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여 일어나자. 참으로 감사한 건 대형 교회 목사들이 적극 지지하고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대형 교회 목사들이 합류하기로 했다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 말에 환호성이 쏟아졌다. 광화문광장 집회 참가자들은 들뜬 기분에 '주여', '아멘', '할렐루야' 등을 외치며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11월 2일 열린 '문재인 퇴진 4차 집회' 한 장면이다.
이날 전광훈 목사는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가 장경동 목사에게 전화했는데, 이제 오정현 목사님도 본격적으로 (문재인 퇴진 집회에) 나온다고 말을 했다. 김삼환 목사님(명성교회)은 오래전부터 저를 후원해 오셨다.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는 벌써 50만 개 이상 서명한 것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청와대 이야기도 꺼냈다. 전 목사는 "청와대 사회수석이 대형 교회 목사들을 협박해서 공개적으로 나서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 어떻게 할 수 없는 경지에 왔다. 사회수석이 아니라 할아버지가 협박해도 안 된다. (중략) 1200만 성도 30만 목회자, 25만 장로님만 다 순교의 정신으로 나오길 바란다. 그 즉시 모든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광훈 목사 말은 사실일까. <뉴스앤조이>는 전 목사가 언급한 교회 관계자들에게 진위 여부를 물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한 직원은 11월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이미 (전광훈 목사와) 관련 없다는 성명까지 발표했다. 교인이 개별적으로 (집회에) 가는 건 못 막지만, 교회 차원에서 신도를 동원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50만 명이 서명했다는 건 무슨 말이냐는 질문에, 그는 "이영훈 목사님이 한기총 대표회장일 때부터 동성애 반대 서명을 받았다. 30만 장 되는데 그걸 말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전광훈 목사가 동성애 반대 서명을 문재인 대통령 퇴진 서명으로 왜곡했다는 것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소속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총회 한 관계자는 "오히려 이영훈 목사님은 2주 전 예배 시간 문재인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다. 나라와 지도자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고 전했다.
명성교회 측도 전광훈 목사와의 관계를 부인했다. 교회 관계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우리 교회는 지금 여기저기 신경 쓸 겨를이 없다. 2년 넘게 엎드려 기도하면서 아버지께 답을 구하고 있다. 뭐가 이렇다저렇다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랑의교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대응할 가치가 없다. 노코멘트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도 시민사회수석이 대형 교회 목사들을 압박한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그는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거성 시민사회수석이 목사들을 만나러 다니기는 한다. 주로 말씀을 들으러 가는 것이지, (전광훈 목사 주장처럼) 단속하려는 게 아니다. 어떻게 청와대가 종교 단체를 압박할 수 있겠는가. 잘못하면 난리가 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집회는 날이 갈수록 막말 수위가 세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종교가 정치와 너무 결탁한 듯하다. 이렇게 정부를 공격하는 것은 기독교 정신에서 보더라도 잘못된 게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청와대가 일일이 대응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기총 "전 목사 발언은 사실, |
<뉴스앤조이>는 전광훈 목사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그는 응답하지 않았다. 대신 한기총 대변인 이은재 목사에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 목사는 "전광훈 목사 말이 맞다. (대형 교회 목사들이) 애국 운동과 반정부 운동에 함께하겠다고 발표했다. 전 목사님이 당사자들과 직접 소통이 되니까, 그렇게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대형 교회 목사들을 압박한 게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이은재 목사는 "정확하게 말한 것이니까 확인할 필요가 없다. '전광훈 목사의 말에 의하면'이라고 쓰면 된다"고 했다.
이 목사는 11월 2일 집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김일성이 만든 공산당이다"고 발언했다. 근거를 묻자, 이 목사는 "사실이다. '더불어'라는 말을 김일성이가 만들었다. 그의 회고록에 나와 있다. 민주당이 앞에 '더불어'를 붙였으니 공산당인 것이다. 앞으로 이 프레임은 내가 살아 있는 한 끝까지 가져갈 것이다. 대한민국은 사상의 자유가 있는 나라가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