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회기 회무를 시작한 김종준 총회장은 총대들에게 회의 자리를 지켜 달라고 수차례 당부했다. 그러나 총대들은 우렁차게 "아니오"를 외쳤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104회 총회장으로 취임한 김종준 목사(꽃동산교회)는 취임사에서부터 "회의장을 지켜 달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김 총회장은 "의사정족수가 미달되면 총회 결의 효력에 문제가 생긴다"며, 총대들이 총회 마지막 날까지 회의장을 이탈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총대들은 자리를 지킬 의사가 없어 보인다.

회무 첫째 날인 9월 23일 저녁, 김종준 총회장은 총대들이 각 노회를 대표해 모인 이들이니만큼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말했다. 특정인에 의해 여론 몰이식 결의를 하지 말고, 찬성 3명과 반대 3명 토론을 통해 심도 있게 결정하자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총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라며 "104회 총회부터는 한 번이라도 빠진 사람은 105회기 총대권을 제한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총대들은 우렁차게 "아니오"라고 답했다.

당황한 김종준 총회장이 "97회 총회에서 이미 50% 미만 출석한 이들은 제재하도록 결의한 바 있다. 50%는 너무 낮고 100%는 너무 높으니, 그러면 80%로 하자. 철저하게 해서 (총대로서의) 사명을 다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다시 제안했다. 이번에도 총대들은 일제히 "아니오"라고 외쳤다.

또다시 당황한 김종준 총회장은 "총대들이 너무 협조를 안 해 주신다. 그러면 철저하게 출석을 체크하되, 불참하는 분들은 위임장을 꼭 써서 제출해 달라. 그러면 의사정족수에 문제가 없다. 성수가 안 되면 절대 개회할 수 없고 회의 자체가 불법이다"고 말했다.

총대들이 마냥 반대만 한 건 아니다. 김종준 총회장이 "우리 교회(꽃동산교회)와 부총회장 소강석 목사 교회(새에덴교회)에서 5000만 원 정도를 써서, 회의 끝날까지 100% 출석하는 교회는 100만 원 정도 상금을 주겠다"고 말했다. 총대들은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김종준 총회장은 이번 총회부터 '삼진 아웃제'를 도입한다고 말했다. 고성, 몸싸움 등 소란을 피우는 총대는 1차 경고, 2차 옐로카드에 이어 3차로 퇴장을 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 제도를 통해 "품격 있는 성총회를 만들자"고 했다.

한편, 예장합동은 이번 총회부터 총대 개개인에게 리모컨을 지급하고 전자 투표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전까지는 동의와 재청, 가부 여부를 구두로 묻고 의사 결정을 내렸다. 찬반이 비슷할 경우 총회장이 "'예' 소리가 더 크다"며 자의적으로 통과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올해부터는 전자 투표를 통해 정확한 찬반 여론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계속)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