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5일 홍콩 현지에서 <기독일보>사건 독립조사위원회 다니엘 오(가광휘)위원장과 <기독일보> 전 고문 라석위 목사 등을 만났다. ⓒ뉴스앤조이 김은석

지난 4월 10일 홍콩에서 <기독일보>사건독립조사위원회(이하 독립조사위)가 장재형 목사의 재림주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의 내용은 홍콩과 중국을 넘어 점차 세계 교회로 퍼지고 있다.

확산되고 있는 의혹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6월 5일, 홍콩 현지에서 독립조사위원장인 다니엘 오(가광휘)와 전 홍콩<기독일보>고문 라석위 목사, 현지에서 중국 선교를 하고 있는 M선교사(가명)를 만났다. 5시간 넘게 이어진 좌담에서 홍콩<기독일보>사건에서 시작돼, 데이빗 장(장재형 목사)의 재림주 의혹으로 확산된 사태의 전말을 전해 들었다.

토마스 왕 목사 “데이빗 장 그룹 경계하라”

독립조사위 구성 전까지 <기독일보>와 예수청년회를 따라다닌 의혹의 배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의혹의 발단은 2006년에 시작됐다. 2006년 5월 31일 중국의 <Chinese Christian Praise Cummunity>라는 인터넷 사이트에 ‘새로운 이단을 조심하자-예수청년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1996년부터 10년간 예수청년회의 역사를 설명하는 내용이 담긴 이 글은 중국과 홍콩 교계에 빠른 속도로 퍼졌다. 그러나 내용을 규명할 수 없는 인터넷 글이었기 때문에 예수청년회에 대한 의혹이 수면위로 올라오지는 않았다.

한편 2006년 9월에 화교권 교회의 대표적인 지도자 토마스 왕 목사는 예수청년회가 허락 없이 자신을 회장으로 임명한 사실을 발견해 이를 문제 삼았고, 같은 해 11월 홍콩 교계 일부 목사들에게 예수청년회의 의혹을 지적하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1년 후인 2007년 11월 토마스 왕 목사는 홍콩의 <시대논단>이란 언론과 인터뷰에서 <기독일보>와 예수청년회 관계자와의 면담내용을 공개하는 한편, 데이빗 장 그룹의 이단성에 우려를 표하고, “중국 교계가 이들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자”고 강조했다.  

프랭클린 그래함 집회, <기독일보> 의혹 수면 위로 올라온 계기

이러한 홍콩 교계 흐름 속에서, 2007년 11월 홍콩에서 열린 프랭클린 그래함 집회를 준비하던 중 <기독일보>사건이 터졌다. 홍콩<기독일보>는 집회 주최 측에 접근, 홍보지를 만들어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주최 측은 홍보지가 인쇄되기 일주일 전, <기독일보>가 자신들의 동의 없이 지면에 모금을 요청하는 내용을 실은 것을 발견하고 인쇄를 중지시킨다. 이 사건이 홍콩경제일보(Hong Kong Economy Times)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기독일보>의 도덕성은 타격을 입었다. 

<홍콩경제일보> 등 언론매체와 홍콩 교계는 <기독일보> 사태를 계기로 <기독일보>와 '예수청년회' 그리고 데이빗 장과의 관계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의혹을 제기했다. 사태가 계속 커지자 <기독일보> 측은 고문단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고, 결국 다니엘 오 변호사와 고문단을 중심으로 <기독일보>사건에 대한 독립조사위원회가 발족했다. 

독립조사위는 보고서에서 <기독일보>가 프랭클린 그래함 집회를 이용해 모금을 하려한 사건에 대해 “사기 행위의 증거는 없다고 보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니엘 오는 “홍콩법상 상업단체도 기부 요청을 할 수 있지만 통상 모금활동은 비영리단체들이 하기 때문에, 기독교 매체인 <기독일보>가 윤리적인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기독일보>의 도덕성을 비판했다.
 
한편, 독립조사위는 조사범위에 있어서 <기독일보>와 예수청년회, 나아가 데이빗 장에 대한 의혹 규명에 무게를 두었다. 조사에 착수하면서 수년간 화교권 교회 내부에 <기독일보>와 예수청년회에 대해 널리 퍼진 의혹의 심각성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 <기독일보>사건 독립조사위원회의 보고서 내용은 http://www.enquirycommittee-ghi.org에서 영문과 중문으로 제공되며, 조사범위와 보고서 내용, 위원회 명단을 확인할 수 있다.

