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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표, 지역 목회자들과 '차별금지법' 토론 "극단적 사례로 왜곡하면 안 돼"

지역구 고양 지역 기독교연합회 토론회…염안섭·김지연 등 반동성애 운동가들도 참여

박요셉 기자   기사승인 2020.01.20  17: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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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면 동성애를 반대하는 목사들이 처벌받고 동성애가 빠르게 퍼질 것이라는 보수 개신교계 주장에,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근거 없는 왜곡이자 오해라고 반박했다.

심상정 대표는 고양시기독교연합회(오성재 대표회장)와 덕양구기독교연합회(송기섭 대표회장)가 1월 20일 고양시 덕양구 사랑누리교회(김정태 목사)에서 주최한 '차별금지법 토론회'에 참여해, 해외의 극단적 사례만으로 차별금지법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차별금지법을 2020년 1호 법안으로 내걸었다. 고양시 교계는 이러한 정의당 당론에 지역구 의원인 심 대표에게 우려를 표해 왔다. 이번 토론회도 목회자들이 유권자로서 입장을 전하기 위해 마련했다. 심 의원은 "국회의원은 지역 주민이 제기하는 의문과 비판을 수용할 책임이 있다. 목사님들과 의견을 나누기 위해 토론회에 참석했다"고 했다.

토론회는 지역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였지만 반동성애 운동가들도 참석했다. 덕양구기독교연합회에서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대표적 반동성애 강사 김지연 약사(한국가족보건협회)와 염안섭 원장(수동연세요양병원)을 발제자로 초청했다. 지역 목사들만 참석하리라는 주최 측 예상과 달리, 고양시 교계와 반동성애 진영에서 90여 명이 몰려오면서 행사장은 발 디딜 곳 없이 가득 찼다.

심상정 대표가 지역 목회자들과 함께 차별금지법을 주제로 토론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차별 금지 22개 항목 중
'성적 지향'에만 집착
"동성애 반대하면 처벌
수간 합법화, 군형법 폐지 등
'반기독교' 악법"

토론회 주제는 차별금지법이었지만, 발제자들은 차별 금지 항목 22개 중 하나인 '성적 지향'에만 집착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이 동성애·에이즈 확산과 군형법 폐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 논리를 펼쳤다.

염안섭 원장은 한 법학자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후보 시절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말한 문재인 대통령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 내용을 예로 들었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돼 동성애를 반대했다는 이유로 감옥 가고 벌금을 낸다면, 대한민국 자유주의 기반이 깨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에이즈 확산도 거론했다. 자신을 에이즈 환자 7만 번 진료한 전문가로 소개한 염 원장은, 국내 에이즈 감염 주된 경로가 남성 간 항문 성교라고 했다. 그는 "에이즈 환자들은 대한민국 최고 귀족 집단이다. 치료비, 간병비, 노후 보장비 등을 100% 세금으로 지원받는다"며 "차별금지법을 만들어서 동성애와 에이즈의 연관성을 말하는 입을 봉한다면 이러한 사회적 비용을 무엇으로 막겠는가"라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주제와 관련 없이 신체가 훼손돼 있는 자극적인 동물 사진을 청중들에게 보여 주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동성애 합법화 이후 사람과 동물 간 성관계를 문제 삼지 않는 법이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김지연 약사는 차별금지법 칼끝이 동성애를 반대하는 이들을 향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차별금지법 제정 취지가 차별을 막자는 것이지만, 실상은 동성애를 '죄'라고 말하거나 '비정상'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들을 처벌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해외에는 차별금지법으로 피해를 입은 이들을 지원하는 단체가 만들어질 정도다. 그들이 내게 직접 '차별금지법은 동성애자와 차별 없이 지내자는 법이 아니라, 동성애가 그릇됐다고 말한 이들을 처벌하는 반기독교 악법'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김 약사도 차별금지법과 관련 없는 군형법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미국이 동성애 합법화 이후 군대 내 성폭력·에이즈·자살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정의당이 인권이라는 명목으로 군대 내 항문 성교를 허락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동성애 활동가 염안섭 원장(사진 위)과 김지연 약사는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동성애를 반대하는 이들이 처벌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심상정 대표 "왜곡과 오해 심각
누가 문란한 행위에 동의하겠나
성소수자 기본권 보장 취지"

