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담임목사의 설교 표절 사실을 공개한 부목사가 노회 재판에 회부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김종준 총회장) 중경기노회(박건 노회장)는 10월 8일 안양석수교회(김찬곤 목사)에서 가을 정기회를 열고, 과천 ㄱ교회 전 부교역자 ㄱ 목사에 대한 재판국을 구성하기로 결의했다.

ㄱ교회는 ㅅ 담임목사 설교 표절이 드러나 분쟁을 겪고 있다. 일부 교인은 ㅅ 목사를 설교 표절 및 불법 제직회 개최로 노회에 고발했다. ㅅ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ㄱ 목사가 ㅅ 목사를 협박했다며 조사해 달라고 노회에 진정을 넣었다. 정치부는 ㅅ 목사 고소 건은 재판국으로, ㄱ 목사에 대한 진정은 조사처리위원회로 보내자고 보고했다. 하지만 토론 끝에 두 사건을 함께 다루는 재판국을 구성하기로 했다.

정치부 보고에서는 어떤 사유로 고소와 진정이 올라왔는지 설명하지 않았다. 일부 노회원은 "내용이 뭔지도 모르고 결의를 하느냐. 무슨 내용인지 알려 달라. 일방적으로 순서를 진행한 노회장이 사과하라"고 항의했다. 그러나 결국 설교 표절 관련한 사건이라는 설명은 나오지 않았다. 배경 이해도 없이, 노회원들은 투표로 재판국원을 선출했다.

예장합동 중경기노회가 10월 8일 정기회를 열고, 설교 표절 논란이 불거진 과천 ㄱ교회 ㅅ 목사와 '내부 고발자' ㅇ 목사에 대한 재판국을 구성하기로 했다. 노회는 ㅅ 목사 처벌이 어렵고, ㅇ 목사는 '유출자'이니 치리해야 한다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노회는 ㅅ 목사와 ㄱ 목사 모두 재판하기로 했지만, 정작 설교 표절에 대한 처벌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예장합동 헌법 권징조례에 설교 표절 처벌 규정이 없고, 노회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건 노회장은 노회가 끝난 후 기자와 만나 "사실 고소 건이 아닌데도 고소한 거다. 오히려 그 사람(고소인)들이 명예훼손으로 치리를 받아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반면, 담임목사의 설교 표절 사실을 공개한 부목사에게는 비판적이었다. 박 노회장은 "그 부목사는 사실 목사의 설교 파일을 훔친 것 아닌가. 그게 절도와 명예훼손이고 협박죄도 해당된다고 하더라. 부목사가 담임목사에게 '왜 사임하지 않나. 10월까지 사임하라'고 했다는데, 그런 것은 목회 도의상으로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형사처벌 대상이다. '표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야 하는데, '남의 것 표절했으니 사임하라'고 하는 태도는 잘못됐다"고 말했다.

처벌 규정이 없다 해도 목회자가 상습적으로 설교를 표절했다면 문제 아니냐고 묻자, 박건 노회장은 "나도 ㅅ 목사 설교를 다 읽어 봤다. <뉴스앤조이> 기사도 봤다. 실제로 목회자가 다른 설교를 참고했다 하더라도 내용은 조금씩 바뀐다. 그리고 같은 본문으로 하면 대지가 같을 수밖에 없다. 그런 부분은 목회자의 공통적 생각인데 그걸 어떻게 표절이라고 할 수 있는가. 목회자 중에서 다른 목사 참고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대답했다.

박건 노회장은 "노회 분위기는 ㄱ 목사를 치리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재판국 의견은 다를 수 있으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ㅅ 목사가 '연말까지 사임' 언급
이런 이유로 치리당한다면
교단에 남는 게 창피"

