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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1명 성적표 뒤지는 검찰, 304명 희생된 참사는 왜 그렇게 조사하지 않는지…"

촛불교회·새맘교회,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기도회

박요셉 기자   기사승인 2019.09.20  1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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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 이창현 군 엄마 최순화 씨는 지금까지 하나님께 화가 나 있다고 했다. 창현이를 더는 볼 수 없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또 다른 원인이 있었다. 창현 엄마는 며칠 전 416합창단에서 연습하다가 그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2000일이 되는 날(10월 5일), 416합창단이 기획 공연을 열어요. 3일 전, 공연에서 부를 노래를 연습했어요. 경남 지방에서 전해 오는 자장가로 만든 곡이 있어요. 거기에 이런 가사가 나와요. '우리 아기 건강하게 키워 주소. 우리 아기 건강하게 키워 주소.' 이 대목에서 무너져 버렸어요. 창현이 생각이 나서 노래를 부를 수 없었어요.

창현이가 태어나 자라는 걸 보면서 매일 같은 기도를 드렸어요. 창현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해 달라고요. 아이가 잘 자라서 자기 삶을 묵묵히 살아 내는 것, 그 이상을 바라지 않았거든요. 그게 제일 간절한 기도 제목이었어요. 그런데 하나님이 들어주지 않았잖아요. 그래서 제가 하나님께 화가 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가장 신뢰하는 하나님이 이것마저 들어주지 않으면 저는 어떻게 살라는 건가요."

창현 엄마는 행동이 뒤따르지 않은 간구는 온전한 기도가 아니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보수 단체 회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외치며 기도회 장소 앞을 지나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연속 기도회가 9월 19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촛불교회·새맘교회가 기도회를 준비했다. 창현 엄마는 가족들을 대표해 세월호 엄마·아빠들 심정을 전했다. 기독교인 60여 명이 세월호 기억 공간 앞에 모여 앉아, 그의 말에 집중했다.

"하나님께 기도했던 제 모습도 돌아보았어요. 나는 기도만 했던 것 아니었을까. 아이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올바른 마음과 정신을 지닐 수 있도록 부모로서 얼마나 노력했나. 그런 후회와 반성을 했어요. 결국에는 행동이 뒤따르지 않은 간구는 온전한 기도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날 광화문광장 주변은 소란스러웠다. 보수 단체 회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과 문재인 정권 퇴진을 외치면서 행진 중이었다. 세종문화예술회관 앞에서는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욕설과 비방 섞인 말들이 기도회 장소까지 들렸다.

창현 엄마는 매일 청와대 앞에서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고 했다. 세월호 가족들과 시민들이 참사 진상 규명과 재수사를 요구하는 1인 피켓 시위를 하고 있으면, 이들을 둘러싸고 보수 단체 회원들이 문재인 정권을 비방하는 집회를 연다고 했다.

"보수 단체 사람들이 마치 청와대를 장악한 것 같아요. 우리는 그 옆에서 초라하게 서 있고요. 이런 상황이 마치 세월호 가족들이 일방적으로 당했던 2014년 초로 돌아가는 것 같아 우려스러워요.

지금 검찰 모습도 유감이에요. 한 학생의 성적표와 생활기록부를 그렇게 뒤지면서 해경과 해수부는 왜 압수 수색하지 않았던 건지.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는 왜 그렇게 조사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어요. 지금은 안 되는 시기인 건지, 이렇게 가족들이 내몰리는 거 아닌가 불안할 때가 있어요.

그럼에도 제가 깨달은 건 기도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우리 모두가 각자 할 일을 묵묵히 하는 게 정도正道라고 생각해요. 그것이 진실을 찾는 길이에요. 책임자를 처벌하고 인전 사회를 건설하는 길이고요. 저와 가족들은 꿋꿋이 이 길을 갈 거예요."

이수연 전도사(새맘교회)는 온 사회가 진실을 알고 애도할 때 가족들이 세월호 이후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새맘교회 교인들이 특송을 준비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이수연 전도사(새맘교회)는 '그날은 온다'를 주제로 설교했다. 그는 최근 개봉한 영화 '벌새'를 소개하며, 감독이 영화에서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사고를 비중 있게 다뤘다고 했다. 이 전도사는 "감독은 사고 이후 등장인물들을 사랑하는 이를 잃어 슬퍼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이를 잃지 않아 안도하는 사람으로 구분합니다. 슬퍼하는 사람들은 나중에 회복하게 되는데, 충분한 애도를 거치고 나서야 슬픔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고 말했다.

이 전도사는 영화에서처럼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 이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온 사회에 충분한 애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특별수사단이 설치되고 진실이 완전히 드러나 책임 있는 사람들이 모두 처벌받는 그날은 반드시 옵니다. 온 사회가 진실을 알고 충분히 애도할 때, 우리는 세월호 참사 이후를 살 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세월호 가족들과 기독교인들은 서로 손을 잡고 기도했다. 세월호 참사 진실이 완전히 밝혀지고, 가족들과 이웃들이 위로를 얻을 수 있도록 간구했다.

참석자들은 서로 손을 잡고 연대를 다지는 기도를 올렸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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