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하야 집회를 이끈 전광훈 목사가 행사 도중 헌금을 거뒀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문재인 대통령 하야' 대규모 집회를 이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가 헌금 논란에 휩싸였다. 전 목사는 10월 3일 광화문 집회에서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헌금'을 거뒀다. 강제성은 없었지만,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광훈 목사는 집회 사회를 보다가 중간에 헌금을 요청했다. 전 목사는 "오늘 이 행사 중에 가장 기쁜 시간이 돌아왔다. 헌금하는 시간이다. 8월 15일 비가 하도 많이 와서 만 원씩 헌금을 못 해 내가 부도가 났다. 많이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전 목사는 지난 광복절에도 문재인 대통령 하야 집회를 개최한 바 있다. 당시에도 헌금을 거뒀는데, 비가 많이 와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 목사는 헌금 기도에서 "우리가 다 주머니를 털어서 하나님의 영광과 대한민국 영광을 위해 헌금하겠다. 열납하여 주소서. 참여하는 손들을 30배, 60배, 100배로 갚아 달라"고 말했다.

집회 후 전광훈 목사의 '헌금함' 이미지가 온라인에서 다시 회자되며 논란을 키웠다. 헌금함에는 "본 헌금은 전광훈 목사님의 모든 사역을 위해 드려지며, 헌금의 처분 권한을 전 목사님께 모두 위임합니다"고 적혀 있었다. 일부 언론은 주최 측이 집회에서 이 헌금함을 돌렸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10월 3일 집회에서는 이 헌금함으로 돈을 걷지 않았다. 주최 측은 헌금 시간, 노란색 서류 봉투를 돌렸고 참석자들은 봉투에 헌금을 넣었다. 헌금 위원들은 무대 단상 아래에 있는 포대 자루에 봉투를 넣었다. 문제가 된 헌금함 사진은 청와대 앞 농성장에 비치된 것인데, 이번 집회에 사용된 것처럼 퍼져 나갔다.

전광훈 목사는 집회를 할 때마다 행사비를 마련하기 위해 헌금을 거둬 왔다. 이번에 전 목사의 헌금 독려 발언이 언론을 타면서 비난이 쏟아졌다. "집회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다니 참 저쪽다운 발상이다", "불법 기부 금품 모집 아닌가", "저건 헌금이 아니라 하나님 이름을 팔아 전광훈이 갈취하는 거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자유한국당 홍문표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광훈 목사가 헌금을 거둬들인 것과 관련해 "부적절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헌금이 얼마나 들어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뉴스앤조이>는 전광훈 목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그는 응답하지 않았다. 한기총 대변인 이은재 목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문구만 보고 전광훈 목사님이 헌금을 개인적으로 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공적으로 쓰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왜 언론이 헌금에 관심을 가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광훈 목사는 10월 9일 한글날에도 대규모 집회를 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전광훈 목사는 10월 4일 유튜브 '너알아TV'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내려올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전 목사는 "문재인이 안 내려오면 계속 집회하겠다. 10월 9일에는 어제 집회보다 3~4배 큰 대회를 하겠다. 아마 1000만 명이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어제 집회에 참가한 일부 참석자는 청와대에 진입하기 위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연행되기도 했다. 전 목사는 "경찰선을 돌파하려면 우리도 일종의 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어제 20여 명이 경찰에게 피해를 입었다. 10월 9일까지 문재인 안 나오면 20명 피해 입은 것에 대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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