두 반동성애 강사가 발제한 후 심상정 대표가 마이크를 잡았다. 심 대표는 교계에 차별금지법과 관련한 오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목사님들이 동성애를 우려하며 수간 얘기도 하는데, 여기에 찬성하고 동의하는 정치인이 누가 있겠는가.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차별금지법을 표현하는 건 대단한 왜곡이다. 에이즈 확대를 막고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도 동의한다. (하지만 차별금지법은) 그런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어떤 경우에도 극단적 사례가 있을 수 있는데, 이를 중심에 갖다 놓고 얘기하면 안 된다. 보편 권리를 중심에 놓고 극단적 상황이 나올 때를 대비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우리는 수간을 비롯한 어떤 문란한 행위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심상정 대표는 극단적 사례로 차별금지법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교계가 입법을 반대하며 비슷한 양상을 보인 낙태죄를 사례로 들었다. 심 대표는 지난해 낙태죄 폐지에 앞장설 때, 자신이 출석하는 성당에서 생명 존중 교리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반대 서명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심 대표는 교인으로서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는 일이 신앙과 불일치하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국가가 낙태죄를 만든 후 낙태를 줄이기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며, 낙태죄가 있는데도 낙태가 계속 늘어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낙태죄를 폐지한다고 해서 천주교 교리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 생명을 존중하고 낙태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적극 동의하지만, 정치인으로서 그것을 어떻게 실천할지는 또 다른 문제다. 낙태를 비범죄화하는 대신 성교육과 입양 제도, 한부모 가정 지원 제도를 강화해, 실질적으로 낙태를 줄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자는 맥락도 이와 같다고 했다. 심 대표는 "여러 견해가 있지만 나는 성소수자가 우리 곁에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들은 굉장한 고통을 받고 있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건, 그들에게 시민으로서 최소한 누릴 수 있는 기본권을 존중해 주자는 취지다"고 말했다.

목사들 "성적 지향 삭제
동성애 반대해도 처벌 없게"
일부 참가자, 심 대표에게 고성

일부 참석자는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패널들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반면, 심 대표에게는 고성을 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이후 심상정 대표와 목사들이 토론을 진행했다. 패널로는 김명식 목사(덕양구기독교연합회 이단대책위원회), 송기섭 대표회장(덕양구기독교연합회), 김명길 목사(바른군인권연구소) 등이 참석했다. 신규태 목사(일산구기독교연합회 이단대책위원회)가 사회를 맡았다.

목사들은 심 대표에게 △차별 금지 항목에 '성적 지향'을 삭제하고 △목사들이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처벌받는 일이 없게 해 달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심 대표는 "한 개인을 인격적으로 모욕하고 폄훼하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헌법은 기본적으로 신앙의자유와 표현의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신앙 이념을 이유로 피해를 입는 것 역시 차별금지법이 막고 있다. 함부로 예단하지 않으면 좋겠다. 의견으로 받겠다"고 말했다.

일부 참석자는 토론을 방해하는 행동으로 사회자에게 제재를 받기도 했다. 이들은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패널들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내고, 심 대표에게는 고성을 냈다. 한 참석자는 발언권을 얻지도 않았는데 심 대표에게 "차별금지법은 '성적 지향'뿐 아니라 '종교'와 '사상'도 문제다. 이슬람이나 주체사상·공산주의 등에 반대할 수 없게 되는 것 아닌가"라고 소리를 질렀다.

고양 지역 교계는 이후 심상정 대표와 비공개로 토론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심 대표는 "이번 토론회는 목사님들과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싶어 마련한 자리다. 덕양구 의원으로서 유권자들 생각을 듣기 위한 시간이었는데, 예상하지 못한 분들이 와서 충분한 토론이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도 교계 목회자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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