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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의 삶 돌보지 않는 종교는 정치와 경제 무너뜨린다

[박태순의 교양으로 읽는 성서] 왕조시대⑮ 뽕나무 기르던 자, 아모스

박태순   기사승인 2019.11.10  17: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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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나무 기르던 드고아 목자
아모스의 예언

여로보암 2세 때 뽕나무를 기르던 드고아 목자 아모스가 예언을 시작합니다(암 1:1). 특이하게도 유다 출신 아모스가 이스라엘에 와서 예언하자, 벧엘 제사장 아마샤는 아모스에게 예언하지 말라고 불쾌한 목소리로 외칩니다.

"아마샤가 또 아모스에게 이르되 선견자야 너는 유다 땅으로 도망하여 가서 거기에서나 떡을 먹으며 거기에서나 예언하고 다시는 벧엘에서 예언하지 말라. 이는 왕의 성소요 나라의 궁궐임이니라(암 7:12-13)."

아모스는 자신을 선지자나 선지자 아들이 아니라 목자이자 뽕나무를 재배하는 자일 뿐이라고 소개합니다(암 7:14). 히브리어 '볼레 쉬크밈'은 과일을 잘라, 과일이 익는 과정을 빠르게 하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한글 성경은 뽕나무 기르는 자라고 번역했습니다. 과일에 상처를 입혀 에틸렌 가스가 생성하게 해 과일 익는 속도를 빠르게 하는 기술은 오늘날 중동 지방에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NIV에서는 'sycamore fig tree'(돌무화과나무)를 돌보는 사람으로 번역했으며, 누가복음 삭개오가 오른 나무도 돌무화과나무입니다.

뽕나무를 기르던 유다 사람이 어떻게 이스라엘까지 와서 예언하게 되었을까요?

백성의 고통으로 만들어진
경제적 풍요

유례없는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번영을 맛보았지만, 일반 백성의 삶은 더 악화되었습니다. 국가가 추진하는 명령 경제 체제 때문이었습니다. 이 정책을 왕실이 주도한 '집약 농업'이라고 부릅니다. 정책 목표는 지배층 주도 아래 모든 국토를 대단위 영농 단지로 조성해 현금 가치가 높은 수출용 3대 농산물 밀·포도주·기름을 최대한 생산하는 데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주요한 수출품은 곡물·올리브기름·포도주입니다. 대추야자·꿀·소금·섬유·가죽·석회석·솔·상수리·역청 등도 수출합니다. 베니게에 곡물과 올리브기름을(왕상 5:11), 이집트에도 올리브기름을 수출했습니다(호 12:1).

물품 교역은 자연스럽게 일어났지만, 농업은 지나치게 통제하는 정책으로 농촌의 전통적인 자유로운 혼합 영농업을 무시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토질 저하, 생산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궁극적으로 자급농이었던 농부들을 소작농으로 전락하게 했습니다. 빚에 눌린 자영농들은 부재지주에게 토지와 가옥, 가족 등이 담보로 잡혔습니다. 이들은 채무불이행이라는 이유로 고발당하고, 이미 매수당한 재판관들에게 불리한 판결을 받습니다. 날품팔이나 종살이로 전락해 버리기도 합니다.

"이는 그들이 은을 받고 의인을 팔며 신 한 켤레를 받고 가난한 자를 팔며 힘없는 자의 머리를 티끌 먼지 속에 발로 밟고 연약한 자의 길을 굽게 하며 아버지와 아들이 한 젊은 여인에게 다녀서 내 거룩한 이름을 더럽히며 모든 제단 옆에서 전당 잡은 옷 위에 누우며 그들의 신전에서 벌금으로 얻은 포도주를 마심이니라(암 2:6-8)."

귀스타브 도레가 그린 삽화 '선지자 아모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이미지

당시 사람들은 겉으로는 거룩해 보였습니다. 그들은 3일마다 십일조를 드렸으며(암 4:4), 벧엘 제단 앞에서 하나님 이름을 부르며 예배했습니다. 그러나 삶에서는 공의·정의·정직·긍휼의 예배가 전혀 없었습니다. 자신의 죄악을 숨기기 위해 번제단을 꾸미고 소제를 드렸으나, 정작 중요한 공의와 정의에는 무관심했습니다(암 5:22-24). 선지자 아모스는 여호와가 진정으로 바라시는 것이 풍요로운 제사가 아닌 공의라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네 노랫소리를 내 앞에서 그칠지어다. 네 비파 소리도 내가 듣지 아니하리라. 오직 정의를 물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같이 흐르게 할지어다(암 5:23-24)."

