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6일 박정희 40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전광훈 목사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자유한국당과 결별한 이들은 1월 31일 자유통일당을 창당한다. 창당준비위원장 김 전 지사는 "한 손에는 태극기, 한 손에는 십자가를 들고 대한민국을 적화통일로부터 구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이찬민 기자] 자유한국당과 결별을 선언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함께 '자유통일당'을 창당하기로 했다. 자유한국당을 지지해 온 전 목사와 김 전 지사는,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새로운보수당과 통합하려고 나서자 반발했다. 광화문 집회에 참여하는 보수·우파 세력을 향한 무시 내지 배신으로 이해했다.

전광훈 목사와 김문수 전 전 지사는 1월 28일 서울 용산구 서울충만교회 2층 ANI선교회에서 자유통일당 홍보를 위한 '자유 대연합 대회'를 열었다. 500여 명이 모여 전 목사와 김 전 지사 이름을 연호했다.

신당 자유통일당에는 전광훈 목사가 깊이 관여하고 있다. 전 목사는 그동안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지지해 왔지만, 지난주 토요일 집회에서 지지 철회를 선언했다. 선거법, 공수처법, 예산안 처리 등을 막지 못한 패잔병들이 공천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 목사는 "자유한국당은 선거법, 공수처법 등 3대 악법이 통과될 때 구경만 했다. 설령 이번에 자유한국당이 180석을 얻어도 3대 악법을 폐기하지는 못할 것이다. 과거 야당처럼 목숨을 걸고 뛰어들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제대로 싸울 줄 아는 30~40대 100명을 국회로 보내자고 했다.

자유통일당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은 김문수 전 지사는 "대한민국이 적화통일 목전에 와 있다. 전광훈 목사의 태극기 군대와 십자가 군대가 대한민국을 살릴 가장 강력한 힘이다. 자유통일당은 한 손에는 태극기, 한 손에는 십자가를 들고 대한민국을 구할 마지막 군대가 되겠다"며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자유한국당에 26년간 몸담아 온 김 전 지사는 당을 성토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표만 좇는 대중정당이다. 영혼 없이 좌클릭만 하다 보니까 우리가 뽑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고 감옥에 집어넣었다. 재판할 때 석방하라는 말 한마디 하지도 않는 정당을 대중 정당이라고 할 수 있나. 정당은 의리가 가장 중요한데 의리도 없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새로운보수당)도 비판했다. 김 전 지사는 "유승민은 박근혜 대통령 은덕을 가장 많이 입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고 아직까지도 반성할 줄 모르고 '자유한국당 해체하라'고 말한다. 사람으로서 이런 소리를 할 수 있나.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모인 500여 명은 "위대한 대한민국 만세, 자유통일당 만세"라고 외치며 신당 창당을 축하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자유 대연합 대회에는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도 참석했다. 안 의원은 "전광훈 목사님은 하나님이 대한민국을 재도약하기 위해 보내신 분이다. (집회에) 2000명 모으기도 힘든데 매주 수만 명을 불러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당장 보수·우파가 분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총선 한 달을 앞두고는 우파 진영 2/3는 뭉칠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이 발언을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가려 하자, 전광훈 목사가 "자유한국당은 후보 단일화에 대한 의지가 있느냐"고 기습 질문을 던졌다. 안 의원은 "끝까지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단상에 선 인사들은 총선 승리를 염원하는 발언을 쏟아 냈다. 기독자유당 고영일 대표는 "이번 일을 통해 우파가 하나 되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한미 동맹이 다시 세워질 것이다. 광화문 집회 세력을 중심으로 이 나라가 하나 되면 자유 통일이 속히 올 것"이라고 했다.

