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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세습 용인, 소송하면 '원인 무효' 될 것"

평화나무 "총회 수습안 무효 소송 제기 추진"…유경재·김진호 "교회 세습은 부와 권력 세습"

이용필 기자   기사승인 2019.11.18  19: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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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평화나무가 명성교회 세습 문제와 관련한 공청회를 열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수습안은 법을 잠재하고 결정한 것이므로 (중략) 일절 이의 제기를 할 수 없다."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김태영 총회장) 104회 총회는 명성교회와 총회 둘 다 살린다는 명목으로 '수습안'을 통과시켰다. 목회지 대물림을 금지하는 세습금지법을 잠시 묻고 명성교회 부자 세습을 용인했다. 교단 안에서는 김태영 총회장과 총대들이 교단법을 어겼다면서 수습안을 무효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직 법조계 종사자들은 실제로 총회 수습안이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사단법인 평화나무(김용민 이사장)가 11월 18일 주최한 '한국교회 목회 세습에 대한 고찰 공청회' 발제자로 나선 오시영 변호사(프라임법학원)는, 세습금지법을 개정하지 않고 통과시킨 '총회 수습안'은 법률적으로 무효라고 말했다.

예장통합 소속 교회 장로이기도 한 오 변호사는 "총대들이 만장일치로 김하나 목사를 받아들인다고 결의했어도, 총회 헌법을 개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했기에 무효다. 정관과 다른 내용을 결의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 이번 총회 수습안 결의로, (김태영) 총회장과 총대들이 교단 헌법을 위반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오 변호사는 예장통합이 자체적으로 세습금지법을 만들어 놓고도 스스로 법을 어겼다고 비판했다. "세상 사람에게 헌법을 지키지 않는 이상한 집단으로, 스스로 멸망 길을 택하는 단체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고 했다.

예장통합 장로인 오시영 변호사는 김태영 총회장과 104회 총대들이 헌법을 어기고 '총회 수습안'을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날 평화나무가 주최한 공청회는 오시영 변호사를 포함해 유경재 목사(안동교회 원로), 김진호 목사(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이사), 김용민 이사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평화나무는 명성교회 측도 공청회에 초청했으나, 교회는 거부했다. 김 이사장은 "지각 있고 양심 있는 교인을 모집해서 명성교회와 관련한 수습안 결의를 무효로 해 달라는 소송을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오 변호사는 104회 총회가 수습안과 관련해 교회법이나 국가법에 소를 제기하지 못하게 했지만, 소송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예장통합 소속 교인이나 목사가 충분히 소송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교단 소속 목사와 교인은) 헌법을 지켜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헌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총회 수습안은) 원인 무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총회 재판국이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청빙을 무효라고 판결한 이상 권징 절차도 밟아야 한다고 했다. 오 변호사는 "헌법에 따르면, 재판에 순종하지 않으면 징계하게 돼 있다. 판결에 따르지 않으면 면직이나 출교도 가능하다"며 "김하나 목사 위임 청빙을 정당화하는 건 법 상식에도 맞지 않다. 이런 과정을 만들어 낸 수습전권위원회와 총회장도 헌법위반 행위에 동조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유경재 목사는 대형 교회가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세습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예장통합 교단 원로로서 교회 세습을 강하게 비판해 온 유경재 목사도 발제자로 나섰다. 유 목사는 중세 교회도 부의 대물림, 즉 세습이 문제였다고 했다. 세습을 막기 위해 사제 독신제가 도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목사는 "소유욕과 탐욕이 바탕이라는 점에서 중세 시대 교회와 한국교회는 별 차이가 없다. 교회 세습은 특정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교회 근본 문제라고 본다. 한국교회가 하나님나라를 지향하기보다 자본주의 가치를 내면화하는 데 심각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교회 세습은 돈·권력과 관계돼 있다고 했다.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일어나는 비정상적인 편법적 부와 경영권 세습 등이 한국교회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면서, 목회지 세습은 세속화의 증거라고 했다.

앞으로 대형 교회가 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세습하는 것이라고도 진단했다. 유 목사는 "교회는 성장의 한계, 즉 종말에 이르렀다. 종말에 대한 두려움이 교회 세습에 더욱 강하게 집착하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유경재 목사는 한국교회가 번영 신학과 자본주의 체제에 사로잡혀 있다며 이를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현 정권을 좌파 정권이라고 몰아붙이는 세력의 다수가 교인이다. 그들은 예수님 정신을 따라 가난한 자들과 가진 것을 나누고 싶지 않고, 그들의 삶의 토대를 이룬 자본주의 체제를 공고하게 지키려 한다. 이 욕망이 좌절될 것 같은 불안감에 광장으로 몰려 나가 정권 타도를 외치고 있다. 이런 현상도 교회 세습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발제자 김진호 목사는 충현교회가 '혈통적 교회 세습'을 한 이후 많은 교회가 세습을 단행해 왔다고 말했다. 중·소형 교회보다 대형 교회의 세습 현상이 심하고, 특히 수도권에서 세습이 더 많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교회 세습을 '부'보다는 '권력' 세습 시각으로 분석했다. 한국 사회 엘리트층 문화가 한국교회 안에서도 발현되고 있다고 했다. 그 예로 초대형 교회 목사들의 퇴직금과 교회 안에서 이뤄지는 엘리트층의 교제·결혼, 정치인들의 활동 등을 들었다. 김 목사는 "교회 안에 권력이 집중되고 남용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가 세습하지 않으면 깨끗해질까. 교회가 더 유의미해지려면 교회 안에 만연한 권력 세습을 억제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흔히 교회는 민주적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고 했다. 소수에 해당하는 담임목사와 일부 장로가 정보를 독점하고 있고, 이번 명성교회 경우처럼 교회법은 카리스마 있는 목사나 초대형 교회 앞에서는 실효성이 없다고 했다. 김 목사는 "특히 재산에 대한 정보가 교인에게 공개돼야 한다. 당회 논의를 열람할 수 있도록 교회 구조를 민주화해야 한다. 이런 게 선행돼야 권력 세습 문제가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호 목사는 교회 안에 혈통 세습뿐만 아니라 권력 세습도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근본적으로 교회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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