여호와가 이스라엘을 향해 분노를 발하는 가운데서도 아모스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염려하면서 빈번하게 곡물을 갉아먹는 메뚜기 떼를 막아 달라고 간구합니다(암 7:1-2). 고대 근동에는 한 계절에 두 작물을 재배했습니다. 첫 번째 작물은 왕실 세금으로 거두어 갔고, 두 번째는 일반적으로 덜 생산적인 농작물로 농부들이 차지했습니다. 메뚜기 떼가 먹는 것은 두 번째 작물이었습니다.

부당한 풍요와 억울한 빈곤이 교차하는 사회는 뿌리부터 뽑히기 시작합니다. 아시리아 위협이라는 먹구름이 몰려오면서 끝이 보이게 됩니다.

"내가 다림줄을 내 백성 이스라엘 가운데 두고 다시는 용서하지 아니하리니 이삭의 산당들이 황폐되며 이스라엘의 성소들이 파괴될 것이라. 내가 일어나 칼로 여로보암의 집을 치리라 하시니라(암 7:8-9)."

아모스의 예언은 왕궁과 지배 엘리트 귀를 거슬리게 했습니다. 벧엘의 대제사장 아마샤가 대변하는 지배 엘리트들 입장에서 아모스의 예언은 신성모독이요 반역죄에 해당했습니다. 왕을 모반(암 7:10, 히브리어 '케셰르')한 것으로 단정 짓고, 그의 예언을 벧엘에서 금지합니다. 그러나 아모스는 "네(아마샤) 아내는 성읍 가운데서 창녀가 될 것이요 네 자녀들은 칼에 엎드러지며 네 땅은 측량하여 나누어질 것이며 너는 더러운 땅에서 죽을 것이요 이스라엘은 반드시 사로잡혀 그의 땅에서 떠나게" 될 것이라고, 더 단호하게 예언합니다(암 7:17).

이렇게 강력하고도 충격적인 예언을 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죄가 너무나도 극심했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자를 삼키며 땅의 힘없는 자를 망하게 하려는 자들아 이 말을 들으라. 너희가 이르기를 월삭이 언제 지나서 우리가 곡식을 팔며 안식일이 언제 지나서 우리가 밀을 내게 할꼬 에바를 작게 하고 세겔을 크게 하여 거짓 저울로 속이며 은으로 힘없는 자를 사며 신 한 켤레로 가난한 자를 사며 찌꺼기 밀을 팔자 하는도다(암 8:4-6)."

월삭은 거룩한 날로, 종종 매주 휴식과 예배를 하는 안식일과 연결되었습니다(민 28:11-15 삼상 20:5, 24 왕하 4:23 사 1:13-14 호 2:11). 어떤 상거래도 하지 않는, 백성을 수탈하려는 이들에게는 괴로운 날이었습니다.

아모스가 본 것은 숨 막힐 듯한 멸망의 환상들입니다. 이 환상들로 북이스라엘은 멸망하게 될 것입니다.

"내가 보니 주께서 제단 곁에 서서 이르시되 기둥머리를 쳐서 문지방이 움직이게 하며 그것으로 부서져서 무리의 머리에 떨어지게 하라. 내가 그 남은 자를 칼로 죽이리니 그중에서 한 사람도 도망하지 못하며 그중에서 한 사람도 피하지 못하리라(암 9:1)."

마지막에 아모스는 여호와의 긍휼이 이스라엘을 회복하게 할 것이라고 예언했으나(암 9:11-15), 북이스라엘은 722/1년 결국 아시리아에 멸망당하고 맙니다. 백성의 삶을 돌보지 않는 종교는 정치와 경제를 모래성으로 만들어 버렸으며, 곧 허무하게 무너져 버리고 맙니다.

*팟빵 '에르고니아 라디오' 채널 바로 가기: http://www.podbbang.com/ch/12827
*유튜브 채널 '에르고니아' 바로 가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Pw8sxRrpaJba1RXI97GwSA
박태순 / 새들녘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신학 아카데미 에르고니아(http://ergonia.org)에서 신학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참고 문헌

1) 우택주, 『새로운 예언서 개론』 (대전:침례신학대학교출판부, 2005)
2) 최인기, "아모스서의 수사학적 분석," 『헤르메네이아투데이』, 4집 (2006): 4-18
3) H. Neil Richardson, "Amos’s Four Visions of judgment & hope," Bible Review 5:2, April 1989
4) Klaus Koch, 『예언자들 2』, 강성열 역 (고양: 크리스챤다이제스트, 1999)
5) Phillp J. King, Lawerence E. Stager, 『고대 이스라엘 문화』 (서울: CLC,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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