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곽승연 기자] 논문 지도 중인 제자와 부적절한 성적 접촉으로 학교에서 쫓겨난 감리교신학대학교 ㅅ 교수가 계속해서 활동 재개를 시도하고 있다. 기독인문학연구원(고재백 대표)은 '성화로 읽는 기독교 신앙'이라는 주제로 2월부터 4주간 ㅅ 교수에게 강의를 맡겼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외부에서 반발이 이어졌다. 현재 기독인문학연구원은 이 강좌를 취소한 상태다.

ㅅ 교수는 2016년 제자에게 성적 접촉을 한 사실이 드러나 성폭력 혐의로 기소됐다. 감신대에서도 해임됐다.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ㅅ 교수는 공소사실 중 일부를 시인했으나,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ㅅ 교수 주장을 받아들여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가고 피고인이 인정하는 행위만으로도 도덕적 비난 가능성이 크다 하더라도, 위력으로 피해자의 성적 자유 의사를 제압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의 항소로 2심까지 갔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2018년 1월 무죄판결이 확정됐다.

이후 ㅅ 교수는 무죄판결을 내세우며 학교에 복귀하려고 시도하고 대외 활동을 재개했다. 2018년 12월 신간을 출간하고, 2019년 공저를 펴내는 등 신학 연구를 계속했다.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는 감신대 복귀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감신대 교수들과 동문, 학생들은 반발했다. 이들은 ㅅ 교수가 형법상 무죄라 하더라도, 그가 인정한 행위만으로 신학대 교수 자격이 없다고 했다. 무엇보다 피해자와 감신대 공동체에 공식적으로 '부적절한 성적 접촉' 자체를 한 번도 사과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ㅅ 교수가 소송 당사자 외에도 다른 학생에게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감신대 학생들이 ㅅ 교수 불기소 결정에 반발하며 지난해 10월 23일, 감리회 본부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ㅅ 교수는 1월 23일 <뉴스앤조이>와 통화에서, 자신의 복귀에 반발하는 여론에 억울해했다. 그는 "과거 사실 중 추행은 없었다"며 "추행이 있었으면 내가 감옥 갔을 것"이라고 했다. 공식 사과나 반성 없이 대외 활동을 재개하는 데 문제를 제기하는 것 아닌가 질문하자 "그렇게 말하고 생각하는 사람은 소수"라고 답했다. 성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회개하지 않는 모습은 전병욱 목사(홍대새교회)와 같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모르겠다. 나는 누구와 비교당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ㅅ 교수는 언론이 자신의 과거사를 자꾸 들춰내 공격한다며 "그럼 내가 언제 대외 활동을 다시 할 수 있다고 허락해 줄 것이냐"고 불쾌해했다. 그는 "4년 전부터 언론이 부추기고 정치적으로 악용해도 아무 말도 안 했다. 지금은 자유로운 시민으로 살고 싶다. <뉴스앤조이>가 리버럴(진보적·liberal)하다고 알고 있는데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최고로 여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번 기독인문학연구원 강좌는 주최 측에서 의뢰한 것이며, 앞으로도 강의는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ㅅ 교수는 "아무리 좋은 일을 한다고 해도 과거나 지금이나 반대하고 찬성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강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충족시킬 것이고 앞으로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언론에서 비방하고 흠만 잡는 것이 아니라, 좋은 강의와 책 소개 같은 창조적인 일도 뉴스로 보도해 달라"고도 했다.

ㅅ 교수가 강의한다는 사실이 퍼지자, 감신대 동문들을 중심으로 기독인문학연구원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ㅅ 교수 사건 발생 당시 엄정한 처벌을 요구하며 시위를 열어 왔던 감신대 전 총여학생회장 이은재 씨는 23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ㅅ 교수가 죗값을 다 치렀다고 하는데, 그동안 책임지고 반성하는 모습이 전혀 없었다. 복직하려 노력하는 것 자체가 자기반성 없는 행위"라고 말했다. "현재 ㅅ 교수가 (활발하게 활동하며) 잘 살고 있지만, 지금 그렇게 살아야 하는 사람은 피해자다. 공식적인 사과 없이 당당하게 사는 것은 '셀프 회개'"라고 비판했다.

"반대하는 사람은 소수"라는 ㅅ 교수 발언에도 반박했다. 이은재 씨는 "그 사건이 일어났던 2016년, ㅅ 교수를 처벌해 달라는 탄원서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감신대 학생 600명이 서명했다. 지금은 시간이 흘러 잘 모르는 것일 뿐이다. 신입생들이 이 사건을 알게 된다면 그런 사람을 신학교 교수로 인정하고 그 사람 밑에서 신학을 배우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반발이 커지자 기독인문학연구원은 1월 23일 오후 강의 안내 게시물을 삭제하고 강의를 취소했다. 고재백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ㅅ 교수는 연초에 처음 만났다. 그 사람 글을 보고 강의를 개설하면 좋겠다고 판단했다.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항의 전화를 받고서야 알았다. 실수했다 싶어서 즉각 강좌를 취소했다. 앞으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언론 기사도 검색하는 등 주의를 기울이겠다. 기독인문학연구원은 대중 단체로서 이런 오점을 남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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