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별평'은 <뉴스앤조이> 독서 캠페인 '탐구생활'(탐독하고 구도하는 그리스도인의 독서 생활) 콘텐츠입니다. 기독교 출판계 안팎에서 활동하고 있는 필진으로 평가단을 꾸려, 출간한 지 얼마 안 된 기독교 서적을 선정해 별점을 매기고 짧게 평가합니다.

2019년 10월 선정 도서는 <교부와 만나다>(비아), <감춰진 하느님나라>(분도출판사), <버릴수록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들>(비아토르), <지식과 믿음>(IVP), <미워할 수 없는 신은 신이 아니다>(동연), <실천>(대장간)입니다.

'별의별평'은 매월 초 업데이트됩니다. [6월호 바로 가기(클릭), 7월호 바로 가기(클릭)8월호 바로 가기(클릭)9월호 바로 가기(클릭)] - 편집자 주

별의별평 10월 선정 도서. <교부와 만나다>(비아), <감춰진 하느님나라>(분도출판사), <버릴수록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들>(비아토르), <지식과 믿음>(IVP), <미워할 수 없는 신은 신이 아니다>(동연), <실천>(대장간).

1. 아달베르 함만,
<교부와 만나다>(비아)

<교부와 만나다 - 초대교회 스승들의 생애와 사상> / 아달베르 함만 지음 / 이연학, 최원오 옮김 / 비아 펴냄 / 380쪽 / 1만 8000원

- 임혜진 옐로브릭 대표

십자가 사건 이후 500여 년간 지중해 주변부로 퍼져 나간 처음 기독교 이야기. 사상가, 운동가, 정치가, 순교자로 긴 논쟁과 광풍을 겪어 내고 순전하게 우뚝 선 교회의 '큰아빠'들. 무표정한 박제처럼 느껴지던 그분들을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좋은 입문서다. 교부들 글을 직접 인용한 내용을 특히 감동적이고 재미있게 읽었다.

별점: ★★★★☆(4/5)

- 최경환 과학과신학의대화 기획실장

초기 그리스도교의 기초를 닦고, 신학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만들었던 사람들. 이들을 우리는 교부라고 부른다. 이들은 구약성서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어떻게 읽고 해석했을까. 직접 그들의 글을 읽어 보니 그 순수함과 열정, 그들의 고뇌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교과서 같은 책이라 살짝 지루할 순 있지만, 그리스도교의 뿌리를 알고 싶은 이들에겐 더없이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별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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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엘루아 르클레르,
<감춰진 하느님나라>(분도출판사)

<감춰진 하느님나라 - 복음에 대한 새롭고도 놀라운 발견> / 엘루아 르클레르 지음 / 연숙진 옮김 / 분도출판사 펴냄 / 264쪽 / 1만 7000원

- 정다운 번역가

작은 이들, 가난한 이들, 슬퍼하는 이들을 향한 관심이 페이지마다 서려 있다. 모든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서서 - 하느님의 침묵을 가장 깊이 경험했던 사람 - 나자렛 예수를 쫓아 침묵 속에 함께하시는 하느님을 찾아가는 여정. 작은 이들과 함께 흘리는 맑은 눈물이 배음처럼 흐르는, 누구도 해치지 않을 것 같은 작고 맑고 따뜻한 책.

별점: ★★★★☆(4/5)

- 강도영 빅퍼즐문화연구소 소장

역시, 믿고 읽는 분도출판사!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나 18세에 신부가 된 르클레르의 삶은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목사가 된 나의 삶의 경로와 비슷할 수 있지만, 그는 20대 초반 반나치 혐의로 잡혀 지옥을 경험하고 나왔다. 그가 경험한 나치수용소는 하나님이 침묵하는 세상이었다. 지금 우리도 종종, 아니 자주 하나님의 부재를 느끼는 것 같아 예수를 찾아가는 그의 여정이 구구절절 공감됐다.

