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 성경 주해와 해석: 동성 성행위 본문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 김근주 지음 / NICS 펴냄 / 174쪽 / 1만 원

[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동성 성행위를 정죄하는 성경 구절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오늘날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살피는 책. 2018년 11월 '느헤미야 렉쳐'에서 발표한 내용을 엮었다. <복음의 공공성>(비아토르)·<다니엘처럼>(대장간) 등을 저술한 기독연구원느헤미야 김근주 전임연구위원이 썼다. △창세기 19장 △사사기 19장 △레위기 18장 22절; 20장 13절 △로마서 1장 26-27절 등 동성 성행위를 정죄하는 구절에 대한 사려 깊은 해설과, 고대 세계관에 기초한 성경을 오늘날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지침을 얻을 수 있다. 각 교회가 어떤 길을 모색하면 좋을지 한국교회 현실에 비추어 구체적으로 제언하고 있다.

"주장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지점은 특정한 본문에 실린 내용은 해석과 논의의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본문에 쓰인 글자만 가지고 일방적으로 주장할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학문적으로 진지하게 해당 본문과 그 배경을 다룰 필요가 있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본문 해석을 둘러싼 논의 자체가 경직되어 버렸다. 달리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만 언급해도 온갖 배제와 금지, 축출이 난무하다. 이 책을 출판하는 것은 이러한 현실에 대한 필자의 확고한 반대의 표현이다. 필자가 이 책에서 개진한 견해만이 옳아서가 아니라, 아예 이러한 논의조차도 이루어지지 않는 참담한 현실에 대한 결연한 반대로 여러 면에서 미흡한 필자의 견해를 감히 출판한다." ('들어가며', 12~13쪽)

"성경 안에 고대의 세계관이 반영되었다는 점에 대한 고려는, 자칫 성경 전체를 오늘을 사는 우리 마음대로 판단하겠다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고려는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가르침 위에서 작동한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함부로 오늘의 상황으로 성경을 재단할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수동적이고 방어적으로만 변화하는 세상을 대할 것이 아니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한다'는 믿음으로,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쫓는다'는 믿음으로 용기 있게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 절실하다." (4장 '함께 살아가는 세상', 149~150쪽)

"기독교 신앙은 근본적으로 한 마리 양으로 대표되는 소수에 집중하는 신앙이다. 신앙 공동체마다 성소수자를 어떻게 이해하며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논의하는 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위원회를 중심으로 6개월 내지 1년간 논의를 진행하고, 필요에 따라 신앙 공동체 전체를 대상으로 나눔과 공청회를 실행하는 것이 좋겠다. 그러한 객관적이고 차분한 논의의 과정을 거쳐서 공동체 전체의 뜻을 모아 내려진 결정이라면 적어도 우리 교회는 지금과 같은 광적이고 비이성적인 대응을 훨씬 줄일 수 있을 것이며,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이전보다는 좀 더 따뜻한 공동체일 수 있을 것이다." (4장 '함께 살아가는 세상' - '제언', 169쪽)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