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교회가 다락방 류광수 목사가 당회장으로 있는 임마누엘서울교회에 매매됐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300억 원이 넘는 부채에 시달려 온 경기도 광주 성령교회(엄기호 목사) 예배당이 매각됐다. 성령교회는 올해 1월, 세계복음화전도협회(다락방) 류광수 목사가 당회장으로 있는 임마누엘서울교회와 490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성령교회 부지는 2만 6800평에 이른다. 예배당은 지하 3층과 지상 6층 규모로 연건평 7300평이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이영훈 대표총회장) 소속 성령교회는 한때 3000명이 출석할 정도로 큰 교회였다. 하지만 갈수록 교인은 줄어들었고 부채에 허덕였다. 예배당을 지을 때 빌린 200억 원은 300억 원으로 불어났다.

부채 규모가 커지자 엄기호 목사와 (재단)순복음선교회 측은 예배당 매각을 추진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통합·고신 등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다락방 류광수 목사 측이 매입 의사를 밝혔다. 류 목사 측은 지난해 6월 가계약하고 올해 초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엄 목사는 2월 1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490억 원에 계약했다고 말했다.

엄 목사는 류광수 목사 측에 교회를 넘긴 것이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볼 때 류광수 목사는 이단이라고 볼 수 없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 다 조사해 (이단에서) 해제한 일이 있다. 우리 기하성 교단에서도 조사에 참여했다. (류 목사는) 괘씸죄에 걸린 거고, 이단은 아니라고 결론 냈다"고 언급했다.

성령교회 예배당 매각과 관련해 (재단)순복음선교회 측 입장을 듣기 위해 관계자들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들은 답변하지 않았다. 임마누엘서울교회 측도 "담당자들이 자리에 없다"고만 말했다.

엄기호 목사는 류광수 목사를 적극 옹호했다. 이단이 아니기 때문에 교회 매매는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성령교회는 광주를 떠나 성남시 모란동에 있는 한 빌딩에 거처를 마련했다. 재단이 빚을 갚고 남은 돈으로 예배 공간을 마련해 줬다. 교회 이름도 성령사랑교회로 바꾸고, 이번 주 수요일부터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엄 목사는 "7~8층을 매입했다. 7층은 100평, 8층 260평 정도 된다. 인테리어 비용까지 더하면 70억 정도 된다"고 말했다.

엄기호 목사는 재단 측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받아야 할 돈이 더 많은데, 재단이 내놓지 않고 있다고 했다. 엄 목사는 "여의도는 내 친정집이나 마찬가지고, 조용기 목사님이 나를 오른팔로 여겨 주셔서 교회 모든 재산을 재단에 넣었다. (예배당이 매각되면) 여의도가 도와준 것만큼 갚으려고 했는데, 한 푼도 못 주겠다고 한다. 뺄 건 빼고 남은 금액은 우리 교회에 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도 불만을 내비쳤다. 엄 목사는 "기존에 있던 예배당 근처에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지교회를 세웠다. 우리 교인들을 데려가려고 손짓하고 있다. 장로와 교인 몇 명이 거기로 갔다. 이건 윤리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 상도덕에 어긋나는 일이다"고 말했다.

성령교회가 어려움을 겪게 된 이유를 '영성'에서 찾았다. 엄기호 목사는 "영성이 약해서 그런 거다. 말씀과 성령이 충만하면 세상 것이 눈에 안 보인다. 믿음이 떨어지고 영성이 약해지면 세상 물질을 보게 되고, 탐욕이 생기게 마련이다"고 말했다.

일부 교인과 목회자도 물질적으로 피해를 입었다. 연대보증을 섰다가 집을 날린 장로들도 있고, 담보대출을 받아 교회에 헌금을 낸 교역자들도 있었다. 성령교회 출신 한 목사는 "7년간 사례비도 못 받았는데 엄기호 목사는 끊임없이 교회가 어렵다며 물질 지원을 요청했다. 파악하기로 전체 피해 금액은 40억 원이 넘는다. 엄 목사가 피해자들을 구제하지 않으면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엄기호 목사는 이런 사실도 모두 인정했다. 그는 "지급해야 할 돈은 40억이 넘는다. 양평에 있는 기도원을 매각하면 가능할 것 같다. 그것도 안 되면 납골당을 팔든지 할 생각이다"며 피해를 보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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