ㄱ 목사는 노회 재판에 회부된 사실을 듣고 황당해했다. 그는 8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6월 초 담임목사에게 설교 표절 사실을 말했을 때, ㅅ 목사는 나에게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도 담임목사에게 이런 말을 해서 죄송하다고 두 차례나 말했다. 내가 협박을 했다고 하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ㄱ 목사는 먼저 거취 얘기를 꺼낸 건 ㅅ 목사라고 했다. ㅅ 목사가 당초 2019년 말까지 교회를 정리하고 떠나겠다고 말했는데, 입장이 계속 바뀌었다고 했다. 7월에는 제직을 뽑으려 하는 등 곧 교회를 떠나려는 사람 같지 않았다고도 했다. ㄱ 목사는 "담임목사에게 '사임 표명 날짜라도 정해 달라. 그러면 그걸 믿고 (표절 사실을) 발설하지 않겠다. 목사님이 계속 약속을 지키지 않지 않았느냐'고 했다. 그랬더니 협박한 사람으로 몰렸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담임목사를 협박하려 했다면, 지난해 말 표절 사실을 인지했을 때 바로 터트렸을 것이다. 아니면 담임목사를 반대하는 교인들에게 흘렸을 텐데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부교역자로서 앞으로 예장합동에서 목회하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는데 부담되지 않느냐고 묻자, ㄱ 목사는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 거짓말했다거나, 담임목사를 협박했는데 하지 않았다고 거짓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내가 목회하면 안 된다. 만일 노회가 이런 이유로 날 치리한다면, 이런 교단에 남아 있는 것 자체가 창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

ㄱ 목사는 '상습 폭로범'이라는 비난도 받고 있다. 이전 사역지에서도 담임목사 설교 표절 사실을 폭로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그는 "그것도 만들어 낸 얘기다. 전 교회 담임목사도 설교를 카피했다고 말한 바 있는데, 그걸 가지고 내가 무슨 일을 꾸민 것처럼 와전된 것"이라고 했다.

과천 ㄱ교회 교인들은 ㅅ 목사가 표절 발각된 이후에도 또 설교를 표절한 사실을 발견했다. 7월 28일 설교의 제목, 본문, 주제, 예화가 분당 ㄱ교회 ㅇ 목사의 것과 유사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ㅅ 목사, 표절 사실 발각되고도 또 표절
교인들,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발

한편 ㅅ 목사는 6월 ㄱ 부목사에게 설교 표절 사실을 시인한 이후에도 또다시 설교를 표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인들은 ㅅ 목사의 2019년 7월 28일 설교가 분당 지역 유명 목회자 설교와 유사한 사실을 추가로 발견했다.

ㄱ 교회 ㅅ 목사, '힘들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로마서 1:13-17)

이 능력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말씀드렸습니다. 무엇입니까? 헬라어로. 이제는 알 만도 하실 텐데. 두나미스입니다. 두나미스. 여러분. 이 두나미스는 다이나마이트에서 어원이 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여러분. 바울이 위대한 사도가 될 수 있었던 것은요. 다이나마이트 같은 파괴력을 가진 복음의 능력을 경험했기 때문이라는 거에요. 바울을 바울 되게 만든 것은요. 다른 것이 아니라 다이나마이트 같은 파괴력을 가진 복음의 능력이 자기를 바꾸었다는 거에요. (중략) 복음의 능력을 경험하면은요. 복음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교회에 나와서는 집사님, 권사님, 장로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나가면은, 직장에 가면은요. 이분이 불교 신자인지, 천주교 신자인지, 기독교 신자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정도로 사는 분들도 있을까요? 우리 교회는 없습니다.

분당 ㅇ교회 ㅇ 목사, '기본으로 돌아갑시다'(로마서 1:13-17)

여기에서 능력이라는 단어는 헬라어 원어로 보니까 두나미스라는 단어에요. 이 두나미스라는 단어는 영어 단어 다이나마이트의 어원입니다. 바울이 위대한 사도가 될 수 있었던 것 그는 다이나마이트와 같은 파괴력을 가진 복음의 능력을 경험했다는 거에요. (중략) 이 복음의 능력을 경험하면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아요. 여러분들 가운데, 교회 나와가지고는 무슨 집사네, 어쩌네 설치고 다니면서 직장에만 나가면 여러분이 불교 신자인지, 천주교 신자인지, 기독교 신자인지 도무지 알지도 못하고, 술자리 가면, 불교 신자, 천주교 신자, 또는 (어떤) 자리 가면, 무슨 신자. 이런 식으로 복음을 부끄러워하는 성도들이 꽤 된다고 저는 생각해요.

과천 ㄱ교회 교인들은 지금도 ㅅ 목사 설교를 하나씩 확인하고 있다. 현재 검찰에 ㅅ 목사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상태라고도 했다. 한 교인은 "원래 저작권법은 친고죄라 고발이 불가능하지만, 저작권협회 등에 문의해 보니 표절이 상습적인 경우는 고발이 가능하다고 해서 수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ㅅ 목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로 취재 내용을 보냈으나, 그는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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