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너리 오코너의 기도 일기> / 플래너리 오코너 지음 / 양혜원 옮김 / IVP 펴냄 / 86쪽 / 7000원

[뉴스앤조이-이세향 간사] 오헨리 단편 문학상, 전미 도서상, 미국예술문학아카데미상을 받은 저명한 미국 현대 소설가 플래너리 오코너(Flannery O'Connor, 1925~1964)의 기도문과 일기를 담았다. 오코너가 아이오와대학교에서 공부하던 시기이자 첫 장편소설 <현명한 피>(1952)를 쓰던 1947~1948년의 내밀한 기록들로, 독실한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난 작가의 하나님과 맺었던 관계, 신앙과 예술에 대한 묵상, 문학을 향한 열망을 엿볼 수 있다. 부록으로 오코너 자필 원고가 일부 수록되어 있다.

"제가 하고 싶은 일로 이 세상에서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이 일에 대해서 제 마음과 신경을 집중시켜 당신께 기도했고, 신경을 잔뜩 곤두세워 '오 하나님, 제발', 그리고 '그렇게 되어야 해요', 그리고 '제발, 제발' 하고 말했습니다. 제가 바른 방식으로 당신께 간구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다소 체념하는 자세로 구하려고 합니다. 기도를 게을리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덜 열광적으로 하겠다는 말입니다. 열광이란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한 간절함에서 나오는 것이지 영적 신뢰에서 나오는 자세가 아님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당신을 이용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사랑하고 싶습니다." ('기도 일기', 20쪽)

"하나님, 당신이 제게 이야기를 떠오르게 하신 덕분에 오늘 밤은 실망스럽지 않습니다. 하나님, 제가 당신 이야기의 도구 외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잊지 않게 해 주십시오. 마치 제 타자기가 제 도구인 것처럼 말입니다. (중략) 하지만 하나님, 이 이야기를 견실한 이야기로 만드는 일은 당신이 맡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써야 할지 몰랐지만 이 이야기가 제게 떠올랐던 것처럼, 이를 견실하게 만드는 방법을 저는 모르기 때문입니다." ('기도 일기', 32~33쪽)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