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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죽고 돈 달라고 해"…'문재인 퇴진' 집회 참가자들, 세월호 봉사자들 향해 막말

집회 때마다 비방·욕설 쏟아져…전광훈 목사, 내년 총선 우파 결집 촉구

이용필 기자   기사승인 2019.11.09  18: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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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퇴진' 집회에 나온 한 참가자가 세월호 전시관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항의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문재인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집회가 일주일 간격으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가 이끄는 집회에는 매번 수만 명이 모인다. 세종문화회관과 교보문고 일대는 인파로 가득 찬다.

광화문광장 끝자락에 있는 세월호 기억 공간 '기억과 빛' 전시관은 곤욕을 겪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이 전시관에 있는 세월호 가족과 자원봉사자를 대놓고 비방하고 욕설을 퍼붓기 때문이다. 전시관 관계자들은 가급적 대응을 하지 않지만, 수위는 날이 갈수록 세지고 있다. 경찰은 충돌을 우려해 전시관 주변에 펜스를 쳤다.

11월 9일 문재인 퇴진 집회에서도 역시나였다. 7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이 전시관에서 1인 피켓 시위를 하고 있는 자원봉사자에게 손가락질을 했다. "이걸(피켓을) 때려 부셔야 돼. 내가 좋아하는 박근혜한테 왜 그러는 거야." 피켓에는 박근혜·황교안·김기춘 등이 세월호 참사 책임자로 적시돼 있었다. "야이 빨갱이야! 저거(피켓) 치우라고!" 경찰이 제지해도 막무가내였던 그는, 집회 질서를 관장하는 '순국결사대' 중대장이 경고하자 항의를 중단했다.

세월호 전시관을 지나치는 집회 참가자들은 비아냥거리며 한마디씩 내뱉었다. 70~80대 노인이 주를 이뤘다.

"(세월호) 선장 새끼가 잘못했는데, 왜 이 사람들(박근혜·황교안 등)한테 뭐라 하는 겨."

"너희는 사고 났을 때 뭐했는데. 1인당 8억씩 해 먹었으면 되는 거 아니야. (피켓 시위하는) 너도 인건비 받고 하는 거지?"

"자식 죽었다고 몇 억씩 받아 가 놓고서는 시위까지 하네. 우라질 자식들."

전시관 봉사자들을 향해 항의하던 한 노인이 갑자기 기자를 붙잡았다. 얼굴은 벌겋게 상기돼 있고 술 냄새가 났다. 그는 한풀이하듯 말했다. "군인은 나라를 지키다 죽어도 3000만 원밖에 안 나오는데, 세월호는 8억씩 타 갔어. 5·18도 6~7억씩 받아 갔고. 문재인이 (세월호) 지원금을 주면서, 죄 없는 박근혜 대통령은 가두고 있잖아. 탄핵시켜야 돼."

세월호 전시관 한 봉사자가 참사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전시관 주변을 지키는 경찰이 막아서도 집회 참가자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들이 내뱉은 말은 흉기처럼 날카로웠다.

"아니 소풍 가다 죽었는데 뭐 어쩌라고."

"싹 (전시관을) 둘러싸서, 이것들 없애 버려야 돼."

"세월호 진짜 지긋지긋하다."

"야, 너도 죽고 돈 달라고 해."

"야이 등신 새끼야."

"빨갱이 새끼들."

전시관 안에는 자원 봉사자 4~5명이 모여 각자 맡은 일을 했다. 제3자가 들어도 욱할 정도로 거친 표현인데도, 봉사자들은 일절 대응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남성 봉사자는 기자에게 "자신들이 지지하는 이들이 세월호 참사 책임자로 지목되니까 저렇게 난리를 치는 것이다. 집회 때마다 막말이 쏟아진다"고 말했다.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을 들을 때면 당연히 화가 나지만 참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봉사자보다 세월호 가족이 더 큰 상처를 받는다며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그나마 낫다. 가족들은 행여 꼬투리 잡히지 않을까 아무 대응도 못하고 상처만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요구하는 건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이다. 아무리 비아냥거리고 모독해도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봉사자와 대화를 나누는 중간에도 '빨갱이', '개자식'과 같은 육두문자가 들렸다.

"윤석열 총장, 문재인 대통령 체포해야
집회 나오면 병 낫고 기적 일어나
전광훈·윤석열, 하나님이 난세에 보낸 영웅"

이날 광화문 집회에도 수만 명이 참석해 문재인 퇴진을 촉구했다. 전광훈 목사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 대통령을 체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날 문재인 퇴진 집회에는 전광훈 목사를 포함 자유한국당 안상수, 심재철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송영선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번 집회도 막말의 연속이었다. 전광훈 목사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부탁하려고 한다. 대통령이라도 이적·여적죄를 범하면 현장에서 체포할 수 있다. 윤석열 총장님은 국민의 뜻을 꼭 받들기 바란다. 오늘 밤이라도 청와대로 진입해 문재인을 끌어내길 바란다. 국민의 이름으로 당신에게 권한을 위임해 드린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면서 환호했다.

전 목사는 지금의 국가 위기가 한국교회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교회 성장과 관련해 극단적 이기주의에 빠지다 보니 나라가 망해도 주사파가 와도 신경 쓰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교회 때문에 문재인이 나타났다. (중략) 아직 정신 못 차리는 목사들이 많이 있다. 모든 일을 제쳐 두고 애국 운동에 앞장서자. 문재인을 끌어내고 주사파를 처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음 주 토요일에도 집회를 하겠다. 한 사람이 10명씩 데려오길 바란다. 이승만 광장에 예배 드리러 오면 병이 낫는다. 기적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한기총 전 대표회장 이용규 목사(성남교회 원로)는 하나님이 난세에 전광훈·윤석열 두 영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에게 적극 협력하고 기도해 줘야 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윤석열 총장은 대단한 분이다. (중략) 윤 총장이 바로 서서 문재인 대통령과 그 가족부터 수사해야 한다. 그러면 위대한 인물로 추앙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겨냥한 발언도 나왔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은 "내년 4월 15일 우리가 국회에서 2/3 (의석을) 넘으면 문재인 국정을 막을 수 있다. 좌파 정권에 맞설 수 있고, 경제 실정을 회복할 수 있다. 우리 우파가 뭉치고, 자유한국당이 앞장서서 승리로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광훈 목사도 "내년 4월 15일 우파 정당이 합쳐서 (의석) 2/3 이상을 하면 그것이 하나님, 하나님이다. 제2의 건국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퇴진' 집회가 열릴 때마다 세월호 전시관은 고립무원이 된다. 집회 참가자들은 전시관을 향해 욕설을 퍼붓기도 한다. 사진은 10월 25일 열린 집회 현장 모습.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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