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구권효 편집국장]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가 올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이 되면서 교계를 넘어 사회에서까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뉴스앤조이>가 전 목사와 관련한 기사를 쓰면 늘 달리는 댓글이 있는데요. 어떤 독자는 저희 페이스북 페이지에 따로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셨습니다.

"전광훈은 소속 교단에서 면직돼 목사가 아닌데, 왜 자꾸 목사라는 호칭을 다는가?"
"일반 언론은 그렇다 쳐도 <뉴스앤조이>는 교계 언론인데 호칭을 정확하게 써야 하지 않는가?"

전광훈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소속이었습니다. 그가 대신 총회장이던 2015년, 대신은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과 통합하기로 했습니다. 이 통합은 3년 만에 법원 판결로 무효가 됐습니다. 백석과 합친 대신 목회자들은 백석에 남기도 하고 원래부터 통합하지 않았던 대신(수호)으로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전광훈 목사는 통합이 무효가 됐으니 자신이 다시 총회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백석에 남지도 않고 대신(수호)으로 돌아가지도 않고, 대신(복원)이라는 새 교단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결과적으로 전 목사는 지난 9월 백석 교단에서 면직당했으나, 여전히 대신(복원) 교단 소속 목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식이면 개나 소나 목사 될 수 있겠다'는 비판. 맞습니다. 이런 식이면 아무나 교단 만들어 목사도 하고 총회장도 할 수 있습니다. 목사 타이틀은 교단이 주는데, 교단을 만드는 게 어렵지 않습니다. 이런 식으로 대한민국에 장로교단만 200개가 넘고, 비인가 신학교는 몇 개인지 가늠할 수도 없습니다.

전광훈 목사가 온갖 극우적 행태를 일삼고 "생명책에서 지우겠다"는 등 이단적 발언도 서슴지 않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런 전 목사를 따르고 추앙하는 사람도 상당수입니다. 그가 주최한 집회에 '정통'이라고 하는 교단에 소속한 목사와 교인들이 참여하는 것도 사실이지요. 이런 상황이니 전광훈 목사만 목사가 아니라고 할 근거가 없습니다.

미성년자 성폭력으로 교단에서 면직된 이동현·문대식 씨 같은 경우, <뉴스앤조이>는 '목사' 호칭을 붙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다시 어떤 이름 모를 교단에 목사로 가입한다면, 목사라고 부르지 않을 이유 또한 없습니다.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아예 가능성 없는 것도 아니니 우울한 이야기지요.

"전광훈 같은 사람을 제발 목사라고 부르지 마라"고 호소하는 분들 마음도 이해가 갑니다. '크리스천으로서 도저히 같은 하나님을 믿는다고 생각할 수 없다', '기독교의 하나님은 그런 짓을 하라고 한 적 없다', '사람들이 목사는 다 저런 줄 알고 오해하는 게 창피하다' 모두 다 제 마음 같습니다. 이것이 지금 한국교회 현실이라는 생각에 씁쓸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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