김경재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는 "하나님이 이 땅에 전광훈이라는 선지자를 보내셨다. 이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며 "(자유통일당은) 적어도 제1야당이 돼야 한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군구국동지회 정광작 회장은 "지금까지 종교 단체가 (선거에서) 승리한 적 없는데 이번 경우는 다르다. 군 단체와 시민단체가 결집해 나가면 이룰 수 있다고 본다. (전광훈) 목사님이 총참모장이 되시고, 김문수 지사님이 사령관이 되면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유통일당 창당 대회는 1월 31일 오후 1시 백범기념관에서 열린다. 전광훈 목사는 "2월 1일 토요일 광화문 집회는 자유통일당 창당 기념집회로 열겠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종말 고해
보수·우파 후보 나오면 단일화"
수억 수수 혐의 관련
"이단 해제 대가성 아닌
변승우 목사의 애국 운동 지원비"

자유통일당 창당과 관련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행사가 끝난 후 전광훈 목사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 목사는 "이미 광화문에 자유 우파 국민이 모여 있는데, 우리를 놔두고 영양가 없는 유승민 당과 통합하겠다고 한다. 그것도 유승민이 제안한 3가지 안을 수용까지 해 가면서 말이다. 당을 유승민에게 갖다 바친다는 건데, 이걸 누가 동의하겠나. 황교안 대표도 보통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공천심사위원장 김형오 전 국회의장도 문제라고 했다. 전 목사는 "촛불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 회장도 맡고 있다. 이승만보다 김구를 앞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 비춰 봤을 때 자유한국당은 종말을 고했다. 우리 광화문 혁명 세력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이 상태로 가면 4·15 선거에서 절대 이길 수가 없다. 국가적 위기 앞에서 신당을 선포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일방적으로 독주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총선 직전 보수·우파 후보들이 단일 후보를 낼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전 목사는 "저쪽(진보 세력은)은 후보를 하나만 내는데, 우리 보수·우파는 2~3명이 나온다. 이런 방식으로는 이기지 못한다. 자유통일당은 보수·우파 후보를 단일화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신당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이끈다. 전 목사는 "나는 현재 기독자유당 후원회장으로 있다. 자유통일당 대장은 김문수다. 내가 직접 간섭하거나 참여할 수는 없다. 다만 대한민국의 모든 정당과 정치인을 바로세우는 지도 감독자의 역할은 계속할 생각이다"고 언급했다.

기독자유당은 자유통일당과 별개라고 했다. 전 목사는 "종교 정당인 기독자유당은 동성애, 이슬람, 차별금지법을 금지하고, 주사파 척결을 위해 비례대표를 낼 것이다. 고영일 변호사가 대표로서 잘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통일당 창당 소식이 알려지자 홍준표 전 대표는 1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수·우파가 대통합을 해야 하는 것이 시대정신인데 한국당과 유승민당은 서로 자기들만 살기 위해 잔 계산하기 바쁘고 태극기 세력은 조원진당·홍문종당·김문수당으로 핵분열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전광훈 목사는 "홍준표는 빨리 정치를 은퇴하고 떠나야 한다. 김문수가 두각을 나타내면서 자기 존재감이 사라져서 그런 것이다. 현재로서는 당들이 통합하는 건 불가능하다. 각 당에서 후보들이 나오면, 자유통일당이 후보 단일화를 진행할 것이다. 우리의 최후 목적이다"고 말했다.

전광훈 목사는 광화문 집회 세력 중심으로 보수 후보를 단일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전광훈 목사는 얼마 전 논란이 된 억대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단 해제 대가로 변승우 목사(사랑하는교회)에게 수억 원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청교도영성훈련원 소속인 변 목사의 '지원비'라고 했다.

전 목사는 "대가성이라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 변승우 목사는 내가 한기총에 들어오기 전부터 이단에서 해제됐다. 나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변승우 목사는 청교도다. 청교도라서 우리 애국 운동을 지원한 적 있다. 변 목사만 그런 게 아니다. 어떤 목사는 10억을 지원하기도 했다. 지난 30년간 청교도를 후원한 교회는 수도 없이 많다"고 말했다.

변승우 목사가 세운 대한예수교장로회 부흥 총회와의 통합도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전 목사는 "우리 대신 (복원 총회) 교단과 조만간 합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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