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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재정 의혹 제기하자 20년 다닌 교인 '제명·출교'

교회 사택 전세금 상승분 3000만 원 목사에게…B 목사 "청빙 조건, 사임 시 지원금 반납"

박요셉 기자   기사승인 2019.11.25  19:3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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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담임목사 재정 운용에 문제를 제기한 교인이 재판도 없이 20년 이상 출석한 교회에서 제명·출교됐다.

서울시 노원구에 있는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육순종 총회장) ㅅ교회 A 집사는 8월 11일 주일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교회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게시판에 자신을 제명하고 출교한다는 당회 결정문이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결정문 서두에는 "당회는 헌법 9장 45조에 의거, 서리집사 A에 대한 해교 행위, 목회 방해 행위, 당회 영역 침범, 허위 사실 유포, 교인 불법 소집 시도에 대한 권징을 다음과 같이 결정한다"고 적혀 있었다.

ㅅ교회는 담임목사에게 제공하는 사택을 소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2015년 ㅅ교회에 부임한 B 담임목사가 이곳에 살기를 거부해, 전세로 내놨다. 2017년 5월, 교회는 전세 보증금을 기존 1억 7000만 원에서 2억 원으로 올렸다. 이 상승분 3000만 원을 B 목사가 가져갔다는 사실이 지난해 말 교인들에게 알려졌다.

A 집사는 2018년 11·12월 제직회에서, B 목사가 교회 재산을 배임·횡령한 것은 아닌지 문제를 제기했다. 교회 소유 사택 전세금은 당연히 교회 재산이고, B 목사에게 주는 것은 '재산 처분'에 해당하기 때문에 제직회·공동의회 동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B 목사는 2019년 1월 신년 제직회에서, 교인들에게 모든 사안이 청빙 조건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다고 해명하며 더 이상 문제 삼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B 목사가 언급한 청빙 조건은, ㅅ교회가 2015년 그를 청빙할 때 사택 전세금을 B 목사 주거비로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그는 이에 따라 2017년 전세금 인상분도 자신이 쓸 수 있다는 논리를 내놓았다.

담임목사 해명에도 A 집사와 일부 교인은 납득하지 못했다. B 목사는 교회 사택에 살지 않는 대신, 다른 집을 구입하는 데 필요한 돈을 이미 교회에서 지원받았기 때문이다.

교회는 담임목사 재정 의혹을 제기한 교인을 재판 없이 제명·출교했다.

조사 한 번 없이 '출교'
A 집사 "보복성 징계"
B 목사 "모든 절차 합당"

A 집사는 2019년 3월, 노회 사무실에 교회 내 이견을 상회에 어떻게 질의할 수 있는지 질문했다. 이 일이 교회에 알려지자, B 목사는 8월 1일 A 집사에게 "내분을 조장하고 교회와 목사의 명예와 권위를 실추시켰다"며 소명서를 요구하는 당회 통고문을 발송했다.

A 집사는 8월 7일 답변서를 보냈다. 그는 공동의회 동의 없이 교회 재산을 사용한 일은 교회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이 △내분을 조장하고 △교회와 목사 명예·권위 실추시켰으며 △해교 행위를 했다고 지적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 달라고 했다.

그로부터 4일 후, ㅅ교회는 당회 결정문(출교 처분)을 게재했다. 결정문에는 A 집사가 담임목사 횡령 의혹을 제기한 일뿐 아니라 여러 사안이 처분 사유로 나열돼 있었다. ㅅ교회는 "A가 개전의 정이 없다고 판단하고 교회의 질서와 안녕, 교우들의 신앙과 목회, 교회 성장과 미래의 발전을 위해서 상기인이 초래한 모든 상황을 단호하고 엄정하게 처치한 권징 결과를 다음과 같이 공표한다"고 했다.

A 집사는 제명·출교 처분이 '보복성'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담임목사 비위를 지적하니까 이에 대한 보복으로 부당하게 권징했다는 것이다. 그는 교회가 재판을 진행한다거나 자신을 소환하겠다는 소식을 알리지 않았고, 당회 결정문이 판결문 요건(주문, 재판위원 서명 날인)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장 총회 권징조례에는, 재판회(교회는 당회)가 소송 당사자를 재판 기일에 소환해야 하고, 1·2차 소환에 불응할 경우 그대로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3장 16~19조). 재판회는 판결을 원고와 피고에게 서면으로 통고하고, 판결문에는 판결주문과 이유를 작성하고 위원 전원이 서명 날인해야 한다(4장 46~47조).

0교회는 권징 결과를 A 집사에게 개인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권징에 참여한 위원들의 서명 날인도 하지 않았다. 사진 제공 A 집사

ㅅ교회는 절차를 지켰다는 입장이다. B 목사는 11월 21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절차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노회에서도 절차에 대한 모든 부분에 문제가 없다고 확인해 줬다. A 집사에게 소명을 요구했는데(8월 1일 당회 통고문),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궐석으로 진행한 것이다"고 말했다.

B 목사는 "절차나 형식도 중요하지만, 어떤 일이 있었느냐, 어떤 행위를 했느냐, 어떤 해교회 행위를 했느냐가 초점이다. 그 역할이 본인의 영역인지 아니면 그 이상인지, 교인으로서 목회자나 다른 교인에게 할 수 있는 행동인지가 중요한데, A는 이 행동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것 같다. 당회가 가볍게 판단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교회 소유 사택의 전세금 3000만 원을 가져간 것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청빙 조건에 따라 전세금 상승분을 받아서 사용한 것이다. 계약 전 당회에서 허락받았고, 교회 사임 시 모든 지원금을 교회에 반납한다는 차용증도 작성했다"고 말했다.

A 집사는 10월 23일, 출교 처분의 부당성을 알리는 진정서와 일부 교인의 성명서를 노회에 제출한 상태다. C 노회장은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교회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유감이다. 서류가 시찰회를 경유해 노회 임원회에 정식으로 들어오면 법과 절차에 따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노회가 ㅅ교회 당회 결정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확인해 줬다는 B 목사의 말도 반박했다. "노회가 제명·출교 처분에 불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A 집사가 노회 연합 기관에서 활동했는데, 교회에서 제명됐으니 활동을 중단시킨 것을 두고 B 목사가 그렇게 말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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