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 신학부가 복음주의 단체 6곳에 대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일부 단체는 동성애와 낙태 등의 이슈에서 교단과 입장이 다르므로, 참가 전 목사와 당회 지도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예장합동은 셋째 날 오전에 신학부 보고를 다룰 예정이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김종준 총회장) 신학부가 복음주의 운동 단체 6개에 대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성서한국·기독연구원느헤미야(느헤미야)·청어람ARMC(청어람)·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 단체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소속 교회와 당회의 지도를 받으라는 결론을 내렸다. 좋은교사운동과 <복음과상황>은 적극 참여하라는 결론을 냈다.

'한국교회 일각에서 현재 활동하는 기독교 단체들의 설립 목적과 성격에 대한 연구의 건'이라는 주제로 1년간 진행된 연구는, 한 단체당 한 명의 연구자가 보고서를 내놓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학부는 총회 보고서에 결론 부분이 담긴 요약 보고서를 싣고, 260쪽 분량 연구 보고서 전문은 책자로 발간해 총대들에게 배포했다. (전문은 기사 하단 링크를 클릭하면 볼 수 있다.)

이정훈 "청어람, 동성애 정치 투쟁 지지"
편향성 문제 제기에 청어람만 보고서 2개

연구위원들은 각 단체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비교하고 결론을 냈지만, 유일하게 이정훈 교수(울산대)만은 청어람이 좌파 정치 투쟁 단체라는 비난 일색이었다. 그는 "청어람은 동성애 정치 투쟁을 지지하고 그 논리와 주장을 교회 내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보수 신학을 고수하는 주요 개신교단을 동성애와 소수자(여성·이슬람·난민 등) 혐오 세력으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비판하는 좌파 정치 운동 진영의 인사들과 연대하고 동조하고 있다"고 썼다.

이정훈 교수는 "청어람이 교회와 목사, 교인들의 종교의자유·표현의자유를 위축할 수 있는 혐오 규제 입법과 차별금지법 도입 필요성에 관한 주장과 이론을 교회에 확산하고 있으며, 기독교 윤리와 신학적 숙고 과정을 배제하고 '낙태'가 권리라고 주장하는 페미니즘 단체와 협력해 여과 없이 이들의 주장을 교회 내 확산하는 활동도 진행했다"고 했다.

신학부는 애초 1인 1단체 연구를 원칙으로 했다. 그러나 청어람에 대한 이정훈 교수의 보고서가 편향됐다는 문제 제기가 있어, 신학부 임원 신종철 목사(예인교회·아신대 교수)가 청어람 보고서를 급히 한 편 더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철 목사는 △기독교 세계관 관점에서 한국교회를 점검하고 문제점이 무엇인지 분석 △한국교회에서 잘 다루지 않은 주제(동성애·낙태·차별금지법·혐오·페미니즘)를 과감하게 끄집어내어 기독교 세계관 관점에서 토론의 장을 형성하고 고민 △한국교회 생태계 복원, 신뢰성 있는 한국교회를 위해 많은 수고를 감당한 점 등을 긍정적인 측면으로 소개했다.

성서한국·느헤미야·개혁연대 연구 보고서
"한국교회 비판하고 교단 신학 입장과 달라"

성서한국·느헤미야·개혁연대 또한 동성애·낙태·페미니즘 등 사회 현안에 대한 문제 때문에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성서한국을 연구한 김성수 목사(공덕중앙교회·전북신학교 교수)는 성서한국이 △'오직 믿음·은혜'의 칭의론을 행위를 배제한 진부하고 편협한 교리라고 하며 '저급한 잡초가 참복음의 화초인 것처럼 유통된다'고 한다 △창조-타락-구속의 틀은 성경 전체 복음을 담아낼 수 없다고 한다 △우리 교단 신앙고백서에 예수님의 삶과 사역을 전하는 복음서 내용이 거의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라이트(N. T. Wright) 표현을 빌려 '빈 망토로 만들고 있다'고 한다 △여호와 하나님의 창조를 '창조 이전에 흑암과 깊음과 하나님의 영과 물이 있었다고 하므로 창조 이전 상태가 무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는 등의 주장을 내세우며, 이는 교단의 신학적·성경적 관점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또 성서한국이 사회 이슈를 대할 때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낙태, 동성애, 페미니즘, 차별금지법, 대북 문제, 교회 세습 등 예민한 현장에서 그들의 목소리가 매우 강렬하게 들려오고 있다. 성서한국 전체가 다 동일한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므로 전체를 매도할 수 없다. 다만 다양하고 개연성 있는 판단을, 중요한 모임에서 가감 없이 외치게 될 때 분명히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우리 교회와 젊은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했다.

