장표명을 통해 △장재형 목사의 통일교 전력,△목사 안수 문제 △국내·외 장재형 사역자들의 재림주 가르침 △통일교의 합동결혼식과 유사한 성혼식 등을 지적하며 향후 한기총에서 장재형 목사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다시 하도록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장재형 목사가 설립한 <크리스천투데이>기자 4명을 비롯해 예수청년회(대표 김대기) 관계자들이 참석해 기자회견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들은 장 목사가 최삼경 목사 등에게 보낸 내용증명서와 성명서를 격앙된 어투로 읽어내려가며 장 목사가 재림주라고 가르친 적이 없으며 건전한 신앙고백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기자회견장의 분위기를 흐려 여러 언론사 기자들로부터 질책을 받기도 했다. 기자회견장 밖에는 예수청년회 회원들로 보이는 20여 명이 몰려들었다. 

예수청년회(예청·대표 김대기)는 이어 여전도회관 14층 회의실에서 이동준 씨를 가르친 김시내 간사가 반박 증언을 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기자들의 참석을 요구했다.그러나 김시내 간사는 한 시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았고, 예수청년회의 성명서만 발표됐다.

예수청년회는 "삼신론자 최삼경은 한기총을 떠나라"는 성명서에서 '이단혐의'가 있는 최삼경 목사가 그 일당들과 공모해 이단사냥을 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최삼경 목사를 '삼신론자'로 매도하는 주장은 이미 여러 이단 단체들이 최목사를 공격할 때 등장하는 해묵은 전략이다. 

김시내 간사는 기자 회견에 나타나지 않은 대신 이날 밤 늦게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자신은 재림주라고 가르친 적이 없으며 △이동준 씨는 목사가 아닌 '인턴패스터'였고 △최삼경 목사가 이동준 씨의 왜곡된 주장을 가지고 이단조작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동준 씨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은 그동안 일본과 홍콩 그리고 중국 등지에서 장 목사와 관련된 여러 의혹들을 국내에서 직접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다.

올 4월 홍콩 교계 명망가들로 구성된 독립조사위원회가 중국과 홍콩 등에서 장재형 목사의 재림주 의혹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2007년 일본에서 불거졌던 장 목사의 재림주 의혹이 중국과 홍콩, 일본, 북미와 호주, 유럽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한국에서도 증언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동준 씨의 증언은 중국과 홍콩 등에서 나온 증언과 그 내용면에서 매우 비슷하다. 

최근 한기총에서 가장 왕성한 이단대책 활동을 펼치고 있는 4인 이단전문가들이 곧 한기총에 장재형 목사에 대한 이단성 조사 문제를 상정할 것이라고 밝힌 대목은 장재형 목사 관련 세력들과 일반 교회들이 어떤 관계를 설정해야 할 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지침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이날 기자회견에는 10여 명의 교계 기자들이 참석했으며 예수청년회(대표 김대기)와 <크리스천투데이>기자 다수도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김세진

 

▲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예수청년회(대표 김대기)와 <크리스천투데이>기자들이 다수 참석해 기자회견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표시했다. ⓒ뉴스앤조이 김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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