독립조사위원장이며 현지 변호사인 다니엘 오는 “처음에 우리(고문단을 중심으로 구성됐던 조사위)는 젊은 청년들에 대한 동정심을 갖고 인터넷에 퍼진 의혹을 해소해 주기 위해 조사를 시작했다” 고 밝혔다. 그러나 조사위는 초기에 자료를 수집하면서 이들에 대한 점차 심각한 의혹을 느끼게 됐다. 이 과정에서 다니엘 오를 제외하고 조사위원회 내에 <기독일보>와 관련된 기관의 전현직 고문들이 공정한 조사를 위해 독립조사위원회 및 <기독일보> 관련 기관 고문직에서 물러났다. 독립조사위원회는 두 명의 전 신학교 원장과 대법관 출신 등 7명의 위원과 <기독일보> 전 고문단이 포함된 5명의 관찰원으로 재구성 돼 본격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예수청년회, 한국에서 보낸 선교사가 시작해"

현재 예수청년회 홈페이지에 명시된 내용에 따르면, 예수청년회는 1996년 복음주의장로교회의 선교사의 성경공부에 의해 상하이의 푸단대학(Fudan University)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M선교사는 “18개월 전의 예수청년회 홈페이지에는 예수청년회가 한국에서 보낸 선교사가 시작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다"며 ”예수청년회가 한국과의 관계를 감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 예수청년회가 1999년에 푸단대학생들이 스스로 시작했다”는 한국 예수청년회의 주장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기독일보>고문이었던 라석위 목사는 더 구체적으로, 예수청년회가 장재형 목사와 분명히 연결 돼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예수청년회는 1996년에 서울 O교회에서 중국 푸단대학에 파송된 선교사 박 아무개”라는 한국인이 시작했으며, 푸단대학을 중심으로 한 예수청년회의 간사 대부분이 박 씨와 관계있다”는 것이다. 독립조사위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박 씨는 현재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고 있으며, 샌프란시스코에는 장재형 목사가 설립한 올리벳대학이 있다.

예수청년회와 <기독일보>, 장재형 목사의 긴밀한 관계

예수청년회의 홍콩책임자가 독립조사위에 제공한 회원 명단에 따르면 2008년 3월 28일까지 <기독일보>의 홍콩판 편집인 등 4명의 핵심직원이 예수청년회의 회원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예수청년회와 <기독일보>의 인력 공유를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예수청년회의 홍콩책임자와 <기독일보>의 홍콩책임자가 부부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이들 부부는 예수청년회에서 만나 결혼했으며, 장재형 목사가 미국에 설립한 올리벳대학(Olivet University) 출신이다. 이들은 각각 리타(Rita)에서 레이첼(Rachel), 크리스(Chris)에서 피터(Peter)로 개명을 하는 등 자신들의 과거를 숨기려 한 것으로 보인다. 독립조사위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홍콩 예수청년회 책임자인 레이첼은 과거 홍콩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누룩장로교회(Yeast Presbyterian church) 지도자 출신이다. 다니엘 오는 “레이첼이 자신의 과거를 진술하고 서명한 자료를 가지고 있다”며 그들이 더 이상 실체를 숨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독립조사위는 세 명의 <기독일보> 관계자와 두 명의 예수청년회 관계자로부터 일관되지 않은 증언을 듣는다. 2월 18일 인터뷰에서 만난 예수청년회의 레이첼과 <기독일보>관계자는 “장재형 목사가 그들의 영적리더(spiritual leader)”라고 증언했다. 그러나 레이첼은 예수청년회의 또 다른 핵심관계자인 케런(Karen)과 동석한 2월 22일 인터뷰에서는 장재형 목사와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흥미롭게도 2월 22일 오전에 있었던 이 들의 증언은 같은 날 오후 올리벳대학교 신학대학장인 윌리엄 와그너의 증언으로 신빙성을 잃는다. 윌리엄 와그너는 독립조사위와의 인터뷰에서 “데이빗 장이 올리벳대학을 비롯해 예수청년회와 <기독일보> 등으로 구성된 ‘공동체(The Community)'의 영적리더”라고 증언했기 때문이다.

“데이빗 장은 ‘공동체’의 영적 지도자”

독립조사위는 수차례에 걸쳐 장재형 목사와의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장 목사는 올리벳대학의 학장인 윌리엄 와그너를 보냈다. 그러나 독립조사위는 와그너 학장과의 인터뷰에서 올리벳대학을 중심으로 한 데이빗 장 그룹의 연결고리를 확신하게 되었다. 와그너 학장이 2월 22일에 독립조사위와의 인터뷰에서 예수청년회와 <기독일보>는 물론 장재형목사가 세운 또 다른 단체, ACM과 쥬빌리미션, 크로스맵과 베레컴, 크리스천투데이, 크리스천포스트 등이 '공동체(The Community)'라는 이름 아래 올리벳대학과 긴밀한 관계가 있음을 시인했기 때문이다.

