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해고 노동자들을 위한 성탄 예배가 강남역 8번 출구 앞에서 열렸다. 김용희씨는 고공 철탑에서 199일째 농성을 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강남역 사거리 한복판 고공 철탑에서 199일째 농성 중인 삼성 해고 노동자 김용희 씨를 위한 성탄 기도회가 12월 25일 강남역 8번 출구 앞에서 열렸다.

삼성해고노동자김용희고공농성개신교대책위원회가 주관했다. "이재용은 감옥으로, 김용희는 땅으로", "삼성은 지금 당장 사죄하라", "삼성은 해고자들을 복직시켜라"는 구호와 함께 기도회가 시작됐다. 60명으로 시작한 기도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 100여 명이 됐다.

새민족교회 김도환 집사는 자비와 정의를 베풀어 달라고 기도했다. 김 집사는 "다리와 허리를 펼 수 없는 곳에서 맘몬 삼성과 맞서는 하나님의 어린양 김용희 님에게서 잠시도 눈을 떼지 말아 달라. 아직 세상은 철탑에서의 외침에 무관심한 듯하다. 하루속히 춥고 고달픈 철탑에서 내려올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했다.

김용희 씨는 고공 철탑에서 기도회에 참여했다. 전화 통화로 참석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웬만한 추위에는 끄떡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가족과 함께해야 할 성탄절에 찾아와 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이 손 붙들어 줘서 큰 용기가 난다"며 "내일이면 철탑에 올라온 지 200일이 된다. 더욱 강고하게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김용희 씨를 도우며 철탑 아래서 함께 농성하는 이재용 씨도 발언했다. 이 씨는 "200일이 되기 전에 김용희 동지가 내려올 줄 알았다. 우리는 삼성이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하고 명예 복직을 할 때까지 싸우겠다. 여러분의 힘을 입어 싸우고 있다.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이날 말씀을 전한 송기훈 목사(영등포산업선교회)는 "김용희 동지는 무노조 경영을 천명한 삼성, 대한민국을 상대로 20년째 싸우고 있다. 그동안 김용희 동지와 가정이 얼마나 큰 고통을 당했는지 헤아릴 수 없다"며 "삼성에 작은 조약돌을 던지는 김용희·이재용 동지와 여기 여러분에게 하나님 은총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도회 참석자들은 성찬을 나눈 후 함께 감사 기도문을 낭독했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절히 구하오니 철탑 위에서 농성하는 김용희 동지와 땅 위에서 투쟁하는 이재용 동지에게 힘을 주소서. 예수께서 오랜 기다림 끝에 예언의 성취로 이 땅에 오셨듯이, 투쟁의 오랜 기다림의 끝자락에 승리로 찾아오소서." 참석자들은 김용희 씨를 응원하기 위해 휴대폰 불빛을 켜서 흔들었다. 김 씨도 불빛을 비추며 응답했다.

개신교대책위원회는 매주 화요일·목요일 저녁 강남역 8번 출구 앞에서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김용희 동지가 승리하고 내려올 수 있게 기도해 주고 행동해 달라. 삼성 앞에서 1인 시위도 진행하고 있으니 함께해 달라"고 요청했다.

참석자들이 휴대폰 불빛을 이용해 김용희 씨를 응원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땅 위에서 투쟁 중인 이재용 씨는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날 기도회에는 100여 명이 참석했다. 삼성 해고 노동자들 위한 기도회는 매주 화요일, 목요일에 열리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삼성 해고 노동자들은, 삼성이 사과할 때까지 농성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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