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은 10월 24일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비온뒤무지개재단 한채윤 상임이사가 "종교가 만드는 성소수자에 대한 가짜 정보를 언론이 어떻게 거를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10월 24일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 '미디어와 다양성' 세션의 토론자로 나선 한채윤 상임이사는 한국 사회에 성소수자 혐오가 강화된 배경에는 종교가 있다고 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종교가 성소수자 혐오를 강화하는 데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한국은 더 두드러진다고 했다.

한채윤 상임이사는 성소수자 혐오 분기점을 2007년 차별금지법 발의 시점으로 봤다. 2000년대 중반까지 한국 사회는 성소수자를 미지의 대상으로 보고 드러내 놓고 혐오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2007년 차별금지법이 발의되고, 2010년 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평범한 동성애자 커플이 등장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2013년에는 '종북 게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한채윤 상임이사는 "한국 사회 가장 오래된 혐오가 빨갱이 혐오다. 동성애자 혐오를 강화하기 위해 거기에 빨갱이를 덧입힌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에는 '에이즈 혐오'가 시작됐다. 마찬가지로 동성애 혐오를 강화하기 위해 질병을 얹은 것이다.

한채윤 상임이사는 "최근 10년, 한국 사회에서 성소수자 혐오는 강화하고 있다. 이 배경에는 역시 종교가 있다. 한국 종교는 돈과 인맥이 풍부하다. 기자·구청장·시장·국회의원까지도 '제가 다니는 교회 목사님이 하지 말라고 한다'며 성소수자 문제에 소극적"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교회가 차지하는 위치는 독특하다고 했다. 한채윤 상임이사는 "언론이 종교가 하는 이야기를 종교라는 이유만으로 받아쓰고 인용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특히 에이즈의 경우는 HIV 감염인, 즉 환자에 대해 다루는 것이다. 몸이 아파 돌봐야 할 사람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종교 언론은 이들이 누구에게 무엇을 퍼트렸는지를 먼저 말한다. 완전 범죄자 취급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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