▲ 윌리엄 와그너 학장이 2월 22일에 독립조사위와의 인터뷰에서 제공한 자료. 와그너 학장은 예수청년회와 <기독일보>는 물론 장재형목사가 세운 또 다른 단체, ACM과 쥬빌리미션, 크로스맵과 베레컴, 크리스천투데이, 크리스천포스트 등이 올리벳대학과 긴밀한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자료제공 <기독일보>사건 독립조사위원회

다니엘 오는 “와그너 학장은 장재형 목사를 ‘올리벳대학의 영적 지도자(Spiritual Leader)’라고 치켜세웠으며, ‘올리벳대학의 설립자금 역시 데이빗 장에게서 나왔고, 그가 기관설립의 전문가라고 증언했다’며 ”윌리엄 와그너의 증언을 종합해 볼 때, 이 모든 조직이 하나의 기업처럼 연결 돼 멤버쉽과 전략, 사무실, 정보, 기술력을 공유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중국 세 지역 증언자, “목사님이 재림 구세주다“

조사위는 직접적인 증언과 증거자료를 획득하기 위해 중국의 4개 지역에 3명의 조사원을 보내 2명의 핵심 멤버를 포함한 전 예수청년회 회원들과 캠퍼스 사역자 등 15명의 증인들을 만났다. 

독립조사위가 중국의 증언자들에게서 얻은 자료에 따르면, 3개 지역의 예수청년회에서 ‘예수의 초림이 실패했다‘고 가르친다는 증언이 나왔으며, 3개의 지역에서 ”’MSN(목사님-독립조사위는 장재형 목사를 지칭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이 재림 구세주다‘고 가르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모든 지역에서 “예수청년회가 ’정당한 거짓말은 지혜다”라고 가르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M선교사는 “예수청년회가 ‘들을 귀가 있는 자에게만 이런 가르침을 알려야 하며, 들을 귀가 없는 자에게는 재림 구세주를 가르치지 말라‘고 가르치면서 자신들의 교리를 철저히 은폐하고 있으며 조직을 떠나면 이탈자는 물론 그 가족까지도 위협을 한다고 들었다"며 예수청년회의 폐쇄성을 지적했다.

독립조사위는 장재형 목사와 예수청년회 고위 관계자의 강해자료 등, 교리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상당한 자료를 입수해 놓고 있었다. 라 목사는 ”예수청년회의 간사 급이 되면 컴퓨터를 통해 한국어 설교를 들어야 하는데 내용을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들어야하고, 다 듣고 난 후에야 번역한 문서를 볼 수 있다“ 또 ”자료의 내용이 통일교의 원리강론과 매우 유사하다”며 예수청년회의 교리적 뿌리가 장재형 목사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한국 교계가 조사에 나서면 협조 하겠다“

이런 과정을 거쳐 발표된 독립조사위원회의 보고서는 홍콩을 비롯한 중국과, 북미 등 전세계 화교권 교회에 빠른 속도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4월 제프 터니클리프 세계복음주의연맹 회장과 장재형 목사의 방문까지 받았으나, 독립조사위의 보고서를 접하고 5월 27일 예수청년회를 비롯한 장재형 세력과의 관계를 단절한 하이띠엔교회가 그 예이다. 또한 북미에서 활동하고 있는 화교권 교회 지도자 토마스 왕 목사 역시 계속해서 홍콩의 언론매체와 일부 목회자들을 통해 화교권 교회가 경계심을 늦추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다니엘 오는 “서방교회 측에서 판단하길 독립조사위의 보고서가 신빙성이 있지만, 데이빗 장이 한국교회 출신이고, 한기총이 그의 이단 의혹을 이미 조사한 뒤 받아들였기 때문에 어느 쪽을 신뢰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다”며, “한기총이 아니더라도 한국 교계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지도자들이 나와 자체적인 조사에 착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니엘 오는 덧붙여 “한국 교계가 협조를 요청하면 언제든지 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증언자들의 신변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증언 자료들도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예수청년회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홍콩<기독일보>는 독립조사위가 지난 1월 28일 이후, 음해세력에 의해 재구성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콩 <기독일보>는 지난 3월 4일 '조사단이 이미 변질되어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독립조사위원회에 보낸바 있다. 

또 중국 예수청년회는 4월 10일, "독립조사위가 아무런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여전히 예수청년회와 통일교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조사를 진행하는 무례함에 대해 강렬한 분노와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으며, 자체적으로 '이단날조사건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 예수청년회도 지난 6월 17일 홈페이지에 '중국예청 음해 보도에 대한 한국 예청의 반론'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조사단의 편파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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