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5일 저녁 검찰 개혁 집회가 서초역 사거리에서 열렸다. 서초역 기준 남쪽으로는 예술의전당 인근까지 인파가 몰렸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검찰 개혁'과 '조국 수호'를 외치는 대규모 촛불 시위가 10월 5일 서초역 사거리에서 열렸다. 대검찰청 앞에서 9월 28일 첫 대규모 집회를 연 사법적폐청산범국민시민연대는 메인 무대를 사랑의교회 앞 서초역 사거리로 옮겼다. 사거리 십자 방향으로 스크린을 설치했다.

이날 추산 참가자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주보다 참가 인원이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초역 기준 북쪽은 서초경찰서 앞 누에다리 인근, 서쪽은 서리풀터널 앞, 동쪽은 교대역 인근, 남쪽은 예술의전당 인근까지 인파가 들어찼다.

집회에서는 검찰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편파 수사를 일삼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0월 6일로 2000일을 맞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자 처벌이나, 박근혜 정부 시절 일어났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자 처벌,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수사 등은 미진하면서 유독 조국 장관 일가에만 가혹하다고 규탄했다.

무대에 오른 판사 출신 서기호 전 국회의원은 "검찰이 엉터리 수사를 하느라 진짜 해야 할 수사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패스트 트랙 방해, 입시 비리 나경원이나 수사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소설가 이외수 씨도 연단에 올라 "정치 검찰과 이에 결탁한 기레기, 썩은 정치인이 있는 한 국민은 행복할 수 없다"며 "공수처 설치, 언론 개혁" 등을 외쳤다.

거리에 앉은 시민들은 2016년처럼 전자 촛불과 피켓을 들고 '검찰 개혁', '조국 수호'를 연호했다. 노란 피켓에는 태극 문양과 '조국 수호', '조국을 지켜 내자', '자한당 OUT', '정치 검찰 OUT', '공수처 설치', '언론 개혁' 등 다양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조국 장관과 부인 정경심 교수, 딸 조민 씨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들렸다. 인파가 한번에 몰려 휴대전화 통신이 원활하지 않기도 했다.

일부 참가자, 서초 예배당 이용
"지난주 안내 미진, 시민 편의 우선할 것"

사랑의교회는 이번 집회에 건물 곳곳의 화장실을 개방했다. 봉사자도 배치해 시민들의 이용을 안내했다. 집회 참석자들이 북측 2층 언약채플 화장실 앞에서 대기하는 모습. 뉴스앤조이 최승현

한편, 지난주 집회 때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게 했다는 증언이 이어져 빈축을 샀던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는 이날 시민들에게 남·북 측 지하 2층부터 지상 2층까지 화장실을 열었다. '안내' 명찰을 단 교인들이 본당 지하 2층 서초역 연결 통로와 본당 1층 로비, 2층 언약채플(예식장) 등에서 시민들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도왔다.

이번 집회부터 행사 무대가 대검찰청 앞에서 교회 바로 앞인 서초역 사거리로 옮겨지면서, 사랑의교회 서초 예배당을 이용하는 시민도 많아졌다. 시민들은 사랑의교회 마당에도 가득 들어찼다.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마당과 로비, 서초역 7번 출구 앞 언약채플 입구에 앉는 이도 많았다.

사랑의교회 직원들도 현장에 나와 집회 상황을 살폈다. 교회 관계자는 예배당이 공공시설인 만큼 '개방'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했다. "안내가 미진한 부분이 있었으나 화장실은 지난주에도 제공했다. 기본적으로 종교 시설은 공공재이고,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앞으로 공공재 역할을 더 충실하게 감당하겠다. 계속 노력할 테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매주 밤늦게까지 집회가 이어질 전망인데 이용 시간을 정할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 교회 관계자는 "몇 시에 닫겠다고 통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집회 마감 상황을 보며 시민들 편의를 우선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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