별점: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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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김기석,
<버릴수록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들>(비아토르)

<버릴수록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들> / 김기석 지음 / 비아토르 펴냄 / 288쪽 / 1만 3800원

- 박용희 용서점 대표

책장이 아닌 책상 위에 두고 읽는 책이 있다. 언제든 집어 들어 어디를 펴도 생각할 거리를 주는 책들이다. 저자의 책들은 대체로 책상 위에 놓고 본다. 이 책은 높은 수준의 만듦새를 보여 주는 비아토르에서 낸 저자의 두 번째 설교집이다. 고민 없이 책상 위에 자리를 내주었다. 아쉬운 마음도 있다. 설교문이라는 형식이 주는 제한 때문이다. 언젠가 저자가 마음먹고 쓴 긴 호흡의 글을 읽게 될 날을 기대한다.

별점: ★★★★☆(4/5)

- 박혜은 서울책보고 북매니저

맑고 단정한 언어로 격려받는 하나님나라 영성의 길. 인문 교양의 꽃이 다채롭게 핀 꽃밭을 저자와 거닐며 그 길을 앞서간 인물과 빛나는 문학까지 소개받으니 이 고단한 길도 걸어갈 만하다. 여성이 남성보다 강인한 이유는 출산의 고통을 경험해서라거나 늙은 어머니가 차려 주는 밥을 받아먹는 남성 시인 이야기는 다음 세대 영성가에게서 다르게 해석됐으면.

별점: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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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앨빈 플랜팅가,
<지식과 믿음>(IVP)

<지식과 믿음 - 기독교 신앙은 신뢰할 만한가> / 앨빈 플랜팅가 지음 / 박규태 옮김 / 강영안 해설 / IVP 펴냄 / 284쪽 / 1만 5000원

- 박혜은 서울책보고 북매니저

반지성주의가 유행인 시대에 올바르게 기능하는 인지능력으로 신앙의 합리성을 추구한다면, 그 결론은 창조자에 대한 사랑 고백이 담긴 예배가 될 터. 거짓말 같지만 재밌고 벅찼다. 요약본이어서인지 더 충분한 설명을 듣고 싶을 때 간략히 마무리되는 지점들이 있었다. 다음 단계의 책을 읽어야 할까 보다. 지적 자극을 일으키기에 유용한 입문서.

별점: ★★★☆☆(3/5)

- 정다운 번역가

'제정신인, 뇌가 있는 사람도 (도무지 못 믿을 내용이 가득한) 기독교 신앙을 가질 수 있는가. 어떻게?' 일견 진지해 보이나, 실은 피상적인, 저런 류의 물음들에 성실하고 촘촘한 논리로 답하는 책. 어질러진 집이 정리되듯 머릿속이 정리되는 쾌감도 있고, 예상 외의 부분에서 종종 유머러스하기까지 하다. 저 질문들을 성실하고 또 반듯하게 마주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

별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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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정재현,
<미워할 수 없는 신은 신이 아니다>(동연)

<미워할 수 없는 신은 신이 아니다 - 틸리히의 역설적 통찰과 종교 비판> / 정재현 지음 / 동연 펴냄 / 427쪽 / 1만 8000원

- 최경환 과학과신학의대화 기획실장

국내 신학자가 20세기 대표적인 신학자 폴 틸리히의 사상을 체계적이고 분석적으로 연구한 책. 저자에 따르면 진정한 기독교는 우상파괴적이고 자신을 해체할 수 있어야 한다. 심지어 '신' 개념조차도. 국내에서도 이 정도 수준의 신학 연구서가 나올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유려한 글솜씨에 한 번 더 놀랐다. 하지만 TMI가 좀 과하다. 분량을 반으로 줄이면 훨씬 담백한 책이 될 뻔했다.

별점: ★★★☆☆(3/5)

- 박용희 용서점 대표

한참 폴 틸리히에 꽂혀 지낸 적이 있다. <믿음의 역동성>으로 시작해 <조직신학>을 거쳐 설교 3부작까지 열독했다. 시간이 지나 이제는 저자 이름과 '상관관계'라는 설명할 수 없는 개념만 기억에 남아 있다. 이 책은 홀로 폴 틸리히를 읽다 포기한 이들에게는 복음과 같은 책이다. 저자가 대학원 수업에서 '폴 틸리히의 종교철학'을 주제로 강의한 내용을 엮었다. 이 책을 읽고 다시 도전해 보시길. 물론 이 책도 어렵지만.

