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반성폭력센터가 여성 안수를 허용하지 않는 예장합동에 각성을 촉구하기 위해, 104회 총회 현장에서 '여성 목사 안수식'을 열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이승희 총회장) 104회 총회 장소 앞에서 '여성 목사 안수식'이 열렸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김애희 센터장)는 9월 23일 총회가 열리는 충현교회 앞에서 '예장합동 첫 여성 안수식' 퍼포먼스를 열고, 여성에게 목사직을 허락하지 않는 교단에 변화를 촉구했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는 "예장합동은 헌법에도 기본권으로 명시돼 있는 직업선택의자유를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하나님은 성별에 따라 목사를 부르지 않는다. '여자나 남자나 차별이 없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갈라디아서 3장 28절처럼, 예장합동이 여성 차별적 행보를 멈추고 모두에게 평등한 교회 공동체를 향해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날 안수식에서는 '평등노회'라는 가상의 노회에 소속된 '야엘', '지금'이라는 이름의 두 사람이 목사 안수를 받았다. 두 사람은 실제 총신대학교 학생이다. 유연희 목사(감신대)와 박연미 장로(새민족교회), 임지희 전도사(감신대)가 이들에게 안수를 집례했다. 안수식은 '예식사-서약-찬양-안수-선언' 순서대로 진행됐다.

안수를 받은 두 사람은 총신대 학생이다. 이들은 차별 없고 유리 천장 없는 한국교회를 바란다며 공동으로 축도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안수를 받은 두 사람이 공동 축도했다. 이들은 "예장합동 총회 앞에서 '성차별이라는 돌 위에는 돌 하나조차 남지 않으리라' 선언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어떠한 위력이나 차별 없이 모두 하나임을 선포하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예장합동 총회의 차별과 목회의 유리 천장을 허무실 성령님의 사귐이 함께하기를 빈다"고 했다.

유연희 목사는 "유학 시절 힘들게 목사 안수를 받았는데, 오늘 안수식은 그때보다 더 감동적이었다. 미국에도 여성 안수를 주지 않는 보수적인 교회가 있긴 하지만, 사회가 이상한 눈으로 본다. 예장합동도 사회의 시선을 깨닫고 여성 안수를 허용하기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수식을 축하하기 위해 '남성 사모 합창단'이 특송을 불렀다. 목사 안수식 때 목회자 아내들이 '사모 일동' 이름으로 특송하는 현실을 풍자한 것이다.

여성 목사 안수식 도중에는 총회에 참석하러 온 일부 남성이 소리 지르며 이들에게 항의해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들은 "나가서 해"라고 소리 지르거나 진행을 막기 위해 스피커 전원을 끄는 등 안수식을 방해했다.

총신대학교 여동문회도 충현교회 입구에서 여성 안수 허용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열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매년 총회 앞에서 여성 안수 허용을 촉구하는 총신대학교 여동문회의 피켓 시위도 이어졌다. 여동문회 회원 10여 명은 충현교회 입구에서 '합동은 전도사, 타 교단은 목사', '남자든 여자든 소명 따라 목사로 세워라', '성례권 허용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교단에 전향적 변화를 촉구했다.

올해 예장합동 총회에는 여성사역자지위향상·여성군선교사파송및사역개발위원회(여성사역자위원회·김재철 위원장) 상설화 외에는 여성 안수 관련 헌의가 없다. 여성사역자위원회는 보고서에 △여성 사역자들을 노회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총신 신대원 입학 시 노회 추천서 제출 △여성 사역자 강도권 허용을 위한 강도사 고시 시행을 청원했다. 단, '강도사'라는 명칭을 허용하기 부담스러우면 '교역사' 등의 새로운 직분을 신설해 달라고 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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