느헤미야를 연구한 이영식 교수(총신대)는 "하나님나라 구현과 한국 기독교 재구성이라는 비전 아래, 저술이나 활동들이 한국 기독교의 현실을 직시하며 나름대로 변화를 모색하려고 했다. 또 평신도 훈련과 오늘날 다양한 사회 국면에 대해 기독교적 대답을 모색하려 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기존 교회를 지나치게 비판하고 있다 △한국교회 성도들을 비판함과 동시에 이신칭의 개념을 폄하하고 있다(개혁주의 칭의 개념과 다르다) △김근주 교수의 <복음의 공공성>(비아토르)이 제시하는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에 대한 비판적 태도, 소돔 멸망 원인이 동성애가 아니라는 관점은 우리 신학과 다르다 △<한국교회 개혁의 길을 묻다>(새물결플러스)에서 김근주 교수는 십일조 등 헌금 문제를 '미신적 우상숭배', '헌금 착취 종교'라고 비판한다 △배덕만 교수의 <한국 개신교 근본주의>(대장간)는 국내 개신교를 근본주의라고 비판한다는 이유로, 목회자와 당회의 지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개혁연대를 연구한 임종구 목사(푸른초장교회·대신대 교수)는 "한국교회의 병폐와 환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접근하고 실천했으며 교단이나 연합 단체가 하지 못하는 일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목회직 세습, 목회자 전횡과 일탈, 교단과 기독교 기관의 불투명 운영 등은 개혁 대상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단 △기존 교회와의 공감대가 부족하다 △개혁주의 교회론에서 벗어나 있다 △기존 교회를 설득할 공감의 언어가 결핍됐다 △구성원 편향성이 활동의 편향성을 가져왔다 △교회 환부를 드러냈으나 치유에는 한계를 나타냈다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개혁연대가 제시한 '모범 정관'이 개혁주의 교회론에서 크게 이탈하고 있다고 썼다.

임종구 목사는 교단지 <기독신문>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임 목사는 <기독신문>이 개혁연대 활동을 보도한 <뉴스앤조이> 기사를 과다하게 재생산한 것은 문제를 삼을 만하다고 했다. 교단 비평 없이 그대로 내보내 교단지의 정체성에 의구심을 가지게 했다고도 평가했다.

복음주의 단체 대표들이 9월 5일 예장합동 총회 회관에서 신학부 임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로 만났다. 단체들은 대부분 연구자의 인터뷰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좋은교사운동·<복음과상황> '긍정 평가'
"강사로 참여하거나 적극 기고해야"

좋은교사운동·<복음과상황>은 적극 참여할 대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좋은교사운동을 연구한 신종철 목사는 "교육계에서 기독교적 세계관을 가지고 세상의 빛과 소금을 감당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들 대부분이 공교육에 속한 기독 교사들로서 정체성을 유지하고 분명히 드러내는 가운데 '복음 전도 운동', '교사 소명 회복과 내부 자정 운동', '교육 개혁 운동'을 전개해 공교육 가운데서 무시할 수 없는 세력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종철 목사는 "교단 목사들과 교수들은 좋은교사운동에 선한 영향력을 끼쳐 좋은교사운동이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않게 격려해야 하고, 특히 2년마다 열리는 '기독교사대회'에 교단 목사들과 교수들이 강사로 활동해야 한다"고 했다.

이국진 목사(예수비전교회)는 <복음과상황>에 적극적으로 기고하는 등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 목사는 "동성애·낙태·페미니즘 문제 등과 관련된 기고 글들이 우리 교단 입장과 다른 논조로 실리고 있지만, 게재된 글만으로 <복음과상황> 편집부의 신학적 사상을 판단하는 것은 성급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목사는 "<복음과상황>을 비롯한 복음주의권 단체에 대한 막무가내식 비판이 마녀사냥처럼 넘치는 것이 현실이다. 일부 극단적 극우 경향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들과 의견이 다르면 무조건 비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복음과상황>은 우리 적군이 아니라 함께 복음을 위해 노력해야 할 우군임에 틀림없다"고 썼다.

또 "만일 <복음과상황>에 실린 글이 복음적인 게 아니라면, 매체를 거부하는 운동을 벌일 게 아니라 반론 성격의 글을 어느 매체를 통해서든 기고해야 한다. 언론 매체를 힘으로 거부하고 눌러 버리는 방식은 지금까지 성공해 본 적도 없고, 칼을 도로 칼집에 넣으라는 주님의 권고에도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학부는 104회 총회 셋째 날 오전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

아래는 예장합동 신학부가 공개한 연구 보고서 전문.

청어람ARMC 연구 보고서(이정훈)
청어람ARMC 연구 보고서(신종철)
성서한국 연구 보고서
기독연구원느헤미야 연구 보고서
교회개혁실천연대 연구 보고서
좋은교사운동 연구 보고서
<복음과상황> 연구 보고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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