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가장 큰 선물 - 죽음을 맞이하는 일과 죽어 가는 이를 돌보는 일에 관한 묵상> / 헨리 나우웬 지음 / 홍석현 옮김 / 홍성사 펴냄 / 152쪽 / 1만 1000원

[뉴스앤조이-이세향 간사] 헨리 나우웬(Henri J. M. Nouwen, 1932~1996)이 쓴 '죽음'에 관한 묵상집. 1998년 발행한 초판의 개정판이다. 노년에 데이브레이크(Daybreak) 공동체에서 함께 살던 가까운 친구의 죽음을 경험한 헨리 나우웬은 죽음을 어떻게 잘 맞이할 수 있는지, 죽음을 앞둔 사람을 어떻게 돌볼 수 있을지 숙고하며 이 책을 썼다. 저자는 모든 인간이 죽음이라는 공통성을 갖고 있는 형제자매이기 때문에 죽음은 분리가 아니라 결속이며, 우리의 죽음이 남은 사람들의 삶에 영속적인 열매를 맺어 가기 때문에 죽음이 상실喪失인 동시에 선물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만약 항상 '누가 최고로 강한가'에 관심을 갖는 경쟁 사회의 규범에 따라 산다면, 죽음은 정말 분리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주장하며, 태어나기 전부터 하나님께 속해 있을 뿐 아니라 죽은 뒤에도 하나님께 속한다는 사실을 신뢰할 때, 우리는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 지구상의 모든 이들이 우리의 형제자매이며, 우리는 다 같이 출생과 죽음을 거쳐서 새로운 삶으로 향하는 여행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를 갈라놓는 차이를 뛰어넘어 하나의 공통된 인간성을 공유함으로써 서로에게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1부, '죽음을 잘 맞이하기', 46쪽)

"예수님이 사셨던 삶의 신비는 그가 자신의 행위를 통해서가 아니라 다른 이들의 행위에 종속됨으로써 소명을 완수하셨다는 데 있습니다. 예수님이 최후에 '다 이루었다'(요 19:30) 하신 것은 '내가 할 모든 일을 다했다'는 뜻뿐만 아니라 '내가 당할 모든 일을 다 당했다'는 뜻도 됩니다. 예수님은 다른 이들이 가하는 일에 수동적으로 종속됨으로써 이 땅에서의 사명을 완수하셨습니다.

우리도 그와 같이 살도록 부름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성령 안에서 살아간다면, 우리의 삶도 그와 비슷한 의존 안에서 실현될 것입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하신 말씀에서 이것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젊어서는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하지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요 21:18). 우리 또한 행위에서 '수난'으로 옮겨 가야 합니다. 다스림에서 의존으로, 주도에서 기다림으로, 삶에서 죽음으로 옮겨 가야 합니다." (2부, '죽음을 앞둔 사람을 돌봄', 1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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