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학교와 학교법인 한신학원은 기장 총회의 오랜 골칫거리다. 총대들은 셋째 날 회무에서 이 사안을 논의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육순종 총회장)가 104회 총회에서 한신대학교 이사회(김일원 이사장) 문제로 논쟁했다. 한신대와 학교법인 한신학원은 총회의 오랜 골칫거리다. 이사회 구성 문제는 벌써 수년째 논의해 왔다. 총회는 한신대개혁특별위원회까지 조직해 한신학원 감사를 맡겼다.

총대들이 가장 강하게 질책한 부분은 이사회 정원이다. 기장 101회 총회는 한신학원 이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노회에서 이사 1명을 파송하기로 결의했다. 사립학교법 적용을 받는 학교법인 이사회 구성을 바꾸려면, 현 이사들이 정관을 수정해야 한다. 하지만 이사회는 결의를 차일피일 미뤘다. 102·103회 총회에서도 같은 내용으로 질책을 받았고, 같은 문제가 104회 총회에서 또 언급됐다.

이에 김일원 이사장은 "이사 선임 과정이 까다롭다. 총회가 이사회 정원을 28명으로 정한 건 알고 있다. 이행하지 않으려는 게 아니다. 현재 19명이지만 28명으로 가는 상황이다. 총회와 상의해 다음 단계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총대들은 즉각 반발했다. 박상필 목사(인천노회)는 "총회에서 28인으로 결의했는데 왜 이사회에서 자의적으로 판단해 19명으로 구성하는가"라고 물었다. 정대성 목사(경남노회)도 "이사장은 28명으로 바로 갈 수 없어 19명부터 단계적으로 간다고 했다. 정원 15명에 19명으로 바꿨다는 건데, 그것을 결의할 당시 총회나 한신대개혁특위에 질의한 적 있는가"라고 물었다.

문제는 또 있다. 기장 102회 총회는 법인 정관 시행세칙에 명시돼 있는 "한신학원 재산을 매각할 때 총회 인준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부분을 수정해야 한다고 결의했다. 이사회는 104회가 될 때까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총대들은 이사장에게 왜 이것도 하지 않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정대성 목사는 이 문제가 최근 불거진 거제도 법인 부지 매각 시도 의혹과 연관이 있다고 했다. 정 목사는 "총회 결의도 없이 어떻게 땅을 매각한다는 말인가. 총회에서 파송한 이사들이 임의로 시행세칙을 바꿔서 이를 다시 바꾸라고 주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총대도 "이사회가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하고 총회에는 보고만 하게 돼 있어서, 102회·103회 총회에서 연달아 지적한 건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발언했다.

김일원 이사장은 "이사회는 총회 결의대로 이사회 정원 28명으로 간다. 다만 그 과정에 있을 뿐이다. 지적하신 다른 부분도 곧 수정하겠다. 조금 더 믿고 기다려 달라"고 말하고 연규홍 총장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최근 연규홍 총장을 향해 제기된 문제들에 대한 질의는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연규홍 총장을 둘러싼 이슈도 학교법인만큼이나 많다. 총장 취임 때부터 언급된 논문 표절 의혹은 물론, 최근 학내 사찰, 대리 결재 등 숱한 문제가 불거졌다. 하지만 총대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연 총장은 준비한 영상 상영을 허락해 달라고 했고 총대들은 "허락이오"라고 외쳤다. 영상은 기장에 뿌리를 둔 한신대가 앞으로도 잘 성장할 수 있게 기도와 물질로 후원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후 김희헌 목사(서울노회)가 발언대로 나서 "한신대의 진정한 주인은 학생들이다. 학생들이 5분 정도 되는 영상을 준비했다고 하는데 총대들과 같이 보면 좋겠다. 길다면 잘라서 2분만이라도 시청하게 해 달라"고 말했다. 영상은 올해 벌어진 교수 성폭력 사건에 학교가 미흡하게 대응했고, 성폭력 예방 교육도 실시하기로 했는데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총대들은 찬반으로 나뉘었다. 한 총대는 "총회는 총회로서의 규범과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다. 필요하면 총회 대표가 학교에 가서 들을 수 있지만 총회장에서는 아니다. 학생들이 총회 장소에 와서 할 얘기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총대는 "한신대는 기장 직영 신학교다. 타 기관에서 만든 영화도 상영하는데 우리 학생들 2분짜리 동영상은 왜 못 보는가. 허락해 달라"고 말했다.

갑론을박 끝에 총대들은 이를 표결에 부쳤다. 학생들 영상 상영을 허락하기 위해서는 2/3 이상의 동의가 필요했다. 총 투표자 412명 중 동영상을 틀자는 사람은 241명, 안 된다는 사람은 172명이었다. 2/3가 되지 않아 한신대 신대원 학생회에서 만든 동영상은 상영되지 못했다.

뒤늦게 연규홍 총장 신상 문제를 놓고 해명을 요구한 총대도 있었다. 이서휴 목사(경기남노회)는 "연 총장 전 비서실장 김 아무개 목사가 자신이 대리 결재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사실이면 이는 심각한 형사 문제가 될 수 있다. 총장이 직접 해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연 총장은 이미 회의장을 떠난 뒤였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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