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기사연·김영주 원장) '2019년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 조사' 젠더 분야에서는, 동성애와 낙태에 대한 개신교인의 인식이 사회 일반보다 확연히 보수적으로 드러났다. 특히 비신자들은 한국교회를 향한 반감과 별개로 개신교 자체를 환대와 사랑의 종교라고 생각하는 반면, 개신교인들은 스스로 더 배타적인 경향을 나타냈다.

'성평등' 분야는 개신교인이나 비신자 모두 당위적으로 동의했다. 한국 사회 남녀 성평등 수준을 묻는 부분에서 개신교인 68.8%과 비신자 66%가 '여성이 더 차별받는다'고 응답했다. '여성이 더 차별받는다'는 남성 응답자는 44.1%, 여성 응답자는 85.7%였다. '남성이 더 차별받는다'는 남성 응답자는 34.6%, 여성 응답자는 5.4%였다. 신자와 비신자라는 구분보다 여성과 남성의 응답 차이가 컸다.

'남성과 여성 역할 구분은 의미 없으며 가정 내 성평등을 이뤄야 한다'는 문항에는 개신교인 48.4%, 비신자 48.5% 찬성으로 거의 동일했다.

낮은 고용률, 임금격차, 경력 단절 등 노동시장의 여성 차별 해결 방안에 대해, 개신교인은 정부 차원의 법 제정 및 정책 변화(26.6%), 가사 노동 평등을 비롯한 가족 구성원 합의(25.9%), 기업 및 조직 차원의 제도 마련(25%) 순으로 응답했다. 비신자는 제도 마련(29.5%), 정책 변화(25.2%), 가족 구성원 합의(23%) 순이었다.

임신 중지(낙태)에서는 개신교인과 비신자의 응답이 확연히 갈렸다. '낙태가 태아의 생명권을 빼앗는 행위라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 개신교인 50.2%가 동의한다고, 28%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반면 비신자는 27.6%가 동의, 41.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보통/잘 모르겠다'는 유보적 입장은 개신교인 21.8%, 비신자 30.5%로, 상대적으로 개신교인이 낙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낙태는 여성의 자기 결정권과 건강권을 보장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개신교인 44.8%가 동의한다, 30.7%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비신자는 58.6%가 동의한다, 16.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동성애는 죄'라는 주장은 개신교인 58.4%가 동의한다, 22.9%가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비신자는 25%가 동의한다, 48.2%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해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동성애자에 대한 인식 형성에 영향을 미친 요인도 물어봤다. 개신교인은 '사회 보편의 인식'(59.7%), '종교의 가르침'(43.2%), '개인적 학습'(30.8%) 순으로 영향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비신자는 '사회 보편의 인식'(70%), '인터넷·소셜미디어'(29.2%), '언론'(29.1%)에서 영향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반동성애 운동 집단이 '학생 인권조례와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동성애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동의하는지 물었다. 개신교인 39%가 그럴 것이라고, 37.1%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비신자는 22.3%만이 그럴 것이라고, 46.8%은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예수님이라면 동성애자를 어떻게 대할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비신자가 더 포용적 입장을 보였다. '그의 동성애를 받아들이고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한다'는 항목을 개신교인은 38.4%만 선택한 반면, 비신자는 63.7%가 선택했다. '그를 이성애자로 변화시키고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한다'는 항목은 개신교인 27%, 비신자 16.2%가 선택했다. '그에게 죄에 대한 회개를 요구한다'는 개신교인 26.2%, 비신자 12.5%가 나왔다. '그를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개신교인 8.4%, 비신자 7.7%로 나타났다. 계층별로는 목회자 그룹(21.4%)에서 제일 높았다.

 

젠더 분야를 발표한 송진순 교수(이화여대)는 "개신교는 낙태가 문란하고 부주의한 성관계와 생명 경시 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간주하고 반대해 왔다. 여성을 문란하거나 무책임하게 여겼으나, 남성은 철저하게 제외돼 왔다. 여성 기본권과 존엄에 대한 문제를 간과하는 것은 폭력이다. 현실적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동성애 문제는 "'예수라면 동성애자를 환대하고 수용했을 것'이라는 항목에 비신자가 더 많이 동의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지점"이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이것이 비신자들이 생각하는 예수 이미지인 동시에, 비신자가 정죄나 배제보다 환대와 관용이라는 기독교적 가치관에 더 가깝게 응답했다. 개신교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큰데도 예수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기사연 인식 조사 ①신앙]
[기사연 인식 조사 ②정치]
[기사연 인식 조사 ③경제]
[기사연 인식 조사 ④젠더]
[기사연 인식 조사 ⑤통일·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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