별점: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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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존 로스,
<실천>(대장간)

<실천 - 메노나이트의 삶과 예배> / 존 로스 지음 / 김복기 옮김 / 대장간 펴냄 / 336쪽 / 1만 7000원

- 강도영 빅퍼즐문화연구소 소장

책을 고를 때는 내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내용이 있었으면 하고 기대하기 마련이다. 이 책 제목을 보고 바로 손이 간 이유는 그 때문이다. 내 신앙을 낯설게 바라보기 시작하자, 그 중심에 얼마나 딱딱한 조직신학과 교리만 남았는지 느꼈고, 이끌리듯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전반부에 소개되는 말랑말랑한 조직신학 이야기가 후반부에 이어지는 실천적 이야기와 잘 어우러진다. 나처럼 '영적 훈련'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바로 클릭을.

별점: ★★★★(4.5/5)

- 임혜진 옐로브릭 대표

표지에 속지 말자. 오탈자가 좀 많이 걸려도 참고 책장을 넘기자. 지혜가 가득한 아름다운 책이다. 추문으로 얼룩진 교회, 새로운 양상의 굶주림과 포로 됨에 처한 세계를 향해 이 책은 고귀한 전통을 젖줄 삼은 급진적인 대안을 내보인다. 예배가 대안이라니, 의구심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지만 저자가 말하는 '거룩한 아름다움'에 나는 매혹되었다.

별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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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단 인터뷰

- 즐겨 읽다가 지금은 읽지 않는, 떠나보낸 저자가 있다면. 그렇게 된 사연은?

임혜진 / 저자를 떠나보낸다는 건 다양한 이유로 늘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 아닐까. 독서 취향이 달라진 점을 생각해 본다면 점점 남성 저자보다는 여성 저자의 글을, 논픽션보다는 문학을 더 많이 읽게 되는 것 같다.

정다운 / 각기 다른 사연으로 멀어진 옛 사람이 많지만, 한 명만 꼽자면 슈테판 츠바이크. 그가 열렬히 편애하는 이들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게 되었다는 게, 적어도 같은 마음으로 지지하지는 않게 되었다는 게 이유라면 이유. 하지만 그 '열렬히 편애하는' 태도는 남아, 여전히 나를 구성하고 있으니 그런 식으로 그와의 만남이 이어지고 있다고 해야 할지도.

박용희 / 이현주. <예수와 만난 사람들>(생활성서사)로 시작해, 저자의 묵상과 동양 경전에 대한 풀이를 즐겨 읽었다. 어느 날인가 이제 이 아무개의 묵상은 그만 읽고 나의 묵상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저자에게서 떠나왔다.

박혜은 / 소설가 김훈. 예전엔 그의 한국어 문장이 시리도록 아름답다고 느꼈는데, 어느 순간 시리도록 아름다운 문장에 형상화된 착한 가부장주의와 타자화된 여성성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나보다 곱절은 나이 든 남성의 언어가 표현한 세계는 이미 충분히 읽었다는 생각도 들었고.

최경환 / 국내 르네 지라르 전문가로 알려진 정일권 박사의 책. 초기 책은 어느 정도 신선했지만, 이후 나오는 책들은 반복되는 내용이 많고, 지나칠 정도로 사적인 내용이 많아 더 이상 읽지 않는다. 왕성한 집필 활동은 대단하지만, 현대 이슈를 지나치게 지라르와 엮는 바람에 실제로 알맹이가 빈약한 경우가 많다.

강도영 / 폴 투르니에. 내과의사이자 정신의학자인 그의 책을 읽으면 누군가를 이해할 수 있을 줄 알았다. 20대 초반 그의 책을 통해 나 자신을 이해하는 법을 배웠다. 그렇게 나의 관심은 타자를 향했고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종교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접근이 좋았다. 시간이 흐르고 타자를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그의 책을 읽지 않게 됐다. 폴 트루니에 책들은 아마도 20대의 허세에 가깝지 않았을까 싶다. 조금 더 성숙해졌을 때 그의 책을 다시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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